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장애우’…논쟁을 지켜보며
‘장애인’과 ‘장애우’…논쟁을 지켜보며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1.12.14 17:4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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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라는 표현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어제(13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 후보의 발언 중 ‘장애우’라는 용어 사용은 적절하지 못했다.

윤석열 후보의 ‘장애우’라는 용어 사용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를 비판하는 논평을 내놓았다. 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의 장애인정책본부장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소장을 역임한 인사를 임명했다.

이 인사는 보건복지부 산하 법인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의 등기이사로 11년째 활동하고 있으며, 1995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이 단체의 성장에 이바지해 왔다. 특히 이 인사는 ‘장애우’라는 단어를 최초로 만들어 우리 사회에 파급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 인물이라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장애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장애우’라는 표현은 장애인을 의존적인 존재로 객체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장애인 당사자가 자신의 삶에서 주체적인 지위를 누리고 있음에도 “장애인은 누군가에게 의존하는 존재”라는 잘못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장애인정책본부장을 비롯해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장애우’라는 표현을 만들고 확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실 ‘장애우’라는 표현은 20여 년 전부터 논란을 빚어왔다. 당시 대부분의 장애인 단체가 ‘장애우’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기로 묵시적으로 동의했을 때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견해를 바꾸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단체 출신 장애인정책본부장을 임명해 놓고도 ‘장애우’라는 단어가 “장애인을 비하하고 장애인의 가슴에 비수를 꽂는 용어”라 비판하고 있다. 장애인정책본부장이 제 역할이나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미지수다.

“남을 비판할 때는 나를 먼저 돌아보라”는 말이 있다. 바로 “내로남불”이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뜻이 아닐까 한다.

그리고 ‘장애인’이나 ‘장애우’ 등 이런 단어는 장애인 당사자나 장애인 단체에서는 익숙할 것이다. 그러나 비장애인으로서는 흔히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서 용어의 선택에서 실수를 할 수 있다고 본다. 발언한 사람의 의중을 살펴서 그 의미와 뜻을 분별해야 하는 아량도 필요하다. 말꼬투리 잡고 늘어지는 것은 오히려 이를 듣는 이에게 정쟁으로 비치고 피로감만 더할 수 있다.

장애인복지 발전을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면, 어느 당 후보든지 이들이 제시하는 정책이나 제도개선 내용에 더 귀 기울이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더불어민주당이 ‘장애우’라는 단어 사용의 부적절함을 지적하고 비판한 이 기회에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도 명칭 변경을 고려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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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 2021-12-23 09:09:41
퍼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