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가담 건폭 사건 ‘혼탁’양상
장애인 가담 건폭 사건 ‘혼탁’양상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6.16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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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단체에 거짓혐의 씌우는 여론전 의혹
가짜 지위 이용한 지역 내 실력행사 주장도
건설현장(CG).
건설현장(CG). ⓒ연합뉴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장애인이 가담한 건폭(건설현장 폭력·협박 행위) 사건이 점입가경이다. 입건 당사자가 엉뚱하게 다른 장애인단체에 혐의를 씌운다는 주장이 나왔다. 자신의 장애인단체가 아닌 곳의 범행이라고 가짜여론을 퍼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자 사실을 왜곡해 장애계 내부 알력만 부추긴다는 지역사회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인천경찰청과 지역 장애계에 따르면, 최근 지역 건설현장 내 불법행위 특별단속 결과 지역의 한 장애인단체 회장 A씨(65) 등 4명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공갈 및 협박 혐의 등으로 입건됐다.

A씨는 불구속, 나머지 3명은 구속됐다. 구속된 3명은 검단신도시발전협의회 소속이다. 2019년 발족한 기구로 A씨가 초대 회장을 지냈다. 이 때부터 서로 꾸준히 친분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3~5월 인천 서구 아파트 공사현장 10여 곳에서 직원 채용과 하도급 계약을 강요하고 금품을 갈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우선, 자신들이 원하는 직원을 써 줄 것을 요구했다. 또, 건설자재·폐기물 운반업체 계약에도 적극 개입했다. ‘토사 운반업체 B사와 계약하지 않으면 공사 관계자를 죽이겠다’고 위협했다.

이런 요구가 통하지 않자 관할 지자체에 보복성 민원을 제기했다. 공사현장에선 휠체어 이용 장애인 4~5명을 동원해 시위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각 건설사로부터 총 1억4천만원을 뜯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지역사회에선 느닷없이 이웃단체 얘기가 나돌았다. 이 사건이 A씨 소속단체가 아닌 다른 단체와 연관됐다는 내용이다. 해당단체 관계자는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휠체어 장애인까지 끌어들여 시위를 벌이며 온갖 협박과 강요로 금품을 갈취한 건 A씨와 그 측근들인데, (A씨 등이)아무 관련없는 우리 단체 범행인 것처럼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짜 지위를 이용한 A씨의 실력행사도 짚었다. 앞선 관계자는 “A씨는 2019년 서구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 임기 만료 후 지금도 여전히 회장 행세를 하며 지역 장애계 현안 해결을 핑계로 업체 후원과 장애인직업재활시설 관련 이권에 관여하고 지자체 일부 인사도 좌지우지 했다”고 했다.

당장 지역사회에선 장애계 알력과 내부 분열을 우려했다. 자칫 경쟁단체간 밥 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말이다. 한 지역 장애계 원로는 “근거없는 낭설로 사건과 무관한 다른 쪽에 범죄 혐의를 덮어 씌우려는 것도 문제지만, 장애인 권익이 아닌 사리사욕에 목적을 두는 이권단체로 전락해 장애계 전체가 불법·비리집단으로 낙인찍힐까 걱정”이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모든 의혹과 혐의를 부인하며 반발했다. 그는 “경찰조사를 받고 나온 뒤 관련사건이 다른 장애인단체 소행인 것처럼 소문을 내고, 지역에서 과도한 실력행사를 했다는 주장은 명백한 모함이고 음해”라며 “이번 혐의도 나머지 3명이 부추기는 바람에 얼떨결에 바지사장 역할을 한 것일뿐, 공갈, 협박 등을 통한 금품 갈취는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내용”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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