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장애인 비례공천 후폭풍 '일파만파'
국힘 장애인 비례공천 후폭풍 '일파만파'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4.03.2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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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계, “무늬만 장애인인 비례후보 교체해야“
4·10 총선 국힘 지지철회, 집단탈당 등 반발 확산
장애인 참정권 보장과 장애계 혁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가 여의도 국힘 중앙당사 앞에서 장애인 비례대표 공천 규탄 집회를 열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여권발 4·10 총선 비례대표후보 공천 후폭풍이 심상찮다. 전문·대표성 부재와 편파 시비로 파열음이 터져 나왔다. 또, 초선 비례의원을 다시 비례공천하는 구태까지 노출했다. 그러자 사회갈등만 부추기는 정치퇴행이란 지적이 잇따른다. 특히, 장애계가 크게 반발하며 집단탈당해 사태는 악화일로다.

국민의힘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18일 여의도 당사에서 35명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발표했다. 이 중 장애인 당사자는 총 3명이다. 여성 변호사 2명과 현역 비례의원 1명이 포함됐다. 최보윤·이소희 변호사, 김예지 국회의원 등 3명이다.

이들 모두 당선권인 20번 안쪽에 배치됐다. 최보윤(45)·이소희(37) 변호사가 각각 비례대표 후보 1번과 19번을 받았다. 초선의 김예지 비례의원(15번)도 다시 비례 공천을 받았다.

하지만, 당장 장애계 등에서 후보 부적격 주장이 제기됐다. 장애계를 대표할 직능과 전문성이 없는 ‘듣보잡’ 인사란 얘기다.

장애인 참정권 보장과 장애계 혁신을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21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국민의미래당이 공천한 장애인 비례대표 후보는 장애인 유형의 대표단체 누구와도 소통한 경력이 없는데다 우리나라 장애인 복지나 현안과는 상관없는 삶을 살아온 장애인 현실에 매우무지한 인사로 무늬만 장애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의미래는 지금의 장애인 비례대표 배정을 즉각 철회하고, 오랫동안 장애인 복지 분야에서 장애인과 함께 한 경험과 지식을 갖춰 국내 장애인 전체를 대변하고 보편적 장애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인물로 교체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비례 다선의 부당한 공천 특혜도 함께 짚었다. 이들은 “그간 국민의힘은 장애인 비례대표를 배정할 때 잘 생기고, 많이 배운 귀공자같은 상품성 있는 후보들만 공천하고, 정작 장애인 복지 현장의 많은 경험을 토대로 장애인 대중 속에서 다양한 경험과 전문지식을 겸비하며 성장한 인사는 철저히 배제해 왔다”며 “이번엔 그런 귀공자 같은 비례의원에게 다시 비례공천을 주는 초유의 특혜까지 제공했다”고 꼬집었다.

실제, 비례대표로만 다선을 지낸 사례는 손에 꼽을 정도다. 역대 국회의원 중 김종인·박선숙 전 의원 2명이 전부다. 김종인 전 의원은 11·12·14·17·20대 국회의원 선거 모두 비례대표 또는 전국구 의원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박 전 의원도 18·20대 두 번의 당선을 비례대표 신분으로 이뤘다. 모두 지역구 출마 없이 국회의원에 무임승차한 경우다. 정치신인 등용문의 비례대표 취지가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들의 장애인 비례공천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집단탈당까지 불사하며 단일대오로 강경대응을 이어갔다. 이날 이들은 집회 참가자 500여 명의 탈당신고서와 항의서한을 국힘 당직자에게 전달했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도 전날 성명서를 내고 “비례대표 대표성을 더 넓힐 수 있도록 성별, 활동분야, 지역 안배 등 다양성을 고려하지 않고 오랜 장애계 활동 경력의 당사자 단체장 지원자들이 배제된 부분이 아쉽다”며 “장애인 비례대표는 장애인 계층을 대표하는 것으로 장애 대중과 오랫동안 함께해 왔고, 인권 활동을 한 대표성을 갖고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당 내에서도 비례공천 투명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같은 날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은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 저는 당을 위해 헌신해온 분들, 특히 , 노동계·장애인·종교계, 호남 지역 인사 등에 대해 배려 의견을 개진한 바 있다. 하지만, 우리 당의 역사, 대선 및 지방선거 공헌도, 당사자들에 대한 정보와 자료가 몹시 부족한 상태에서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하다 보니 이런 부작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은 비례공천의 절차상 문제는 없다는 입장이다. 국힘 장동혁 사무총장은 “저희는 비례 1번에 장애인을 배려했고, 김예지 의원에 대해서는 다른 장애인을 추천할 몫으로 김 의원을 추천한 게 아니라 그분의 의정활동이나 그간 여러 활동을 보면서 연속선상에서 한 번 더 국회의원으로서 충분히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측면에서 다시 공천한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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