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자연… 생물 다양성을 키워가요!”
“사람과 자연… 생물 다양성을 키워가요!”
  • 염민호 편집장
  • 승인 2022.02.23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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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서울식물원’
▲서울식물원 온실 외부에 설치된 조형물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염민호 편집장] =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이번 겨울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도 그럴 수 없다. 지난 2년여 기간에 때로는 스스로, 또는 외부요인에 따라서 행동을 제한하고 가두었었다.

답답한 일상을 내려놓고 길을 나섰다. 이번에는 멈추지 않고 꼭 다녀오리라고 다짐하고 떠났다. 목적지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서울식물원이다.

식물원 입장료는 성인 5천원이다. 장애인은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정도가 심한 장애인은 보호자 1인까지 요금이 면제된다. 입장 후 표를 버리면 낭패를 당할 수 있다. 잘 간직해야 한다. 야외에 있는 주제원에 들어갈 때도 입장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입장권에 인쇄된 큐알 코드를 게이트에 설치된 리더기에 넣고 인식시켜야 문이 열린다. 외부에 있는 주제가 있는 정원을 비롯해 열린숲과 호수공원 및 습지원까지 방대한 공간을 둘러보고 다시 식물원으로 들어올 때도 입장권에 박힌 큐알 코드가 필요하다.

서울식물원은 축구경기장 70여 개가 들어갈 수 있는 면적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온실에 붙어 있는 건물(지원동)은 지하 2층부터 4층까지 각종 시설이 들어서 있다. 온실은 열대 지역의 식물과 지중해 식물을 입체적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해놓았다.

지원동에는 대강당인 보타닉홀과 식물전문도서관, 프로젝트홀 등 각종 행사와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 있다. 기프트샵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이나 노인 및 장애인을 위해 유아차와 휠체어도 대여해준다.

▲서울식물원 온실에 들어서면 이런 장면을 마주하게 된다. ⓒ소셜포커스

바람 불어 추운 날에 식물원은 천국이나 다름없다. 온실 안은 딴 세상이다. 각종 화려한 꽃과 어우러진 녹색의 공간이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온실은 지하 1층에서 시작된다. 열대관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베트남 하노이, 브라질 상파울로, 콜롬비아 보고타 등 열대기후에 속한 4개 도시의 자생식물로 구성했다.

열대관의 식물을 관찰하며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지중해관으로 들어가게 된다. 지중해는 여름이면 기온이 높아 건조하지만, 겨울에는 비가 오고 온화한 기후 특성을 보여주는 지역이다. 지중해관은 이들 지역 식물을 모아 소개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스페인) 샌프란시스코(미국) 로마(이탈리아) 등 세계 8개 도시의 식물이 자리하고 있다.

스카이워크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입구
스카이워크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입구

서울식물원은 세계 12개 도시 자생식물 9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관찰 경로를 따라 한 바퀴 돌아가면 위층에 설치된 스카이워크로 이어지는 승강기와 계단을 만나게 된다. 스카이워크에서 바라보는 느낌은 독특하다. 키가 큰 식물을 마주 대하거나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며 관찰할 수 있다. 눈높이가 달라지는 색다른 경험을 안겨준다.

온실에서 나오면 지원동의 1층 내부 시설을 만나게 된다. 씨앗도서관도 있고, 차 한잔을 마시며 휴식할 수 있는 카페도 있다. 아기를 동반한 어머니를 위한 수유실 등 편의시설을 갖추었다.

이곳 식물원은 단순히 식물의 전시와 관람을 위한 시설로 기획된 것이 아니다. 식물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직접 식물을 재배하며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및 정보제공 기능도 담당하고 있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자 다가올 봄에 만나게 될 튤립을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회가 기다리고 있다. “동영상을 찍을 수 없고, 사진 촬영도 플래시를 터트리지 않는 촬영만 가능함”이라는 주의사항이 주어졌다. 이곳을 둘러보고 계속해서 계단을 이용해 4층까지 올라갔다. 소규모의 편의점도 있고,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는 한식당 및 푸드코트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 푸드코트에서 식사를 마치고 외부에 있는 주제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온실 및 외부 주제공원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입장할 때 받은 표를 버리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제공원을 보고 온실로 이동하든지 아니면 반대로 하든지 출입구에서 표에 인쇄된 큐알코드를 리더기에 넣어야 문이 열린다.

야외에 있는 주제가 있는 정원은 한국의 자연과 정원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8개 주제로 구성해놓았다.

▲서울식물원은 세계 12개 도시의 자생식물 900여 종을 보유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온실 내부의 관람로 및 조형물 ⓒ소셜포커스

오후가 되면서 다행히 햇빛이 비치고 포근해져서 야외에 조성된 주제공원을 둘러보는데도 춥지 않아 좋았다. 겨울이어서 꽃이나 식물은 거의 찾아볼 수는 없지만 메마른 억새 풀과 다양한 조경물의 조화로움으로 인해 단조롭지 않다. 메마른 허브 잎을 따서 코에 대니 상쾌한 허브 향기가 정신을 맑게 하는 듯하다.

각각의 명칭이 붙은 주제 정원을 따라 걷다 보니 오는 봄에 꼭 다시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 돋아나 지면을 덮는 풀잎과 줄기에 피어난 식물의 꽃이 얼마나 아름다울까 하는 생각만으로도 황홀한 느낌이다.

주제원을 나와서 호수공원 및 습지원을 향했다. 이곳 직원으로 보이는 분이 마른 갈대 줄기의 밑동을 잘라 커다란 포대에 담고 있다.

삭막한 겨울 풍경 속에서도 나름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던 갈대와 억새가 제거되는 장면이다. 새봄에 돋아날 새싹을 위해 자리를 비워주는 것이랄까. 잠시의 아쉬움을 뒤로 밀어내는 손길이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서울식물원 야외 주제원은 모두 8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서울식물원 야외 주제원은 모두 8개의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소셜포커스

호수 주변은 급한 경사가 거의 없고 대부분 평탄한 길이다. 호수 가장자리를 따라 나무로 만든 데크 길이 잘 조성되어 있다. 입춘이 지나면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식물 가운데 버들강아지가 있다. 버들강아지 오동통한 솜털이 부풀어 오르다가 마침내 노랗고 붉은빛의 수술과 암술을 내밀며 봄이 왔음을 알린다.

버들강아지 솜털이 제법 크게 부풀어 올랐다. 그러나 계속된 추위 날씨 까닭인지 호수는 아직도 많은 면적이 얼음으로 덮여 있다. 오리 떼가 얼음 위에서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휴식하고 있다. 여러 종류 오리가 함께 어우러져 쉬기도 하고 물속으로 자맥질을 하며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도 보인다.

▲호수원 전경 ⓒ소셜포커스

공원 산책로를 따라 한강시민공원까지 걷기로 했다. 올림픽대로를 가로지르는 육교를 건너 한강조망대에 도착했다. 조금 더 걷기로 하고 방화대교 밑에 조성된 한강시민공원 가족 피크닉장까지 갔다가 다시 서울식물원으로 돌아간다.

탁 트인 강변이 한가롭다. 잔물결이 일렁이는 풍경을 보며 차분해지는 느낌을 가득 채워 담았다. 습지원 얼음 위에는 여전히 많은 오리가 앉아 있다.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을 찍어도 별로 경계하지 않는 듯 반응이 없다. 이제는 사람과 야생 동물 사이에 서로를 간섭할 이유가 없어진 까닭일까? 아무튼 사람에 대한 야생동물의 신뢰가 높아진 듯하다.

이곳 식물원의 미션은 즐거움과 배움을 통해 식물문화의 중요성을 깨닫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연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인간이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면 더욱 살기 좋은 세상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하얀 솜털 같은 것이 흩날린다. 억새에서 떨어져 나온 씨앗 솜털이 날리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옷깃에 묻은 솜털이 살그머니 사라진다. 흩날리는 눈발이다. 점차 거칠어진 바람이 얼굴을 스친다. 하늘에는 짙은 먹구름이 바람에 밀려가고 있다.

다시 주제원 출입구로 들어와 온실로 향했다. 온실 안은 언제 이렇게 많이 왔을까 할 만큼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젊은 부부가 많다. 다정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응시하는 청년 커플도 여럿 보인다.

차가운 날씨에 이만한 데이트 장소도 없을 것 같다. 1층 기프트샵에서 화분 하나를 구매했다. 싱싱한 푸름으로 우리 집 거실 공간에 새로운 변화를 줄 것이란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돌아오는 길… 하늘이 더욱 어두워지는데 수많은 눈꽃 송이가 쏟아져 내린다. 들려오는 소리는 없어도 바람결을 따라 함성을 지르며 달려가는 것 같다.

주먹(?)만 한 눈송이가 너풀거리며 차창에 와서 붙기도 하고 눈동자에도 들어와 슬그머니 녹아든다.

▲얼음 위에서 휴식하는 오리 ⓒ소셜포커스
▲얼음 위에서 휴식하는 오리 ⓒ소셜포커스
▲방화대교 및 행주산성이 보이는 풍경 ⓒ소셜포커스

 

■ 서울식물원 가는 길

▶주소 : 서울 강서구 마곡동로 161 서울식물원

▶버스 : 겸재정선미술관 정류소 하차(도보 2분), 마곡나루역 정류소 하차(열린숲 도보 5분), 마곡역 정류소 하차(열린숲 도보 20분)

▶서울지하철 : 9호선, 공항철도, 5호선

•9호선 : 양천향교역 8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주제원(7번 진입구), 마곡나루역 3, 4번 출구 연결 ▷열린숲(1번 진입구)

•공항철도 : 마곡나루역 3, 4번 출구 연결 ▷열린숲(1번 진입구)

•5호선 마곡역 3번 출구에서 도보 20분 ▷주제원(7번 진입구)

▶자가용 : 식물문화센터(온실) 지하 주차장(주차요금=승용차 10분당 200원, 중형차 및 승합차 10분당 400원, 대형차 10분당 600원) 및 주변 공영주차장 이용

▲어린이를 위한 식물도서관 ⓒ소셜포커스
▲튤립을 주제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소셜포커스
▲버들강아지 ▲
▲버들강아지 ⓒ소셜포커스
강변의 갈대 ⓒ소셜포커스
▲강변의 갈대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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