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복지’로 전 직원 자긍심 결집
‘행동하는 복지’로 전 직원 자긍심 결집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8.22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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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장애인 복지현장을 찾아서 ⑦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감 규모가 다시 들쭉날쭉이다. 최근엔 재유행 조짐 후 정점을 찍고 진정세로 돌아섰다. 그새 시민들은 장기간 코로나19 피로에 지칠대로 지쳤다. 그러자 엔데믹 전환을 더 늦춰선 안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미 산업계 전반에선 위드 코로나 경영전략을 채택한 지 오래다. 장애인 복지시설들도 일상회복을 위한 준비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역시 이런 수요에 맞춘 온갖 준비로 분주하다.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소셜포커스

LG복지재단 건립 기부채납 후 2003년 개관

애초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처음 문을 연 지 올해로 19년째다. 지난 2002년 LG복지재단이 건물을 세워 목포시에 기부 체납했다.공사비 19억3천만원이 들었으며, 연면적 1천758㎥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다. 보호작업장 물리·작업치료실 교육재활실, 심리치료실 등 장애인 재활시설을 갖췄다. 또, 장애인 전용 주차장, 엘리베이터 등 장애인 편의시설도 함께 설치했다.

그리고, 이듬해 7월 사회복지법인 광명 복지관으로 개관해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1층에 보호작업장, 직업적응훈련실, 프로그램실, 운동치료실을 운영 중이다. 2층에는 통증크리닉실, 체력단련실, 재활운동실, 언어·미술·놀이인지 치료실, 강당(다목적실) 등이 있다.

도심 주택가 한 복판에 있어 입지가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접근성과 공간 활용 면에서 여러모로 취약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평일 이른 시간에도 이용자들은 제법 모여들었다.

1층 구내식당에 들어서니 30여 명이 이미 줄지어 서 있었다. 복지관 식당을 찾는 식수인원도 하루 평균 200여명 정도다. 이들 대부분 식단 구성과 서비스 편의에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날 식당을 찾은 A(61·여)씨 는 “맛있는 건 물론이고 내 놓는 밥과 반찬 모두 정성 가득한 손길이 느껴져 매번 즐거운 마음으로 식사하고 돌아간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용자도 “직원 분들이 일일이 식판에 음식을 담아 내가 앉아 있는 곳까지 직접 가져다 주니 몸이 불편해도 부담없이 편한 마음으로 한 끼를 채울 수 있어 너무 좋다”라고 했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가능했다는 게 복지관 측 설명이다. 장은채 관장은 “매일 점심시간마다 직원 2~3명씩 번갈아가며 이용자들의 식사 안내와 배식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직원 모두 이를 불편으로 여기지 않고 선뜻 나서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복지관 직원이 직접 배식을 맡아 시설 이용자들이 있는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 주고 있다. ⓒ소셜포커스
복지관 직원이 직접 배식을 맡아 시설 이용자들이 있는 자리까지 음식을 가져다 주고 있다. ⓒ소셜포커스

 ‘행동하는 복지’ 성과, 정부 시설평가 전 영역 A 등급

복지관 건립이념인 ‘행동하는 복지’를 관통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장애인 당사자 복지 구현이란 사명감 하나로 똘똘 뭉쳤다는 얘기다. 이는 복지관 누리집의 직원 각자 소개문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가족같은 마음으로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습니다’, ‘첫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무엇을 원하시는지 귀기울여 듣겠습니다’, ‘도움이 필요하실 때 언제든 찾아주시면 발 빠르게 웃음과 행복을 가지고 찾아가겠습니다’, ‘끊임없는 웃음에너지로 행복하게 도와드리겠습니다’ 등이다.   

정부의 시설평가에서도 전 분야 A 등급을 받는 등 두각을 보였다.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사회복지시설 평가결과’를 보면, 목포장애인종합복지관은 시설·환경, 재정·조직운영, 프로그램서비스, 이용자 권리, 지역사회 관계, 시설운영 등 6개 평가영역에서 모두 A 등급을 받았다. 전남에선 무안군장애인종합복지관을 제외하면 유일하다. 전국 장애인종합복지관 144곳을 통틀어도 전 분야 A 등급은 35곳 뿐이다.

특히, 이 중 프로그램 서비스가 높게 평가받았다. 우선 복지관 대표사업인 고령 독거장애인 집중관리서비스가 눈에 띈다. 재가복지 서비스 중 하나로 2020년부터 시작한 복지관 고유 사업이다. 매일 모니터링을 통해 고령, 독거, 중증장애인의 안전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이들 가정에 활동감지센서를 부착해 고독사를 방지하고 안전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총 26명의 장애인 가정에 활동감지센서를 설치해 관리 중이다.

발달장애인 성인기 자립을 위한 부모 교육. ⓒ소셜포커스
발달장애인 성인기 자립을 위한 부모 교육. ⓒ소셜포커스

발달장애인 부모교육 등 프로그램 다채…공생원 등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여지

발달장애인 성인기 자립을 위한 보호자 교육도 빼놓을 수 없다. 발달장애 자녀를 둔 부모의 자녀 미래 설계를 돕기 위한 취지다. 부모 자조모임을 구성하고 생애성장 포트폴리오 제작 등을 교육한다. 자녀 홀로 남겨둘 걱정에 잠 못 이루는 노부모에겐 절실한 내용이다.

또, 청소년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방과후 활동서비스도 있다. 만 6~18세의 지적 및 자폐성 장애인 대상의 사회서비스다. 이들에게 취미, 여가, 직업탐구, 관람,  체험 등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활동시간은 월 44시간(평일 오후 3~7시)이며,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다.

이밖에 치과진료, 통증클리닉 등 의료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치과진료는 지역 의료기관과 연계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증클리닉은 의료진단 기반의 물리치료를 주 2회 받을 수 있다. 표층열치료, 심부열치료, 간섭파치료, 근피신경자극치료 등이 있다. 

향후 지역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도 기대된다. 우선 국내 아동복지사업의 효시 격인 목포 공생원을 들 수 있다. 94년 된 호남 최고(最古)의 사회복지시설이자 기독교 성지다. 1928년 윤치호 전도사가 고아 7명을 데리고 목포시 대반동 유달산 자락에 터를 잡은 게 시작이다. 이후 일본인 아내 다우치 치즈코(한국명 윤학자)와 함께 고아들을 거둬 보살폈다.

1950년 한국전쟁 발발 당시에는 전쟁고아가 밀려들면서 500명을 훌쩍 넘었다. 그러자 윤치호는 모자라는 식량을 구하기 위해 집 밖을 나섰다가 행방불명됐다. 그래도 윤학자는 숱한 어려움에도 남편을 기다리며 5천여명의 고아를 길러낸다. 1968년 그녀가 세상을 떠날때도 수 만명의 인파가 슬픈 이별을 아쉬워 했다. 당시 목포시민 전체 10만여명 중 3만여명이 목포역 광장에 모여 눈물 흘렸다. 정부도 그녀의 숭고한 정신을 기려 외국인 여성 최초로 문화훈장을 수여했다.

이 모든 게 사회복지의 역사와 정신을 설명하는 콘텐츠로 제격이란 평가다. 정경호 사무국장은 “목포시는 근대 역사문화 자원의 보고로 불릴만큼 과거와 현재, 미래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곳”이라며  “사회복지시설의 상징적 존재인 100여년 역사의 공생원도 사회복지사업 발전과정을 소개하는 역사·문화·관광 콘텐츠로서 활용가치는 무궁무진하다”라고 했다.

 

다음은 장은채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과의 일문일답.

장은채 관장.
장은채 목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 ⓒ소셜포커스

취임 소감과 그간 복지관 주요 성과는

“먼저, 개관 이래 19년 동안 이용 고객들을 ‘함께하는 마음’으로 섬겨온 우리 복지관 관장으로 취임하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직원들과 함께 기관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용 고객이 환하게 웃으며 찾아 오고 싶어하는 복지관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우리 복지관은 2003년 7월 11일 개관해 현재까지 19년이란 긴 시간 동안 고객들과 같이 호흡하며 목포지역 장애인복지 발전에 기여해 왔다. 특히, 2020년 사회복지시설 평가에선 이용 고객의 성원과 전직원들의 노력을 통해 전 분야 A등급으로 전라남도 장애인복지관 중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앞으로도 이용자협의회를 중심으로 이용 고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유관기관 및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

복지관 기본운영 방침 및 철학은

“저를 비롯한 우리 복지관 전직원은 장애인 당사자 주의에 입각해 이용 고객들이 지역사회에 자립을 지원하는 디딤돌로서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특히, 코로나 19라는 글로벌 위기 속에 대부분 외부 활동이 어려웠던 이용 고객을 위해 모두가 처음 경험하는 위기의 순간들을 잘 견뎌왔던 만큼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으로의 복귀’라고 생각하며 우리 직원들은 열과 성을 다하겠다. 언제나처럼 함께 모여 교류할 수 있는 만남의 장, 흥겹고 즐거운 복지관, 지역사회와 함께 만들어 가는 복지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 우리 이용 고객들 역시 각종 프로그램에 높은 참여도와 큰 만족도로 화답해 주고 있다. 이제는 현재의 분위기를 유지하며, 양적으로 질적으로 더 풍부한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

올해 역점사업과 현재 추진 경과는

“첫 번째 올해 신규 역점사업은 ‘발달장애인 성인기 자립을 위한 보호자교육’으로 발달장애인 자녀의 행복한 내일을 채워주는 준비 프로그램이다. 발달장애인의 성인기는 보호자가 자녀와 함께 경제·심리적 자립을 준비하는 시기이지만 보호자는 자신의 고령화와 맞물려 성인 자녀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 커진다. 이에 우리 복지관에서는 장애인부모연대 목포시지부와 함께 성인발달장애인의 사회적 보호와 자녀의 자립을 준비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생애성장 포트폴리오 제작교육’과 자조모임인 ‘수다방’을 운영 중이다. 두 번째로는 2020년부터 시작한 우리 복지관 고유사업인 ‘고령독거장애인 집중관리서비스’가 있다. 이 사업은 고령독거장애인의 위기관리를 통해 고독사와 위기상황 탈출을 지원하고자 기획됐다. 복지관의 재가복지서비스 고객은 대다수가 고연령이며 1인 가구가 많고 기초생활 수급자의 비율이 매우 높다. 이중 장애·독거·고령의 3중고를 겪고 있는 이용 고객 30명을 선정해 위험에 홀로 노출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고 있다. 우선 서비스 이용 고객 선정 조사지를 활용해 참여자를 선정하고, 가정 내 ‘응급안전알리미’라는 활동감지센서를 설치해 우리 직원들이 매일(주말 및 공휴일 포함) 컴퓨터나 휴대전화로 수시로 응급상황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고 있다.”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을 앞두고 장애인 직업재활과 취업지원 분야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현장에서 요구되는 구체적인 대응은

“우선, 여러 직업재활시설과 복지관의 경험과 대응 과정들을 공유하며 더불어, 감염 예방 및 대처를 위해 전직원이 매뉴얼을 수시로 숙지하고 반복적인 교육을 통해 직업적응훈련 참여고객들의 안전을 담보하는 게 중요하다. 직업탐색과 직무체험 훈련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의 활용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다양한 직업훈련 방법을 모색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소그룹이나 개별지원, 비대면과 비접촉, 비활동성 직업훈련 등을 적용하여 더욱 유연한 활동을 꾀할 수 있다. 이는 참여자 목표나 수준을 고려할 수 있고, 엔데믹 시대의 방역지침 변화에도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온라인 접근성 강화를 위한 훈련과정 신설과 가정 내 온라인 지원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지원 환경이 마련된다면 참여자 맞춤형 교육과 훈련도 가능하다. 대면서비스로 이뤄지던 참여자 상담도 유선이나 비대면 영상통화 등으로 영역을 확대하면 양질의 서비스 마련에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 및 유관기관 간 긴밀한 협력도 필수요소다. 그간 우수 협력사례가 있다면

“2017년 시작한 ‘전남장애인권익옹호네트워크’사업이 대표적이다. 우리 복지관이 주축이 돼 전라남도 지역장애인복지관 및 유관기관이 함께 발달장애인 권익옹호 향상과 전문가 양성, 관련 프로그램을 함께 연구하고 개발하며, 사례 지원을 위해 18개소 기관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 오는 10월에도 자기주장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이에 다양한 활동들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목포시 사회복지기관 18곳이 모여 사례 공유 및 지원 방안 사례집 발간 등 활동을 하는 ‘목포시사례관리네트워크’ 사업이 있다. 장애인 분야는 우리 복지관이 대표 사례로 선정돼 다양한 외부 자원을 연계하며 멘토가 되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전남지역 장애인복지관 및 장애인단체와 함께하는 여성장애인교육지원사업도 전남도내 여성장애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애인 복지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현 정부에 대한 기대는

“우리 복지관은 지난 6월 전남지체장애인협회, 장성군장애인종합복지관, 강진군장애인종합복지관 등과 공동으로 장애인 개인예산제를 주제로 ‘제1회 전라남도 장애인 정책토론회’를 했다. 현 정부의 47번째 국정과제인 ‘장애인 맞춤형 통합지원을 통한 차별 없는 사회 실현’의 주요 내용이었으며 현 정부의 주요 정책과제이니만큼 활발한 논의와 함께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우리 복지관은 ‘장애인 개인예산제도’를 현장에서 적극 응원하고 함께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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