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무의도, 수도권 해안의 힐링명소로 급부상
인천 무의도, 수도권 해안의 힐링명소로 급부상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1.12.21 15: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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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의 무의도, 무의대교 개통 후 몸살 날만큼 관광객 폭증
하나개유원지, 해수욕장·영상단지·짚라인·해상관광로 등 위락시설 많아
인천중구청이 거액 들인 해상관광탐방로, 이동약자는 철저히 외면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공공시설, 누구나 차별없는 이용 보장해야

휠체어 명소 탐방기 - 인천 무의도 하나개유원지

무의도 관광안내도 ⓒ소셜포커스

 

수도권에 소재하면서 가장 인기가 있는 해수욕장은 어디일까? 인천 앞바다 무의도에 있는 하나개해수욕장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행정구역은 인천광역시 중구에 속하지만, 바다 건너에 있는 섬이라서 인천대교나 영종대교를 타고 영종도를 거쳐야 접근할 수 있다.

2019년 영종도에서 무의도를 잇는 무의대교가 개통하기 전에는 배를 타고 가야 했다. 무의도는 하나개해수욕장 주변으로 사계절 힐링이 가능한 유원지를 이루고 있다. 무의대교로 인해 언제든지 승용차로 방문할 수 있고, 당일치기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무의대교 준공 후 50일 만에 밝힌 자료에 따르면 무의도를 방문한 관광객 수가 다리 개통 이전보다 평일은 9.4배, 주말은 3.8배가 늘어났다고 하는데, 지금은 이보다 훨씬 늘어난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 요즈음 피서철이나 주말에는 극심한 차량체증으로 문제점을 야기할 만큼 엄청난 관광객이 몰려든다.

하나개유원지는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해상관광탐방로, 짚라인, 드라마촬영지, 호룡곡산 산행코스, 갯벌 체험장 등이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양하다. 팬션을 비롯하여 캠핑장과 방갈로 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다. 백사장에 원두막 형태로 지은 방갈로는 밀물로 인한 만조일 때 수상가옥처럼 보이기 때문에 이국적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이곳은 드라마 등 TV영상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2003년에 방영되었던 “천국의 계단”과 2007년의 “칼잡이 오수정”이 여기에서 촬영했다. 일부 세트장은 아직까지 남아 있으며, 영상단지 곳곳에 비치된 대형 사진들을 통하여 그때의 그 흔적들을 엿볼 수 있다. “런닝맨”, “무한도전” 등 예능 프로그램도 이곳에서 일부를 촬영했다.

해수욕장을 들어서면 거대한 파란색 철탑이 눈에 확 들어온다. 짚라인 출발시설이다. 철탑 높이는 25m에 활강코스는 420m라고 한다.

하나개해수욕장의 하나개는 ‘큰 개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물이 빠지면 백사장 밖으로 광활한 개펄이 드러난다. 모래가 곱기로 유명한 데다, 개펄까지 개방하기 때문에 조개잡이 등 체험 관광이 가능하여 가족 단위 방문객도 즐겨 찾는다. 코로나 사태가 오기 전까지는 매년 5월쯤에 바다에 그물을 쳐 놓고 맨손으로 물고기를 잡는 행사가 열렸다고 한다.

무의도는 하나개해수욕장 말고도 실미도가 바라다보이는 쪽에 실미도해수욕장이 있고, 바닷길이 열리는 썰물 때에는 영화의 실제 소재가 되었던 실미도까지 걸어갈 수 있다. 실미도는 극한 냉전의 시대에 있었던 비극의 상처를 간직한 곳이다.

무의도는 2개의 부속 섬을 거느리고 있다. 실미도와 소무의도다. 무의도에서 인도교로 연결된 작은 섬 소무의도 또한 지나칠 수 없는 곳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가족과 함께 이곳 명사의 해변에서 휴가를 보냈다고 할 만큼 이름이 난 곳이다. 소무의도를 한 바퀴 도는 2.5km의 무의바다누리길은 구간별로 8경을 자랑하며 트래킹족들을 불러 모은다.

하나개유원지 입구 (사진=인천중구청)
개펄과 백사장이 어울어진 하나개해수욕장(사진=하나개유원지 홈페이지, hanagae.com)
TV드라마를 촬영했던 영상단지(사진=hanagae.com)
썰물 때만 열리는 실미도 가는 길과 소무의도와 연결된 보행전용 인도교(사진=인천중구청)

 

이제 무의도는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인천시 중구청은 그 하나개해수욕장 옆으로 해상관광탐방로를 조성하였다. 2018년 6월에 550m의 1차 구간을 준공하였고, 작년 12월에 302m의 연결사업을 마무리하였다. 사업비는 총 44억원이 투입되었다. 해상 스카이워크가 된 데크로드는 무의도에서도 최고 인기의 핫플레이스다.

들어가는 방향으로 왼쪽은 호랑이와 용이 싸웠다는 전설이 깃든 호룡곡산의 경치가 일품이고, 기암과 절벽, 해식애 등이 해변으로 드러나 눈을 호사시킨다. 이어지는 기암괴석들은 사자바위, 만물상, 망부석, 총석정, 부처바위 등의 이름을 달고 12경으로 나누어 해금강을 연출한다.

그리고 반대쪽으로는 수평선과 함께 고즈넉한 서해의 풍광이 절경이다. 밀물 때를 맞추어 방문하면 출렁거리는 바닷물 위를 걸으면서 더욱 아름다운 모습을 볼 수 있다.

맑은 날씨의 일몰에 바라보는 석양의 노을빛 향연도 볼만하다. 그리고 태양이 바다로 빠져들고 어두워지면 하나씩 켜지는 예쁜 조명들이 다시 한번 탄성을 자아낸다.

개펄체험은 썰물 때라야 하고, 파도 위를 걷고 싶으면 밀물 때라야 한다. 매일 2번씩 반복되는 밀물과 썰물의 시기는 바다타임(www.badatime.com)을 이용하면 쉽게 알 수 있다. 모바일 어플도 있으므로 알아두면 보다 윤택한 해변관광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아름답고 편리한 관광시설이 공무원들의 잘못으로 사람을 차별한다. 인천광역시 중구청이 46억 원이라는 국민의 세금을 들여 조성한 이 해상관광탐방로는 휠체어를 이용하거나 유아차를 동반한 이동약자에게는 일체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탐방로 입구까지 들어가는 통로부터 계단과 단차 등이 길을 막고 있으며, 입구에는 호룡곡산으로 올라가는 수많은 계단이 이동약자들의 접근을 봉쇄하고 있다.

막대한 국가 예산을 들여 지자체에서 공공으로 설치하는 관광시설이라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인천중구청에서는 탐방로 진입로가 된 호룡곡산의 지형구조상 어쩔 수 없었다고 변명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는 관광평등권을 철저히 외면한 사고방식에서 나온 발상이다.

왜 하필이면 진입로를 이동약자의 접근이 전혀 불가능한 코스로 설계를 했을까? 해상 탐방로를 해수욕장 백사장에서 연결하였더라면 이동약자들도 충분히 접근이 가능했을 것이 아닌가.

이 해상관광탐방로가 없어서는 안 될 국가시설도 아니요, 그러한 시설이 없다고 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었다. 국민들에게 여가 활용과 편리한 힐링, 그리고 자기 고장의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건설한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아주 좋은 시설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콘셉을 잡아야 한다. 탐방로 진입시설을 산악지역에 설치하지 않고, 사진자료에서 제시하는 바와 같이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백사장 쪽에 설치했다고 해서 손해 보는 사람이 있을까? 그 계단이 없다고 해서 호룡곡산 등산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백사장 쪽이라면 비용도 더 적게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로 했기 때문에 엄청난 차별시설이 되고 만 것이다. 대안이 전혀 없는 경우라면 어쩔 수 없지만, 이렇게 하든지 저렇게 하든지 선택의 문제라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 가능한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장애인에게 편리한 시설은 모두에게 편리하다. 아니 비장애인에게는 더욱 편리한 법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도 똑같이 세금을 내고, 육아를 하는 젊은 가족들도 똑같은 세금을 낸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어려운 노인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공공시설을 이용하는데 왜 차별을 받아야 하나?

한국은 출산율 저하와 인구의 노령화로 골머리가 아픈 나라이다.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다. 아기 키우기 좋은 세상과 노인 활동이 활발한 세상을 가꾸는 것이 국력을 키운다. 이를 위한 정책이 매우 중요하다. 모든 공공시설의 통행로는 계단을 최대한 줄이고 완만한 경사로 및 평지구조로 해야 한다. 이러한 인식은 모든 공무원들이 가져야 한다.

정부와 각 지자체는 출산장려와 육아환경 개선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육아를 하는 가정은 어디를 가나 유아차가 필수적이다. 유아차가 통행할 수 없다면 육아를 방해하는 것과 같다. 무의도 하나개유원지도 가족여행이 매우 적합한 곳이다. 유아차를 가져오거나 노인을 모시고 온 여행객도 많다. 필자와 같이 휠체어를 타고 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위와 같은 차별시설 앞에서 이동약자는 외톨이가 되고, 원망의 눈물을 삼켜야 하며, 마음의 상처를 받아야 한다.

해상관광탐방로 안내판 ⓒ소셜포커스
해상관광탐방로의 주간풍경 ⓒ소셜포커스
해상관광탐방로의 일몰과 야경(사진=JAY쌤여행TV유튜브동영상 캡처화면)
해상관광탐방로 가는길, 이동약자는 원망을 안고 돌아서야 한다. ⓒ소셜포커스
해상관광탐방로 출입통로를 백사장쪽으로 냈더라면 누구나 차별없이 이용가능했을 것이다.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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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 2021-12-22 10:57:30
관광탐방로 건설 관계자들이 장애인 차별에 대한 의식이 무개념 인가보죠. 이래서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한거 겠죠~~아무리 외쳐봐도 별 변화의 조짐은 안보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