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이여 먼저 사격하시오!”
“영국인이여 먼저 사격하시오!”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0.02.25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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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쪽 진영이 일렬로 서로 마주보고 서서 총을 쏘는 전투를 전열보병 전투방식이라고 한다. 병사들은 3열 횡대로 적을 향해 대치하는데 맨 앞 1열에 있는 병사들이 일제히 사격을 하고 그 자리에 쭈그려 앉으면 2열에 서있는 병사들이 총을 쏘게 된다. 2열 사격이 끝나면 3열 병사들이 사격을 하고 그 사이에 1열 및 2열 병사들은 총구에 화약과 총알을 다시 장전한 후 순차적으로 사격을 이어간다.

1745년 영국군과 프랑스군이 퐁트누아에서 벌인 전쟁은 이런 일화를 전하고 있다. 영국군 제1보병 근위대의 사령관 찰스 헤이경(Sir Charles Hay)은 전투에 앞서 모자를 벗고 적군 지휘관을 향해 예의를 표시하며 “프랑스 근위연대 신사들이여 먼저 사격하시오”라고 권했다. 이 말에 프랑스 장교 드 안테로셰(d'Anterroches) 백작은 “말씀은 고맙지만 우리는 먼저 사격하지 않겠소. 그 쪽이 먼저 사격하시오”라고 대답했다.

이에 영국군의 집중 사격이 시작되었고 프랑스군 1열은 거의 괴멸하고 말았다. 이 일화는 어리석은 사람을 향해 “영국인이여 먼저 사격하시오!”라는 조롱 섞인 말이 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촉발된 신종 코로나 폐렴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전파되어 현재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 사람들은 거의 공포수준의 위기감에 점차 짓눌리는 듯하다. 지난 해 12월부터 지금까지 3개월여 감염병 진행사태를 지켜보면 한심스럽기만 하다.

중국 우한 폐렴이 어느 순간에 ‘코로나 19’라고 공식이름을 바꾸었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중국의 어려움이 곧 우리의 어려움”이라며 중국정부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어려움에 빠져 있는 이웃 나라에 각종 구호품 등을 보내는 것이 나쁠 것은 없었다. 그리고 국내 감염자가 많지 않고 확산사태의 진정 기미도 보였다. 집중 치료와 함께 완치 판정을 받아 퇴원하는 환자들도 나왔다.

그런데 모 종교집단이 대구에서 대규모 신도 집회를 갖고 난 이후 지난 주간에 대구 및 경북지역 감염병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다. 전국적으로 확산 속도가 너무 빨라서 불안감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상황이 세계 각국으로 전파되자 20여 국가에서 한국인 입국을 통제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들어오고 있다.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단지 한국 사람이라는 이유로 입국제한 및 격리 수용 등 너무 과도한 조치들이 시작된 것이다. 심지어 이번 감염병을 촉발한 중국에서도 반대로 한국인 입국 금지 및 비난여론이 비등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 지금까지의 정부 대응 방식은 비난 받아야 하고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마치 둑이 터져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호미로 막을 수 있었던 것을 이제는 중장비를 동원해도 쉽게 막을 수 없어 보인다. 개인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마스크 등 위생용품을 구입하기도 여의치 않다. 그동안 생산해 온 제품을 모두 중국수출에 열중하고 있다는 뉴스도 터져 나오고 있다.

비약하자면 “아무개가 중국에 꿀이라도 발라 놓았나?”하는 생각이 밀려온다. 우한 폐렴 사태 이후에 매일 수만 명의 중국인이 입국을 했어도 전혀 통제장치가 가동되지 않았다. 오히려 이들을 감싸기 급급했다. 대한민국에서 중국인의 권리만 우대해온 것이며, 정작 주권 국민은 외국인보다 못한 삼류 국민 취급을 받아 온 것이다.

지금까지 대통령과 집권 민주당이 이룩한 업적이 무엇인가? 과연 민생을 살피고 서민들과 사회적 약자들의 눈물을 얼마나 닦아 주었는가? 정권에 연루된 여러 사건마다 회피하고 다른 곳에 책임을 전가하기에 급급했던 이 정권이 지금 해 놓은 일은 감염병의 전국 확산이 아닌가?

정권의 핵심 책임자가 “이제 국민도 스스로 방제 노력에 나서야 한다”라고 하지만 늘 그랬듯이 뒷북치는 언사에 불과하다. 이미 국민들은 그 노력을 생활화 하고 있으며, 이 사태가 진정된다면 모든 성과는 국민들의 자발적인 자구 노력 때문일 것이다.

“대구 경북지역 최대봉쇄가 아니라 코로나19 확산 차단”이라 말하는 것도 그동안의 언행과 너무 큰 괴리감이 있다. 이는 마치 멀리 있던 적을 국내로 끌어들여서 국민의 삶이 도탄에 빠져갈 때에야 비로소 선전포고를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영국인이여 먼저 사격하시오!” 전투현장의 선봉에 서서 피 흘리며 스러질 병사들의 고통은 괘념치 않은 어리석은 지휘관의 결정과 무엇이 다를까.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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