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과 함께 꿈 꾸는 ‘아름다운 동행’
장애인과 함께 꿈 꾸는 ‘아름다운 동행’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6.2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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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인 복지현장을 찾아서 ⑥대전 동구아름다운복지관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최근 코로나19 유행 감소세로 대면활동이 부쩍 늘고 있다. 무료급식, 자선바자회 등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으로 풍성하다. 이에 장애인복지관 등을 찾는 이용자들 발길도 더 바빠졌다. 그간 비대면 문화로 지친 일상이 조금씩 활력을 찾는 모습이다. 대전 동구아름다운복지관(복지관)을 직접 찾아 현장 목소리를 들어봤다.

동구아름다운복지관.
동구아름다운복지관. ⓒ소셜포커스

대전 동구, 산업·물류단지 개발로 지역발전 ‘날개짓’

동구아름다운복지관이 있는 대전은 남한 심장부에 있어 ‘중도’로 불린다. 서울까지는 167.3㎞, 부산까지는 238.2㎞, 광주까지는 169㎞ 거리다. 고속도로 및 국·철도가 경부선과 호남선으로 갈라져 교통 접근성도 꽤 좋다. 2004년 경부고속철도 개통 후엔 본격적인 전국 반나절 생활권에 들어섰다. 당초 17시간 걸리던 서울~부산 구간을 2시간 40분대에 주파할 수 있게 됐다.

대전 동구 면적은 136.68㎢로 대전시 전체의 25.3% 규모다. 대전시 전체 5개 자치구 중에선 유성구에 이어 2번째로 넓다. 하지만, 주변 신도시 개발 영향으로 지역발전은 비교적 더딘 편이다. 대덕구와 함께 도심 공동화가 진행 중인 대표적인 낙후지역으로 꼽힌다. 그래도 지역경기 활성화 노력 등에 두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 꾸준히 곳곳에서 재개발, 재건축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또, 주택개발 및 재건축, 도시환경정비도 지속해 추진 중이다. 주요 공기업과 철도·물류 시설도 빼 놓을 수 없다. 한국철도공사 및 한국철도시설공단 본사와 대전역, 대전복합터미널이 있다. 또, 대전대, 대전보건대, 우송대, 우송정보대, 한국폴리텍대학 대전캠퍼스 등 5개 대학교가 있다.

복지관이 위치한 산내동은 면적 50.4㎢ 규모의 도·농·상·공 복합지역이다. 도심 외곽지역으로 동구 전체 면적의 37%를 차지하며, 근교농업이 발달했다. 지리적 위치상 독립 생활권 구축이 어려운 전형적인 배드타운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산업·물류단지 중심의 각종 지역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주변 하소친환경 일반산단, 구도동 물류단지, 하소산단 지원도로 개설 영향이 크다. 특히, 우수한 레저 문화 인프라를 갖춰 지역 관광 중심지로 기대와 각광을 받고 있다. 식장산, 만인산 자연휴양림, 상소동 산림욕장, 오토캠핑장, 이사동 한옥마을이 대표적이다. 또, 동구 구도동(안골로)은 대전-통영간 고속도로가 만나는 내륙수송 중심지다. 주변 남대전IC 옆엔 중부권 물류단지 핵심지구인 남대전 물류단지가 조성돼 있다. 이 곳엔 복지관을 비롯해 우체국 및 택배업체 물류, 가공제조, 자동차 등 60여 업체가 입주해 있다.

지난 3일 열린 제2회 마실와유 착한바자회. ⓒ소셜포커스

 

맞춤급여 대상자 5개 자치구 중 최다…낮은 주거비용으로 저소득층 유입↑

인구는 대전 전체의 15.2% 정도로 비교적 적은 편이다. 올해 4월 말 기준 22만313명으로 5개 자치구 중 대덕구를 빼면 가장 적다. 서구가 47만3천365명으로 가장 많고, 유성구(35만1천277명)와 중구(23만341명)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장년층인 50~59세가 3만6천40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60~69세(3만4천393명), 40~49세(3만3천68명), 20~29세(2만9천520명), 30~39세(2만4천642명) 등의 순이다. 이 중 맞춤형 급여가 필요한 만 65세 이상 인구 분포가 눈에 띈다. 생계, 의료, 주거 급여 대상자는 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구가 4천662명으로 가장 많으며, 전체 중 28%를 차지하는 규모다. 서구(3천894명), 중구(3천569명), 대덕구(2천507명), 유성구(1천484명)가 뒤를 이었다.

장애인 등록 인구는 1만4천613명으로 대전시 전체(7만2천489명)의 20.2%다. 5개 자치구 중에선 서구(2만832명) 다음으로 많은 수치다. 장애유형별로는 지체장애가 3만1천992명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청각장애(1만142명), 뇌병변장애(7천193명), 시각장애(6천942명), 지적장애(6천845명) 등의 순이다. 이들은 주로 영구임대아파트 밀집지역 중심으로 거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5개 자치구 중 주거비용이 가장 낮아 저소득층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노인, 장애인 가구가 밀집해 지역발전은 더딘 반면, 복지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다.

 

복지관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수제 레몬생강청을 들어 보이고 있다. ⓒ소셜포커스

프로그램 축소 운영으로 휴관 최소화…올 초부터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

동구아름다운복지관은 지난 2017년 4월 20일 처음 문을 열었다. 사업비 89억원을 들여 연면적 2천765㎡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건립했다. 다목적강당, 체력단련실, 정보화교육실, 재활 치료실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개관 직후 이용 장애인들의 맞춤 프로그램과 서비스 환경 조성에 주력해 왔다. 그 결과 이듬해 한국장애인개발원으로부터 BF(장애물 없는 환경)인증을 받았다. 우선 넓은 복도를 활용해 전 층에 누구나 이용 가능한 간이 휴게공간을 설치했다. 또, 쾌적하고 안전한 이용을 위해 자연친화적 야외 휴게공간도 함께 마련했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발병한 지난 2019년 12월 시련이 찾아왔다.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명 이상 나와도 복지관 문을 닫았다. 결국, 거의 모든 프로그램은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유튜브에 활동 동영상을 올리고, ZOOM(줌, 비대면 화상) 교육으로 대체했다. 또, 비대면으로 방역물품을 나눠주고, 재활활동교재 대여는 드라이브스루로 진행했다. 수제 레몬생강청, 열무김치, 명절음식 등을 만들어 이용자 가정에 직접 배달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되자 가정에 고립된 이용자들은 답답함을 호소했다. “이렇게 살아서 뭐 하나. 차라리 죽는 게 낫다”라는 극단적 표현까지 나왔다. 이에 복지관은 조심스럽게 프로그램 운영 재개 쪽으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2020년부터 최대 이용 인원을 5~10명으로 최소화 해 반을 나눠 운영했다. 특히, 직업훈련반을 포함한 전체 프로그램 70% 이상을 대면으로 전환했다. 물론 실내 소독, 환기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감염사고 없이 진행해 왔다.

지난해엔 전체 프로그램의 90%까지 대면으로 전환해 진행했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악기연주를 제외한 나머지 모두 참여 가능했다. 또, 이마트와 쿠팡 납품업체 지원을 받아 무인바자회를 3차례 열었다. 가족캠프, 소그룹 나들이 등을 통해 지역주민과 소통 노력도 병행했다. 올 들어선 모든 프로그램이 코로나19 발병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이용자 수요와 만족도가 높은 식당과 카페도 전면 오픈돼 운영 중이다. 안마의자 등을 갖춘 행복건강증진실, 장기·바둑실, 체력단련실도 이전처럼 이용할 수 있다.

복지관 관계자는 “코로나19를 전후해 다양한 방법으로 이용자 욕구를 수렴하기 위해 정보화기술 활용 확대를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라며 “어렵고 힘들게 지나온 시간을 보내며, 끈끈해진 결속력으로 장애인 등 이용자 중심의 더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동구아름다운복지관 최재천 관장과의 일문일답.

최재천 관장.
최재천 관장. ⓒ소셜포커스

개관 5주년을 맞는 소회와 그간 주요 성과는

“개관 당시 주변에선 동구의 가장 외곽에 위치해 접근성이 떨어져 이용률이 낮을 거라는 우려가 많았다. 하지만, 누구나 찾고 싶은 복지관, 직원 모두 친절한 복지관, 이용자 꿈과 희망을 위해 함께 실천하는 복지관, 이용자 불편과 필요를 최우선으로 해결해 나가는 복지관이 되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상황 속에도 지속적으로 이용자가 증가해 1천800명 이상의 장애인 및 지역주민이 등록해 이용하는 시설이 돼 현재 서비스 분야별로 총 260여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주요 성과로는 BF인증 유지, 행복증진실 등 이용시설 확충, 작은 도서관 설치, 25인승 셔틀버스 증차 및 특장차 운행, 민관협력 및 부모교육 등의 분야 최우수기관 수상, 재수탁기관 선정 등을 들 수 있다.”

 

복지관 기본운영 방침 및 철학은

“동구아름다운복지관은 소통, 나눔, 실천, 섬김으로 아름다운 공동체 건설을 지향한다. '장애인과 함께 꿈꾸고, 소통하고, 행동하며 아름다운 길을 만들어가는 복지관'을 모토로 '이용자 중심', '섬김과 배려', '행복한 동행', '서비스 질 향상', '소통과 신뢰', '변화와 도전'이라는 6가지 핵심가치를 뒀다. 이용자 뿐만 아니 라 함께 일하는 동료 누구에게나 그들 처지와 심정에 공감하고, 그들이 참여할 공간을 열어주고, 그들이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타적인 근무환경과 문화 조성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올해 주요 현안 및 역점사업과 추진 경과는

지난해  7팀 55개 분야 219종 프로그램에서 올해 7팀 58개 분야 234종으로 15종 늘렸다. 하지만, 추가 프로그램은 운영할 공간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이용자 참여로 이루어지는 사업팀은 교통 접근이 쉬운 곳에 분관 운영을 계획 중이다. 또, 지난해 이용자 서비스 지원읠 질적 향상을 위해 맞춤형복지팀을 신설했다. 이용자 욕구와 필요에 대응하는 생애주기별사업인 '청춘학당' 같은 프로그램 추진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돌봄 서비스 확대를 통해 복지관 이용만족도 향상에 집중할 계획이다. 발달장애인 사회기여 활동과 일상생활 사회기술 훈련을 준비 중이다.

 

비대면 시대 장애인 직업재활과 취업 지원 노력은

“아직 조심스럽지만 그동안 비대면 중심의 직업훈련을 대면 중심의 훈련으로 전환해 장애인 직업능력을 개발하고 있다. 또, 직무지도원을 현장에 배치해 발달장애인의 현장 직무 경험을 강화했다. 이밖에 모든 사업장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도 비대면 교육보다 대면 교육을 우선 실시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지역사회나 유관기관과 우수협력사례가 있다면

“민관협력사업은 효동행정복지센터, 효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산내지역사회복장협의체(3개소)와 2018년도부터 거점동을 중심으로 지역주민 욕구를 파악하고 지역의제를 발굴해 다양한 지역사회 특화사업을 함께 했다. 이 중 저소득 가정 방문 조리 및 말벗 지원사업은 2019년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및 민관협력 활성화사업 성과공유대회에서 최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남대전 물류단지 사업협동조합, 가온 회, 산내기업인협회, 로타리클럽, 라이온스클럽 등 후원단체와 연계한 재능기부 및 물품후원, CMS 모금을 위한 개인후원자 발굴 등에도 적극 힘써 왔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남대전 물류단지 협력기관인 ㈜마루, 성경김 등 50여개 업체와 '제2회 마실와유 착한바자회'도 열어 큰 호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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