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를 위한 사회서비스원… 관련법 졸속 제정 반대"
"1%를 위한 사회서비스원… 관련법 졸속 제정 반대"
  • 박예지 기자
  • 승인 2021.04.26 16: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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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하산 인사ㆍ종사자 처우 격차 등 부작용 잇따라
"사회서비스 법정 수가부터 올려라"… 민간에서는 임금단일화 논의 중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 열어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은 반대 의견 수렴 없는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을 막기 위해 26일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예지 기자] = 정부와 여당의 사회서비스원법 졸속 제정을 막기 위한 현장의 목소리가 국회 앞에 울려 퍼졌다.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등은 26일 오전 사회서비스원 설립ㆍ운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현 정부는 임기 초,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100대 국정과제로 선정해 추진해왔다. 주된 목적은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와 종사자 처우 개선, 그리고 민간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이 기피하는 영역에 대한 서비스 제공 등이었다.

사회서비스원은 지난 2019년 시범사업 개시 이후,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경남, 경기도 등 11개 지역에 차례로 설립됐다. 정부는 올해 연말까지 3개소를 신규 설립하여 2022년까지 전국 총 17개소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서비스원은 전체 종사자가 아닌 1%의 종사자를 위한 사업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소셜포커스

그러나 시범사업 결과, 현장에서는 사회서비스원이 공익적 목적을 핑계로 한 친정부 인사의 자리 만들어주기 사업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사회서비스원의 특성상, 반정부적 정치성향을 띤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재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주진우 원장은 민주노총 출신으로, 故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노동보좌관과 정책 특보를 지냈다. 경기도 사회서비스원 이화순 원장 역시 2020년까지 이재명 경기도지사 아래서 행정2부지사를 지냈다. 

또한 사회서비스원이 포용할 수 있는 종사자의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소수의 사회서비스원 종사자들과 대다수의 민간 종사자 간 처우 격차를 심화시켜 민간 종사자의 박탈감을 조성할 뿐이라는 현장의 입장이다.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등은 종사자들은 '생활임금'이라는 명목의 수당을 지급받고 있어 민간 영역 종사자들에 비해 많은 급여를 받고 있다. 종사자간 격차를 벌리는 이 수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고 있다.

심지어 2020년 12월 기준 사회서비스원 종사자 중 계약직은 1천291명, 정규직은 1천389명이다. 고용안정성을 논하기에 무리가 있어 보이는 고용형태 비율이다. 

이 가운데 현장의 반대 목소리를 수렴하지 않고 조속히 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이를 저지하고자 현장 전문가들은 이날 회견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까지 민간위탁 방식으로 운영되어 온 기관들이 더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의 사회복지평가에서 민간기관들이 평균 90점을, 공공기관은 평균 50점을 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민간서비스 기관을 적폐 취급하며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며 반대 의견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열렸던 사회서비스원법 관련 토론회에서도 사회서비스원법안의 발의 배경 자체가 현재 업계 현황과 동떨어져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조용형 회장.
ⓒ소셜포커스

해당 법안은 서비스 품질 관리와 종사자 처우 개선에 한계가 있는 것은 '서비스 공급기관 간의 과도한 경쟁' 때문이라고 발의 배경을 설명한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사회서비스 총량 자체가 적어 '과도한 경쟁'자체가 발생하고 있지 않으며, 법안에서 말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수가 인상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회견에 참석한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조용형 회장은 "사회서비스원 소속으로 일하지 않는 99% 종사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 발언했다.

전국 시도에서 종사자 처우의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임금 단일화 문제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사회서비스원을 만들어 종사자 대다수의 박탈감을 조장하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조용형 회장은 현행 사회서비스 제공 기관의 민간위탁제도를 유지하고 정부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서비스 품질 제고의 올바른 방향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총연합회 황백남 회장은 "모두를 위한 법을 만드는 것은 어렵다. 그 간극을 줄이기 위해 법안 제정에 있어 충분한 숙고 과정이 필요하다"라며 여러 참여주체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황백남 회장.
ⓒ소셜포커스

황백남 회장은 이어 "사회서비스원법의 본래 취지는 이용자의 권익 신장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다. 사회서비스의 주체를 이용자가 아닌 종사자로 보고 있다"라며 법안 발의 배경의 문제점을 짚었다.

또 "중증장애인들도 엄연히 활동지원서비스 제공 대상이나 종사자의 기피로 인해 활동지원서비스를 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사회서비스원이 이 부분을 해소했다고는 할 수 없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정부에 대해 사회서비스원법 제정에 앞서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처우 개선 ▲사회서비스원의 부작용을 비롯해 사회복지 현장에서 제기되어 온 문제들의 해결 방안을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회견을 마쳤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성 명 서

 

우리는 현재 전국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법률안 제정과 관련하여 우려하는 마음을 국민들께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

지금 정부와 여당은 ‘돌봄의 공공성 강화’와 ‘사회서비스의 질 향상’은 뒷전으로 한 채 국정과제의 완수라는 정치적 목적이 중심이 되어 무리하게 사회서비스원의 설립과 법안제정을 밀어붙임으로써 사회서비스 현장에 혼란과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다.

현 정권 초기, 정부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며 100대 국정과제 중의 하나로 ‘정부 주도의 사회서비스 관리 주체 설립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선정하여 ‘사회서비스 제공 인력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용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보다 질 높은 사회서비스 제공’을 내세우며 사회서비스원의 설립을 전광석화처럼 추진해 왔다. 

정부와 여당은 법안이 마련되기도 전인 2019년부터 전국에 시범사업의 명목으로 ‘사회서비스원’을 이미 운영 중이고, 사업의 근거 마련을 위해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며 남인순 법안을 내놓고 조속한 법안의 제정을 압박하고 있으나, 법안 어디에도 서비스의 질을 개선하거나 사회서비스종사자의 처우개선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다. 

당초 사회서비스원은 ‘민간 부분의 과열 경쟁으로 저하된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며 이용자의 서비스 선택권 확대’를 목적으로 삼았다.

하지만, 정부와 사회서비스원을 찬성하는 전문가들과 정부는 전체 사회서비스 인력 모두를 공공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말하며 2022년까지 전국에 사회서비스원을 기초자치단체까지 모두 설치한다고 해도 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예상 하고 있다. 기껏 얼마 되지도 않는 민간인력을 공공인력으로 빼앗아 와 공공일자리 실적을 채우기 위해 정부는 70여년간 정부가 못하는 일을 대신해서 수행해온 민간의 사회복지 운영자들을 무능하고 부패한 세력으로 몰아가며 수천억의 혈세를 쏟아붓겠다는 것이다.

시범사업으로 인해 사회서비스원으로 고용이 전환된 사회서비스 종사자들의 처우는 매우 좋아진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현재 사회서비스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회서비스원 종사자 중에 일부 종사자는 코로나 사태로 돌봄의 공백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재택근무에 들어가는 등 당초에 주장했던 이용자의 수요에 대응하는 서비스의 질 강화는 허황된 것임이 드러났다. 결국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1%만이 정부와 지자체의 예산지원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이다. 나머지 99%의 사회서비스 종사자는 비교되는 대상을 보며 부러움과 함께 본인의 열악한 처우를 그야말로 실감하고 있다. 

우리는 사회서비스원의 모태였던 서울시의 사회서비스공단이 여론의 반대로 설립이 무산된 것을 알고 있다. 그 당시 이유는 ‘낙하산 인사, 보은인사’를 위한 자리라는 의혹 때문이었고, 시장 재선을 위한 자기 사람 챙기기와 나중에 있을 대선을 위한 지지기반 구축의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우려들은 지금 서울과 경기, 강원, 경남 등 전국의 사회서비스원 임원들의 면모를 보면 현실이 되어 있다. 사회복지 분야의 비전문가인 친정권 인사와 광역지자체장의 측근들로 자리가 채워져 있는 것이다.

이처럼 사회서비스원의 성급한 도입으로 인한 부작용은 이미 도처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부작용은 결국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어르신과 장애인, 영유아의 피해로 이어진다. 우리는 정부가 지금부터라도 사회서비스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귀기울이고, 충분한 재검토를 통해 다음과 같이 사회서비스를 설계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첫째, 정부는 선택받은 1%가 아닌 전체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할 방안부터 먼저 마련하라.

둘째, 정부는 사회서비스원 도입 시 발생이 우려되는 부작용들과 지금껏 사회복지 현장에서 제기해온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부터 제시한 후 도입을 논의하라.


2021. 4. 26.


사단법인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사단법인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사단법인 한국시니어클럽협회, 사단법인 한국장기요양기관정보협회,
사단법인 한국장애인부모회, 사단법인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 총연합회, 
사단법인 한국종교사회복지협의회, 사단법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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