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시위대 ‘품격’ 실종
장애인 시위대 ‘품격’ 실종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1.0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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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민 기자

새해 벽두부터 장애인 시위대 고함이 들렸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중심의 시민단체들이다. 국회에 장애인평생교육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었다. 모든 장애인 당사자가 누려야 할 당연한 요구다.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된 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시위를 보는 내내 뭔가 허전했다. 오히려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더 컸다. 당연한 요구인데도 절실함이 묻어나지 않았다. 장애계 전체 목소리가 아닌 강경집단의 외침으로 들렸다. 아이가 부모 앞에서 떼를 쓰는 것 같아서다. 물론 1차적으론 입법에 소홀한 국회 책임이다. 제도 정비를 외면한 정부도 자유로울 수 없다.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앞마당을 독차지한 지도 2년째다. 위압적인 모습의 2층 컨테이너 건물이 버젓이 서 있다. 최근 기온까지 떨어져 그런지 더 싸늘하게 보였다. 허가권자인 관할구청 승인 없이 설치된 불법 건축물이다. 건물 입구엔 몽골텐트 2개 동도 떡 하니 자리잡고 있다. 시민활동가까지 동원해 가며 밤새 교대로 텐트를 지킨다.  애초 법이나 질서따윈 아랑곳 없는 모습이다.

그래도 권리투쟁이 품격을 갖출 수는 없을까? 과연 이들 행동이 장애인 모두를 위한 것일까? 되레 우리 사회 반감만 키워 외면받기 십상이다. 장애인을 싸구려로 매도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떼쓰기나 뻗치기는 구시대 유물이 된 지 오래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은 G7 진입을 앞두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가 더 주목하는 대상이 됐다. 장애인 시위도 국가 위상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 법 질서 안에서 정책제언과 권리투쟁으로 변화하자! 그래야 비로소 장애인 당사자 모두로부터 환영받는다. 나아가 주체적으로 우리사회 변혁을 이끌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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