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전’ 밀린 발달장애인 참사 특위
‘뒷전’ 밀린 발달장애인 참사 특위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9.08 08:29
  • 댓글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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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위 구성 결의안 두 달째 상임위 계류
여·야, 향후 활동성과 둘러싼 정치셈법
강선우 의원이 국회사무처 의안과에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위 구성 결의안을 접수하고 있다. ⓒ강선우 의원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최근 잇따른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에도 정치권은 딴전이다. 특위 구성이 상임위 문턱도 못 넘고 두 달 넘게 미적대면서다. 여·야가 특위를 꾸리기도 전에 활동성과를 두고 눈치 싸움이다. 오히려 비대위 사태와 특검법 공방에 한창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일각에선 아전인수격 정치셈법으로 문제해결은 뒷전이란 지적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은 지난 7월 6일 ‘발달장애인 참사 대책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대표 발의했다. 발달장애인 가족 동반자살 등 비극을 예방하기 위한 지원대책 마련 차원이다.

문제의 심각성을 짐작케 하는 정치권의 행보다. 올해 수도권에서만 5건의 (동반)자살 사건이 있었다. 지난 3월 2일 경기 수원시에서 친모가 생활고를 못 견디고 8살 발달장애 아들을 살해했다. 같은 날 경기 시흥시에선 말기 갑상선암으로 투병 중인 어머니가 20대 발달장애 딸을 숨지게 했다.

이에 특위를 꾸려 지역사회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 종합대책을 강구키로 했다. 당시 강선우 의원은 “발달장애인 가족 참사는 국가와 사회가 떠넘긴 돌봄의 무게에서 발생한 명백한 사회적 재난”이라며 “결의안 발의를 선언적 행위로 끝내지 않고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통해 반드시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 등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특위 구성 결의안은 소관 상임위 문턱도 못 넘었다. 지난 7월 25일 국회 운영위원회에 넘겨져 두 달째 계류 중이다.

일각에선 공동 발의자의 여·야간 편향된 구성비 탓이란 분석이다. 한 쪽 당에 치우쳐 원활한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실제, 특위 구성 결의안 공동 발의자 90% 정도가 한 쪽에 집중돼 있다. 전체 176명 중 160명이 민주당 또는 민주당 출신 의원들이다.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원회 위원도 11명이 포함됐다. 위원장과 여·야 간사를 뺀 전체 위원 25명의 44%다. 운영위원장은 상대 당인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맡고 있다. 나머지는 국민의힘 10명, 정의당 5명, 기본소득당 1명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애초 민주당 의원들 중심의 일방 주도로 발의돼 특위가 꾸려져도 발달장애인 지원대책 논의가 편향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향후 활동성과도 독점할 게 뻔해 참여 자체를 꺼리게 만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강선우 의원 측은 “여야 299명 의원에게 손편지와 친전 전달, 전화 설득 등 노력을 충분히 했다”며 “상임위 심사와 본회의 표결을 거쳐 의안이 통과되는대로 특위 활동을 본격 시작해 하루 속히 발달장애인 지원대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맞섰다.

그러자 당장 장애계 내부에선 정치권에 대한 성토가 쏟아진다. 30대 발달장애 자녀를 둔 A씨는 “발달장애 부모가 삶의 벼랑 끝에 몰려 절박하고 침통한 심정으로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회문제가 여기저기서 곫아 터지는데 정치권은 서로 각자 이해득실만 따져 정략적 접근에 혈안”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중증장애인 부모도 “여야 구분없이 초당적으로 협력할 사안에 정치적 유불리만 앞세우고 매일 절망적인 현실과 피말리는 사투를 벌이는 중증장애인 부모들 심정은 안중에도 없다”며 “정치적 실천 없이 사회적 참극이니 국가 재난이니 입에 발린 말로 중증장애인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은 더 이상 보기 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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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 2022-09-08 21:20:30
수시로 발달장애인들 가족이 동반자살을 가슴아픈 자녀를 죽음으로 몰고가는 이런 비극상황을 지켜보면서도,돈많고 살기편한 국회의윈들은 자신들의 이해득실만 따진다니 기막힐 노릇이네요. 거주시설에서 주중에 돌봐주고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지낼수 있게 도와준다면 벼랑끝에서 죽음을 택하지는 않을겁니다.ㅠ

정*순 2022-09-08 16:19:58
정신발달장애 아이들은 성인도ᆢ 수면장애도 심하다보니 엄마는 평생 규칙적인생활도 못하고 일반아이들 50명 돌보는게 장애아동 1명 돌보기보다 낫지요 ᆢ말을 못알아들으니까 눈을못떼지요ᆢ자식이니까 견디지만 갑자기 죽는경우도 많았어요
시설은 생활지도교사들이 교대로 돌보지만
가정은 그게 안되니까 만성피로 ᆢ스트레스로 다른 형제도 거의 방치됬었지요
장애인거주시설은 너무나 꼭 필요한 사회복지시설입니다
자립이 불가능한 성인아기는 (사회성 인지가 돌쟁이만도 못해요ᆢ) 사랑으로 돌보는 거주시설이 최선이지요

정*순 2022-09-08 16:09:43
발달장애인을 안키워본 사람들은 그 부모와 가족의 슬픔과 고통을 아무도 모르지요
알려고 하지도 않지요
다 그래요ᆢ 장애인 거주시설은 온가족과 당사자가 함께 그나마 살 수 있는 길입니다
20년을 죽을힘다해서 키우다가 운좋게 시설에 입소할수있었지요 ᆢ그때 시설의 국장님은 엄마인 저보다 우리가족의 미래를 더 잘알아서 받아주신거 같아요~ 자식을 보낼수밖에 없어서 마음아팠지만 규칙적인 생활로 아이가 건강해졌고 가족들도 보통사람들처럼 살수가 있었어요~장애인시설은 꼭 필요한 정부인가시설입니다~

김*호 2022-09-08 12:41:40
국회의원들은 장애인들의 장애유형과 거주시설의 필요성과 부모들의 왜 그렇게 탈시설 반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국회의원들이 더욱더 진정성을 가지고 발달장애인들의 거주시설 폐쇄가 아닌 존치와 거주시설 대기자들 입소를 늘려서 해결해야 합니다.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염*미 2022-09-08 12:39:52
특별법을 발의하신 국회의원들은 과연 장애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만들었을까 의문이듭니다
특정단체들의 주장에만 귀기울이지말고
장애유형에따른 세심한 정책이 되기위해서는
장애인과 가족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노력이 더 필요하고 거주시설에 입소와 퇴소를
자유롭게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