‘헉’ 소리나는 장애인보조공학기기
‘헉’ 소리나는 장애인보조공학기기
  • 임보희 기자
  • 승인 2023.06.07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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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보희 기자

지난달 2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제18회 대한민국 보조공학기기박람회가 열렸다. 전시장엔 보조공학기기 전시관, 체험관 등 총 150개 부스가 설치됐으며, 국내·외 47개 업체에서 시각장애인용 ‘점자정보단말기’, ‘독서확대기’, 청각장애인용 ‘의사소통기기’, 지체장애인용 ‘전동휠체어’ 등 60개 부문, 300여 품목이 선보였다.

보조공학기기는 장애인 근로자의 직업생활에 필요한 모든 기기를 말한다. 그러나 대부분 너무 비싸 저소득층 장애인은 엄두도 못 낸다.

정부 지원금을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등에 따르면, 장애인 1인당 보조공학기기 지원한도는 1천500만원(중증 2천만원)이다. 지체장애인 전동휠체어는 최대 500만원대, 장애인재활기기 600만원대, 전동지게차(전동리프트)는 1천만원대 이상까지 한다. 

내년부턴 자부담 10%를 내야한다. 아무리 비싸도 1천 500만원 기기를 지원받을 경우, 150만원은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마저도 정해진 예산이 바닥나면 아예 신청조차 못한다.

이런 장비는 장애인 삶의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일부는 아무리 비싸도 선뜻 사들인다. 하지만, 저소득 장애인에겐 부담이 여간 큰 게 아니다. 장애인 보조기기가 이렇게까지 비싼 이유는 뭘까. 업계에서 가장 먼저 꼽는 이유는 제품단가다. 수지타산이 안 맞아 국산화가 어렵다는 얘기다. 결국 고가의 해외제품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 장애인단체 관계자는 “장애인들이 구매할 수 있는 보조공학기기는 대부분 해외기업 제품이다. 해외수입비용, 항공 및 항만 운임비용과 마진 고려만 해도 200만원을 훌쩍 넘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은 최대 20만명이다. 한국 기업들이 보조공학기기를 제조할 때 제품단가와 수요가 맞지 않는 상황이 생긴다”며 국산화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에 정부도 뒤늦게 대책마련에 나섰다. 신규 보조공학기기 국산화 및 보급을 위해 공모사업을 진행 중이다. 4차 산업시대 신기술(AI, IoT등)이 적용된 제품을 개발해 상용화 하고자 하는 기업 또는 단체에게 총12억5천만원을 지원해주는 내용이다.

작년에는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공단과 SK텔레콤이 함께 주관한 ‘제 2회 ICT 장애인 보조공학 기기&개발사업 공모전’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 막 시작해 향후 지속여부가 관건이다. 정부는 공모사업 외에도 장애인 직업 생활 지원을 위해 국내 기업들에게 더 많은 보조공학기기 개발 기회를 지원해야한다. 기업 및 단체들도 기업 이미지를 재고할 수 있는 '상부상조' 기회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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