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벽허물기, "청각장애인 대학생 학습 환경 개선해라!"
장애벽허물기, "청각장애인 대학생 학습 환경 개선해라!"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0.03.20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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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강의 대부분인데 자막ㆍ수어 제공은 없어
“비장애인과 동등한 권리 보장해야”… 진정서 제출
20일 오전 장애벽허물기 등이 인권위 앞에서 농대학생 학습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이하 장애벽허물기) 및 한국농아인협회 등은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청각장애인 대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차별 진정서 2건을 인권위원회에 제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청각장애인 구윤호 학생(나사렛대학교), 조영균 사무국장(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호예원 학생대표(한국농교육연대)와 전다혜 공동의장(성신여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공동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지만 청각장애인 대학생들은 강의 접근성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교육부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다.

현재 장애학생지원 체계가 잘 갖추어진 일부 학교에서는 원격 자막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그러지 못하는 경우 학생이 학교에 직접 나가 속기지원을 받거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강의 2~3일 후에야 자막을 입힌 영상을 제공받을 수 있는 실정이다.

일부 학교는 공개강의사이트 K-MOOC, KOCW에 학교 과목과 비슷한 강의가 있을 경우, 공개강의를 대체 강의로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강의에서 수어통역이나 자막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장애벽허물기는 “이에 대해 지난 2일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9일에는 청와대에 민원을 제출했지만 교육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면서 K-MOOC, KOCW의 모든 강의에 자막과 수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하는 제작 지침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발언하는 구윤호, 조영균, 호혜원 씨. (호칭 생략, 왼쪽부터) ⓒ소셜포커스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구윤호 사무국장은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즉시 국가긴급상황 시 장애인 학습지원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교육부의 대책이 시급함을 강조했다.

나사렛대학교 조영균 학생은 “자막이나 수어통역의 경우 전문 도우미가 아닌 일반도우미가 많아 제공하는 자료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며 긴급 상황에서 청각장애 학생을 지원하는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윤호 사무국장과 조영균 학생이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모습. ⓒ소셜포커스

아울러 지난해 S대 청각장애 대학생이 미흡한 학습지원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다 자퇴한 사건에 대해서도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 2017년 입학한 청각장애인 대학생 정○○ 씨는 대부분 과목에서 F학점을 받은 뒤 학업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정 씨가 학교에 여러차례 현장 속기도우미나 수어통역사 지원을 요청했으나 수업에 방해가 된다며 학교 측이 거절했기 때문이다.

진정인 정 씨는 학교로부터 해당 처우에 대한 사과와 함께 현장 속기나 수어통역 등 당사자가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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