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국제초청장애인파크골프대회 이모저모]
[제1회 서울국제초청장애인파크골프대회 이모저모]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9.13 15: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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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포토존 및 경기 모습.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3일간(11~13일)의 서울국제초청장애인파크골프 대회가 끝났다. 국내 첫 장애인파크골프 국제대회인만큼 숱한 얘기거리를 낳았다. 이틀간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마지막엔 가을비로 화답했다. 이 대회가 사랑의 오작교 역할을 했다는 필리핀 부부도 화제가 됐다. 마치 학창시절 보물찾기 하듯 골프공에 눈독 들이는 익살꾼도 보였다. 또, 전국체전 전초전이라 생각하고 비장한 각오인 선수도 눈에 띄었다. 반면, 일부는 파크골프가 장애인에게 최고의 놀이라며 마냥 신나 했다.

 

생이별 4년여 만에 재회한 比 부부

○…이 대회 참가를 위해 필리핀에서 온 A씨(44·여). 한국에 취업 중인 남편과 무려 4년여 만에 다시 만나. 당시 아내 수술비 마련을 위해 국내 취업 문을 두드렸다고. 취업 후엔 코로나19 여파로 생이별 하게 된 부부. 그러다 해외선수 초청 자격으로 참가해 남편과 재회 성사. 하지만, 선수단 일정에 묶여 두 사람 만남은 잠시뿐. 남편은 선수단 숙소 주변에서 하염없이 아내를 기다리기도. 이 사연을 들은 대회 주최측도 애잔해 하며 둘만의 시간을 내주겠다고 약속. 결국, 이들 부부에겐 이 대회가 사랑의 오작교가 된 셈.

프로선수 방불케 하는 파크골프 열정

○... 경기중 판정시비로 한때 선수-심판간 고성 오가. 공이 경기장 밖으로 나갔는 지 여부가 쟁점. 하지만, 동료 선수 재치로 날선 신경전은 이내 무마돼. 같은 조 선수는 "라운딩 동료 모두 볼 인에 동의하면 인정되는 거죠? 여러분 오케이? 심판 분도 오케이? 그럼, 오케이로 대동단결!"이라고 말해. 이에 한 갤러리는 "우리도 오케이. 대동단결 동참!"이라며 맞장구 쳐. 또 다른 갤러리도 "오케이 하면 나도 끼워주는겨? 그럼, 내도 빠질 수 없재"라고 하자 주변은 어느새 웃음바다로 변해.

때 아닌 보물찾기로 장년층 동심 소환

○…뙤약볕에 선수 대기시간이 길어지자 소싯적 얘기들 남발. 그 중 한 선수는 보물찾기로 주위 시선 모아. 그는 "몇 해 전 이 곳에서 황금 칠 한 골프공으로 퍼팅하다 공을 잃어버렸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는데, 마냥 기다리느니 이 참에 그 공이나 찾아 나설까"라고 분위기 띄워. 그러자 한편에선 "황금볼 찾아 팔자 고치려다 뱀이라도 물리면 어쩌려고 그래요. 아서요"라며 손사래 쳐. 또 한 선수는 이를 듣고 "난 뱀에 물려도 생전에 황금볼 구경이나 한 번 해봤으면 좋겠네"라고 너스레 떨어.

진지충 vs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경기 중 난데없이 진지충 대 욜로 논쟁으로 한때 시끌. 파크골프 이해방식을 두고 선수간 가벼운 실랑이. 한 휠체어 종목 참가자는 "이번에 전국대회 우승자도 3명이나 참가했다는데, 곧 있을 전국체전 전초전 성격인만큼 사즉생의 각오로 기필코 1등 해야겠습니다"라고 당찬 포부 밝혀. 그러자 바로 옆 선수는 "저는 그런 건 모르겠고 그냥 실컷 놀다 갈려구요. 놀다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잖아요. 아니 먹다 죽은 귀신인가? 아무튼 파크골프만큼 장애인이 신나고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은 없는 것 같아요"라며 파크골프 예찬론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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