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다운증후군 아이 임신중절 강제 ‘논란’
영국, 다운증후군 아이 임신중절 강제 ‘논란’
  • 양재원 인턴기자
  • 승인 2022.04.08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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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고등법원에서 소송 진행... “편견과 동시에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
레아와 마이어가 같이 환하게 웃고 있다. ⓒBBC
레아와 마이어가 같이 환하게 웃고 있다. ⓒBBC

[소셜포커스 양재원 인턴기자] = 영국에서 임신중절법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두 모자가 다운증후군은 임신중절을 할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청구인과 그 관계자는 임신중절법이 유럽인권조약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BBC에 따르면, 지난 2021년 5월 마이어(Maire)와 아이단 레아 윌슨(Aidan Lea-Wilson)은 영국고등법원(High Court)에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어는 아이단을 임신했을 당시 아이단을 임신중절하도록 요구받았다. 마이어는 임신중절하기를 거부했지만 의사는 거듭 임신중절을 강요했다고 밝혔다. 마이어는 “공격과 비판받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한 편, 지난 9월 영국고등법원은 “모든 부모가 (다운증후군 아이를 포함한) 장애아를 낳는 선택을 하지는 않는다.”며 “장애아를 양육하는 역량은 (각 부모에게) 상당히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영국에서는 다운증후군을 포함해 치명적인 질환이 있는 아이를 임신중절할 수 있다.

다운증후군 태아를 둘러싼 논란은 패소 이후에도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마이어는 “아이단은 사회의 짐(Burden)이 아니며, 자신의 권리를 갖는 인격체다. 두 아들을 키우며 두 아들을 모두 똑같이 대하는 입장에서, 왜 법은 그러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임신 34주차 당시 아이단이 다운증후군임을 확진받았다. 그리고 의학적으로 편향된(Medically-biased) 맥락에서 임신중절을 하고 싶은지 물었다. 내가 고민하는 사이, 세 번이나”라고 덧붙였다.

다운증후군로 인한 임신중절은 국제적인 인권조약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구인을 지원하는 사회 운동가 하이디는 법을 개정하려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드러냈다. 그녀는 패소 이후 한 SNS 채널에 “매우 슬픈 날이지만,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판사는 이 법이 나를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고, 정부도 이 법이 나를 차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 듯 하다. 하지만 나는 차별받았다고 느낀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다운증후군 아이에 대한 임신중절은 법적 조례와 어긋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마이어의 변호사 제이슨은 법정에서 “우리(청구인)는 (1967년 조례가) 비윤리적인 조항이라 믿는다. 장애인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을 비도덕적인 조항이다... 두 청구인은 다운증후군을 진단받고도 무사히 태어난 사회적 약자다. 그러나 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으며, 이들은 곧 다운신드롬이 있는 사람들이 (사회 내에서) 정상적으로 살아간다는 증거다.”라며 말을 마쳤다.

그러나 당분간 임신중절권은 법적으로 유지될 전망이다. 항소법원 판사 싱(Singh)과 리벤(Lieven)은 ‘아이를 낳을지 아니면 중절을 할지 여성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라고 변론했다. 싱은 매우 또렷한 증거가 있다며 “아이에 대한 사랑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은 임신 초기에 종종 장애아 임신중절을 선택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출산에 대한 선택권을 존중해달라는 의견을 냈다. BBC에서 영국임신상담센터의 클레어 머피(Clare Murphy)는 “우리는 임신 24주차에 이뤄지는 비교적 작은 수의 중절에 대해서 언급할 겁니다.”라며 “(임신중절은) 그토록 원하던 임신을 포함하여 엄청난 시련입니다. 임신부는 정말 힘든 결정을 내려야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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