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코로나19 장애인 심리방역 ‘뒷전’
정부, 코로나19 장애인 심리방역 ‘뒷전’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8.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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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지원서비스 수행기관 수어통역사 전무
청각·언어 장애인 상담신청 월 평균 1건 불과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1만1789명 발생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피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확진자가 11만1789명 발생한 2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피검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정부의 코로나19 심리방역이 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수어통역사 없이 관련센터에 의존해 대기시간만 허비하면서다. 실제 평균 상담신청 건 수도 월 1~2회 정도로 손에 꼽을 정도다. 반면, 같은 기간 비장애인 상담신청은 수 십만 건을 훌쩍 넘어선다. 당초 정책홍보와 달리 장애인 전문상담원 양성엔 뒷전이란 지적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장애인 수어통역 심리지원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어통역사와 정신건강 전문가 도움을 받아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식이다. 대상은 코로나19로 불안, 우울 등 어려움을 겪는 청각 및 언어 장애인이다. 상담은 대면과 비대면 방식을 병행한다. 줌(ZOOM, 온라인 화상시스템) 또는 국가트라우마센터 방문을 통해 가능하다.

하지만, 서비스 도입 후 이용실적은 보잘것 없는 수준이다. 지난달 말까지 1년 여간 통틀어도 총 17건에 불과하다. 시행 첫 달(지난해 7월) 4건을 빼면 한 달에 1건 꼴이다.

비장애인 대상 심리지원 서비스 이용실적과는 딴 판이다. 지난해 복지부의 통합심리지원단 상담 건수는 118만7천244건이다. 월 평균 9만8천937건으로 청각 및 언어 장애인 상담과는 천양지차다. 통합심리지원단은 코로나19 국민 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 2020년 1월 구성됐다.

코로나19로 불안을 느끼는 장애인 의료수요와도 역행한다. 국립재활원의 ‘장애인의 코로나19 경험과 문제점’ 연구결과를 보면, ‘감염병 걱정이 매우 크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41.6%인 반면, 비장애인은 19.1%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외로움, 불안, 우울 등을 매우 많이 느낀다는 응답비율도 비장애인보다 각각 10.8%, 13.3%, 6.5%씩 높았다. 이 조사는 2020년 11월9일~12월6일 장애인 2천454명과 비장애인 99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서면설문 조사로 진행했다.

이런 이용실적 저조는 관련 인프라 구축 미흡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농아인은 문자로는 충분한 소통이 어렵고, 손말이음센터 역시 통화중계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신건강 전문 상담까지 지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음에도 국가트라우마센터 내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고 있다”며 “장애인도 즉각적이고 적절한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장애인을 전문 상담할 수 있는 상담원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 해당 서비스 수행기관인 국가트라우마센터엔 수어통역사가 없다. 결국, 수어통역센터에 상담일정을 조율하는 사전예약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신청자가 심리지원서비스를 받기까지 평균 5일 정도 걸린다. 번호만 누르면 바로 상담이 가능한 비장애인 심리지원서비스와는 대조적이다.

이에 복지부 정신건강관리과 관계자는 “청각·언어 장애인들이 보다 편리하게 심리지원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수어통역사 현장배치를 포함한 보완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담은 감염병 스트레스 마음돌봄 수어영상도 제작·배포해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코로나19 재유행이 이어지면서 2일 신규 확진자 수가 석 달 반 만에 최다치를 기록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11만1천789명 늘어 누적 1천993만2천439명이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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