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자살… ‘위기’ 수준
장애인 자살… ‘위기’ 수준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1.12.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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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가족돌봄 공백 확산…현장 중심서비스ㆍ사회참여 확대 시급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장애인 정신건강 현안과 대응전략 토론회’에서 참가 패널들이 발제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우리 사회 장애인 자살에 대한 위기 진단이 나왔다. 최근 가족돌봄 공백에 따른 상황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제한된 사회·경제활동을 지적했다. 해법으론 현장 중심 서비스와 사회참여 확대를 주문했다. 

8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와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공동주최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장애인 정신건강 현안과 대응전략 토론회’가 있었다. 

이날 서원선 한국장애인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올해 2월부터 지금껏 코로나19로 장애인 복지시설들의 장기휴관과 불규칙한 운영 으로 장애인의 돌봄 공백이 고스란히 가족에게 전가되고 있다”며 “장애인과 그 가족이 감당해야 될 현실이 코로나 블루를 넘어 절망과 극단적 포기 단계로 접어드는 코로나 블랙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라고 했다.

백종우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도 “혈연, 지연, 학연의 고리가 점차 약화되고 1인 가구 비중도 41%까지 치솟은 우리 사회에서 3~4개의 스트레스가 연속해 발생하면 국민 누구나 언제라도 (자살)위기에 빠질 수 있는 위험사회가 도래했다”며 “특히, 장애인 커뮤니티 케어, 찾아가는 서비스가 부족한 상태에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위기를 가속화 시키고 있다”라고 짚었다.

실제, 장애인 자살률은 전체 인구 자살률의 2배가 넘는다. 지난해 국립재활원 조사결과, 장애인 자살률은 10만명당 62명으로 전체 인구 자살률 25.6명의 2.5배 수준이다. 사망원인별로는 ▲악성신생물(암 유형의 종양) 557.8명 ▲뇌혈관질환 324.8명 ▲심장질환 297.8명 ▲폐렴 222.1명 등의 순이다. 이 중 고의적 자해(자살)는 61.2명으로 7번 째로 높다. 전체 인구 26.5명의 2.3배다.

올해 발생한 장애인 자살 사건도 5건에 이른다. 지난 3월 제주 서귀포시에서 한 40대 여성이 발달장애 고교생 아들 A(18)군과 함께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6월엔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곡동의 주차된 차량에서 50대 여성과 발달장애인 아들 B(24)씨가 숨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발달장애인 추락사도 잇따랐다. 지난 8~10월 서울시 일원에서만 3건이 있었다. 이들은 아파트 베란다 창문 등에서 떨어져 숨을 거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위축된 사회활동에서 원인을 찾았다. 이에 찾아가는 서비스 등 적극적인 사례관리를 주문했다. 또, 전반적이고 종합적인 장애인 및 정신건강 이해 필요성도 제기했다.

서원선 부연구위원은 “장애인복지관,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동주민센터 등이 독거 장애인을 파악해 정기적으로 연락을 취하거나 이들이 지역사회로 나와 다른 장애인 혹은 비장애인들과 대인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기연 한국보건복지인력개발원 교수도 “장애때문에 우울감과 좌절감을 느껴 자살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 및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회활동이 가로막힌 폐쇄적인 환경부터 개선해 이들의 사회참여 진입장벽을 낮출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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