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선전 전(戰)?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질 뿐”
전장연 선전 전(戰)? “스스로 판 함정에 빠질 뿐”
  • 염민호 국장
  • 승인 2023.06.16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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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박경석 대표의 근거 없는 지장협 음해 행위
전장연이 새로 점거한 서울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선전 전(戰) 현장(2023년 6월15일 아침) ⓒ소셜포커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이끌고 있는 박경석 대표가 요즘 바쁘게 보인다. YTN, KBS 등 여러 매체를 통해 한국지체장애인협회(지장협)를 비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런 달변가도 없겠다 싶을 만큼 거침없다.

문제의 발단은 지난 6일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 하태경 국회의원의 입으로부터 시작됐다. 하태경 의원은 YTN 뉴스 인터뷰를 통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부보조금 부정사용을 지적했다. 국가보조금이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에 참여한 장애인들에게 일당으로 지급됐다는 내용이었다. 하 의원은 “지하철 방해 시위 참여 안 하면 너 월급 없다. 이런 식으로 협박해서 반강제적으로 참여시켰다는 증언도 나왔다. 몇몇 시위에 참여했던 장애인으로부터 강제동원이나 다름없는 반 협박 및 생계유지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거기에 참여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고 했다.

이에 전장연 박경석 대표는 다음날 같은 매체에서 하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반박했다. 최중증 장애인, 노동시장에서 배제되고 노동의 기회조차도 없었던 그런 사람들을 위한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다. 2020년도부터 지금까지 4년을 진행하고 있고, 전국 9개 지역에서 하고 있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하 의원이)아주 도마 위에 올렸다고 했다.

그런데 박경석 대표가 갑자기 지장협을 끌어들였다. 지난 해 대통령 선거 때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공식 지지했던 지장협이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회와 함께 전장연 죽이기에 나섰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이 지장협 사무총장 출신이라며, 이종성 의원 보좌관 출신 김종길 서울시 의원까지 소환했다. 이들이 함께 (전장연 죽이기)작품을 만들고, 여러 가지 보조금을 전장연이 썼다는 가짜뉴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뿐 아니다. 박경석 대표는 14일 오전 KBS1라디오에 나와서 지장협에 대한 비난을 계속 이어갔다. 이 자리에서 박경석 대표는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윤석열 대통령을 후보 때 공식적으로 지지한 단체다. 정치활동 한 조직이다. 그거 한번 수사해 보시라고 좀 권고하고 싶다. 그런데 거기에도(지장협) 한 해 국고보조금 3천억을 받고 있다. 그런데 거기에는 지부 지회, 거기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인권침해가 있고, 거기에 단체장들이 뉴스에 뜨면, 수억 원을 해먹었다(는) 이런 것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지만 박경석 대표는 우리나라 최대의 장애인단체를 이렇게 헐뜯었다.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어처구니없는 공격이다. 지장협이 윤석열 대통령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한 것은 맞다. 이 내용을 제외하고는 모두 지장협을 음해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행위가 선거법 위반도 아니고 비난받을 행위도 아니다. 어느 이익집단이든지 자연스럽게 정치적 입장을 밝힌다.

이제 박경석 대표는 지장협 내부에서 벌어졌다는 ‘수많은 인권침해와 단체장들의 비위행위’를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다. 덧붙여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장애인들이 전장연이 주도한 시위에는 동원된 사실이 없다는 것도 증명해야 한다.

전장연은 최근 출근길 서민대중의 발목을 붙잡는 시위를 주도하며 존재감을 나타냈다.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투쟁은 무고한 시민에겐 폭력행위나 다름없었다. 이런 과격집회를 통해 전장연이란 단체가 움직이면 뉴스가 됐다. 박경석 대표 역시 “2021년 12월3일부터 47회 출근길 지하철을 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그가 거침없이 내뱉은 말에는 본인도 미처 깨닫지 못하는 모순이 가득하다.

그러나 우리 지장협은 당당하다. 37년 지장협 역사를 헤치고 여기까지 오면서 가장 투명하고 정직한 단체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지장협은 단일 장애인법인으로 17개 시도협회와 230개 시군구지회, 26개 장애인복지관, 33개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기타 장애인시설 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법인 산하 직원만 해도 8천200여명에 이르는 방대한 조직이다. 이렇게 큰 조직이 자체 회원조직 운영뿐만 아니라 중앙정부와 각 지차체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무탈하게 감당하고 있다. 투명하고 정직하지 않으면 감당할 수 없는 중대한 일이다. 지장협 조직 내 어느 책임자 한 사람의 일탈행위가 감춰질 수 있을까? 어느 누가 염려하거나 의심의 눈초리로 들여다볼지라도 거대한 우리조직 시스템이 스스로 자정역할을 수행한다.

그리고 우리 지장협은 전장연 죽이기에 나설 이유가 전혀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방법론이 잘못됐다고 지적할 뿐이다. 지장협은 장애인당사자로 이뤄진 자조단체다. 우리나라 모든 장애인을 위한 가장 큰 보루가 바로 지장협이다. 심지어 전장연의 거친 집회투쟁까지도 지장협이 있음으로 보호받고 있다. 지장협 없는 우리나라 장애계? 생각해보라. 산산이 흩어진 장애인단체가 무슨 결집력으로 장애인복지를 이뤄낼 수 있을까?

염민호(지장협 대외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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