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발 묶인 장애인들" 울산 장애인콜택시 노조 총파업 돌입
"무더위에 발 묶인 장애인들" 울산 장애인콜택시 노조 총파업 돌입
  • 박지원 기자
  • 승인 2020.08.2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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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택시 기사들 "약속어긴 시ㆍ협회 책임... 3자 대화 거부말고 나와라"
협회 측 임금 삭감 사실 아냐... "보조금 주고, 수당 상반기에 지급 마쳐"
울산 장애인들, 건강권 달린 절실한 상황... "조속히 복귀해달라" 요청

[소셜포커스 박지원 기자] = 울산지역 ‘장애인콜택시부르미' 운전기사들이 사측인 장애인복지지원협회(이하 협회)와의 임금 및 처우 개선 협상 결렬로 8월 24일 총파업에 돌입했다.

앞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장애인콜택시부르미분회(이하 노조)는 수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서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자 18일부터 간부 10여명이 1차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중증장애인들로 구성된 울산지역 특별교통수단 이동권연대는 “장애인콜택시부르미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중증장애인들이 이동할 수 있는 유일한 이동수단이다. 이동에 불편을 겪고 있는 중증장애인들은 건강과 직결된 절실한 상황”이라며 기사들의 조속한 복귀를 요구했지만 노사양측 협상은 결국 파행으로 치달았다.

노조는 장애인콜택시 사업주체인 울산시와 수탁기관인 장애인복지지원협회가 처우 개선 약속을 지키지 않고 각종 부당행위를 일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울산시와 협회, 노조가 참여하는 3자 협의를 요구했지만 기존에 제시했던 내용까지 철회하면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올해 1월 운전원의 임금체계가 월급제로 바뀌면서부터다. 과거 운행수익을 직접 받아 임금으로 대체해왔지만 월급제로 바뀌면서 협회 측에 운행수익을 납부하고 통상임금으로 전환할 것과 운행수당을 6개월씩 계산해서 지급받기로 사측과 합의를 한 바 있다.

그러나 협회 측이 내년부터 운행수당은 물론 통상임금 전환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노조는 “보건복지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복지시설 운전직은 호봉 기준 3급 적용을 받아야 하므로 기본급과 수당 포함 월 70만원가량 인상되어야한다. 인상을 하더라도 시내버스 운전직 임금의 약 71%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울산시와 협회가 우리를 장애인콜택시를 움직이는 핵심주체로 인정하고 존중할 때까지 투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협회는 노조 측이 주장하는 3자 대화 거부는 사실이 아니라며 오히려 대화를 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다만 노사 간의 협상이 우선이므로, 협회와 노조 간 대화에 울산시가 주체자로 참여하면 안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금이 삭감됐다는 노조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급여가 줄어든 일부 노동자들에게는 보조금 형식으로 지급했고, 6개월씩 정산ㆍ지급하기로 했던 운행수당은 상반기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금과 관련해서 약속을 한 적이 없다. 다만 노조 측의 요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한다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정중석 협회장은 “노사 간 대화는 언제든지 진행할 의사가 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해명했지만, 당장 예산 부족 문제로 노조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측에는 “임금상향을 주장하는 노조 측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피해를 보는 사람이 우리사회 최고 취약계층인 만큼 서비스는 하면서 권리를 주장할 것”을 당부했다.

울산시는 파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지역 장애인콜택시 총 120대 가운데 개인ㆍ일반택시 운행률을 150~170% 늘린 상황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협회에 위탁을 맡긴 이상 노조와 사측인 협회 사이의 협상이 우선"이라며 "양측의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회 측과 지속적으로 협의 중이다"는 입장을 보였다.

노사 간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협회 측은 장애인콜택시부르미 분회 소속이 아닌 14명의 기사들과 협회 직원들이 긴급 투입돼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내렸다.

하지만 운행차량이 기존 62대에서 17대로 줄어들면서 장애인들의 ‘콜’ 대기시간이 길어지는 등 이동 문제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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