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94 마스크에 식품용 마스크 덧대는 방식…'재사용, 투명마스크 교체 가능'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입모양이 보이지 않는 세상 속에서 지난 20일 고3부터 순차적으로 개학이 시작되면서 농학생들의 학습권이 다시 한 번 휘청거렸다.
전국의 청각장애인 학생 수는 6천2백여 명, 그 중 상당수가 비장애인 학생들과 함께 일반 학급에서 수업을 받는다. 선생님의 입모양이 마스크에 가려져 보이지 않으면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깨어있어도 졸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농학생들을 위해 코로나19 감염 예방 지침을 어기고 마스크 없이 수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에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가 나서서 마스크에 창을 냈다. 입이 보이는 '립뷰 마스크'를 제작해 교사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일명 '립뷰 마스크'로 불리는 교사용 투명마스크는 하늘샘치료교육센터가 고안한 제품이다.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KF94 마스크의 앞면을 도면대로 잘라내고 식품용 투명마스크를 벨크로를 이용해 덧대는 방식이다. 투명 마스크 부분을 알콜솜으로 닦아내 다시 사용할 수 있고, 코팅이 벗겨져 김이 많이 서릴 경우에는 투명 마스크 부분만 교체해서 사용해도 된다.
청각장애인 학생의 학습권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에 공감한 마스크 제조업체 위텍코퍼레이션이 마스크 2만 장을 선뜻 기부했다. 이어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가 모집한 기업 및 개인 자원봉사자들이 지난 15일부터 제작에 나섰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마스크는 3천여 장으로 각 지역 특수교육지원센터를 통해 대전과 수도권 위주로 보급되고 있다. 관계자는 "90곳이 넘는 학교와 복지관에서 문의가 쇄도했다"며 "개중에는 판매해 달라는 요청도 종종 있었다"고 밝혔다.
대전 청각장애인생애지원센터 조성연 대표는 한 인터뷰를 통해 "립뷰 마스크를 계기로 청각장애인 보조기기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고 장애인들이 사회구성원으로서 당당히 역할을 다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