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복합문화시설 ‘불안한 출발’
장애인 복합문화시설 ‘불안한 출발’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8.04 10: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울림플라자 계획수립 7년 만에 정지작업
혐오시설 논란 등 일부 주민 반대기류 여전
어울림플라자 위치도. ⓒ서울시
어울림플라자 위치도. ⓒ서울시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서울시 장애인 복합문화시설 건립이 우여곡절 끝에 첫 발을 뗐다. 계획 수립 후 통학 안전 등 지역주민 반대로 미뤄온 지 7년 만이다. 그러다 최근 주민의견을 일부 반영한 뒤 토지 평탄화 작업을 본격 시작했다. 하지만, 혐오시설 논란 등 반대 기류가 여전해 ‘가시밭길’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울시는 어울림플라자가 들어설 강서구 등촌1동 옛 한국정보화진흥원 부지에 가림막을 설치하고 경사지를 평탄화하는 등 사전작업을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내달 중순께부터 터파기, 흙막이 등 본격 공사를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완공 예정이다.

어울림플라자는 장애인·비장애인 복지·문화 복합시설이다. 총 사업비는 1천140억원(공사비 722억원, 토지비 418억원)이며, 지상 5층·지하 4층, 연면적 2만3천758㎡ 규모다.

이 곳엔 장애인 특화시설과 문화·체육 및 임대시설이 들어선다. 장애인치과병원과 객실, 회의실, 세미나실 등 연수시설이 조성된다. 장애인 관련 IT 기업이 입주하는 기술종합단지도 임대시설로 운영된다. 이밖에 수영장, 도서관, 다목적홀, 공연장, 전시공간, 체육관 등도 건립된다.

애초 시가 이 사업계획을 세운 건 지난 2015년이었다. 그러나, 부지 인근 백석초교 학부모 등 주민반대에 부딪혔다. 이들은 통학길 안전사고, 학습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공사에 반대했다. 한편에선 장애인 복지시설 자체를 반대하는 혐오시설 논란마저 불거졌다.

그러자, 시는 지난달 7일 학부모 설명회를 열어 주민의견을 일부 반영했다. 수영장 등 편의시설을 추가하고, 주차장을 확충하는 등 사업계획을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 시설 조성 규모도 대폭 축소됐다. 당초 지하 4층~지상 5층 전체를 장애인 시설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설계안이 전면 수정돼 지상 3~4층 일부와 5층으로 제한됐다.

그렇다고 주민 반대 기류가 완전히 해소된 건 아니다. 장애인·비장애인 학부모간 차별과 혐오시설 논란도 여전하다. 이 지역 주민 A(31·여)씨는 “3년씩이나 걸리는 공사기간 동안 아이들의 안전한 통학 환경과 소음대책이 완벽히 해결되지 않으면 다시 반대에 나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반면, 발달장애 자녀를 둔 B씨는 “겉으론 통학안전과 환경문제를 들지만, 장애인 시설에 대한 거부감으로 공사를 7년 넘게 반대해 온 게 공공연한 사실 아니냐”고 했다.

이에 시는 지속적으로 주민설득에 나서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내놨다. 시 장애인복지정책과 관계자는 “아직 주민들을 완전히 설득하지 못했고, 학부모들도 여전히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공사 사전작업과 함께 주민·학부모와 지속해서 소통을 이어가며 이해를 구해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