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AI 판결 도입해서라도 근절해야
음주운전, AI 판결 도입해서라도 근절해야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4.02.1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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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 강화해도 사망 등 사고발생 피해 여전
법원 작량감경 등 한계…AI 도입 필요성 제기

음주운전 사고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죄다. 미필적 고의란 자기 행위로 어떤 범죄 결과가 일어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행하는 심리 상태를 말한다.

‘내가 음주운전하면 누군가 죽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누군가 죽어도 할 수 없다’는 식이다. 음주상태에서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운전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음주운전은 미필적 고의다(pixabay)
음주운전 사고. ⓒpixabay

최근 몇 년동안 사회적 영향이 컸던 음주운전 사고는 중대범죄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런 국민 법감정에 맞춰 처벌을 강화하고 징벌적 배상을 강화해도 여전히 음주운전이 우리 국민들의 삶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도로교통법위반죄의 법정형을 살펴보면 혈중알콜농도 0.03%~0.08%는 징역 1년 벌금 500만원, 혈중알콜농도 0.08%~0.2%는 징역 1~2년 벌금 500만~1천만원, 혈중알콜농도 0.2% 이상은 징역 2~5년 벌금 500만~1천만원, 혈중알콜농도 0.2% 이상은 징역 2~5년 벌금 500만~1천만원, 2회이상 징역 2~5년 벌금 1천만~2천만원, 음주측정 불응은 징역 1~5년 벌금 500만~2천만원이다. 윤창호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 적용되면 이보다 훨씬 엄중하다.

음주운전 사고시 징벌적 배상도 강화됐다. 현재 음주, 무면허, 도주운전으로 인한 사고 시에 부담금은 책임보험(의무보험) 한도액 전액을 부담한다. 의무보험에서 현행 1천500만원에서 최대 1억7천만원까지 부담한다. 임의보험 음주 부담금 1억 5천만억원은 별개이므로 의무보험과 임의보험을 합하면 음주사고 시 최대 3억2천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음주 운전 판결시 운전자에게 유리하게 판결되는 요소는 초범이나 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 사고가 발생하지 않고, 대리기사를 부르고 기다리다 운전한 경우, 운전거리가 상대적으로 아주 짧은 경우 등이다. 반면, 운전자에게 불리하게 판결되는 요소는 혈중알콜농도가 높고,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고, 사고 후 미조치, 음주측정거부, 사고 후 도주 등이다.

음주운전 판결은 강한 벌금과 실형이 선고 되어 있다.png
최근 법원은 음주운전에 대해 무거운 벌금과 실형을 선고하는 추세다. ⓒpixabay

최근 법원 판례를 보면 1천만원 넘는 벌금, 징역형이 판결되는 등 음주운전에 대한 판결을 엄중하게 대응하고 있다. 법원 판결은 과거와 달리 경미한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벌금과 실형을 선고하고 있다. 앞으로도 음주 운전자에 대한 처벌 수준은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항소심 판결은 반성문 제출과 개인상황을 감안하고, 개전과 반성의 기미가 있다는 이유로 국민 법감정을 따라 가지 못한다.

음주사고로 사망이나 중상을 입는 피해자들 대부분은 하루하루 삶을 지탱하는 서민이다. 반면, 가해자는 많은 운전자가 중산층 이상이고, 자동차 종합보험과 운전자보험에 가입돼 있다. 가해자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기도 한다. 판사들은 억울하게 당한 피해자 입장을 외면하고 뻔뻔한 가해자의 거짓말같은 읍소를 받아들여 가해자 책임을 경감해 주고 있다. 판사는 신이 아니라 사람이다. 재량으로 감경하면 안된다. 법을 엄격히 따라야 한다.

음주운전은 불가피한 1회성이 없는 나쁜 습관이다..png
음주운전은 변명의 여지 없는 나쁜 습관이다. ⓒpixabay

음주단속에 걸렸건 걸리지 않았건, 사고를 냈던 내지 않았건 간에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했던 했던 사람들은 이를 또 반복한다. 첫 음주운전 때 엄벌해야 음주운전을 되풀이하지 않는다. 처음 음주운전 사고가 엄벌이 아닌 미꾸라지가 어망을 빠져나가는 듯한 판결은 여전히 있다. 이럴바에야 차라리 AI가 판결하는 게 낫다는 의견도 많다. 이렇게 빠져 나간 음주운전자는 음주운전을 미필적 고의가 아닌 단순 음주 후 실수로 치부하게 된다. 음주운전은 절대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음주운전은 법률적으로 살인죄에 준한 처벌로 강화돼도 징벌적 배상이 고액으로 상향돼도 근본적으로 운전자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근절되기도 쉽지 않다. 음주운전은 습관이다. 불가피한 음주운전은 없다. 모든 음주운전에 예외없이 더 강력하고 강화된 처벌이 지속돼야 뿌리 뽑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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