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신간]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8.24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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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여성 7명 차별 상처 담은 에세이집 출간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 책 표지. ⓒ글을낳는집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장애 여성 7명의 생애를 더듬어가며 기록한 에세이집이 출간됐다. 발달장애, 뇌병변, 왜소증 등 저마다 겪어온 차별과 상처를 담았다.

광주시 장애인복지시설 실로암사람들과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는 공동 기획으로 신간 ‘나에게 새로운 언어가 생겼습니다’를 출간했다고 23일 밝혔다.

광주장애인가정상담소에서 6개월간 진행된 ‘장애 여성의 자기 역사 쓰기’ 수업의 결과물이다. 한국 사회에서 장애 여성으로 살아가는 의미 등에 대한 저자들의 솔직한 생각이 담겼다.

책 제목은 최송아 씨의 글에서 따왔다. 최 씨는 장애인 특수학교에서 초중고 과정을 마쳤지만 글을 읽을 줄 몰랐다. 그러다 평생교육원에서 3년간 문해교육을 받고나서야 읽고 쓸 수 있게 됐다. 최씨는 “내 연필은 휴대폰”이라며 “글이 보이기 시작하니 하고 싶은 말도 많아졌다. 글로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했다.

그는 뇌병변 장애인으로, 여섯 살 때 장애인 생활시설에 입소했다. 이후  시설에서 29년간 지낸 뒤 서른다섯 때인 2019년 자립했다. 재활치료를 통해 조금씩 몸을 움직일 수 있게 된 그는 “남보다 느리다 할지라도 달팽이처럼 거북이처럼 기어서라도 가고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고 싶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장애 여성들은 잊힌 존개가 아닌 삶의 주체로 거듭난다. 이들은 가족에게서 “뭣허냐? 병신다리 누가 보믄 어쩔라고 그려. 방으로 안 들어갈래!”(임은주 ‘방 안 퉁수’)라는 모진 말을 듣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도 “장애가 있는 여자와 결혼하면 끝까지 잘 산다는 보장이 없다”(정아 ‘셋에서 둘로’)며 반대에 부딪힌다.

그러나 현실에 절망하지 않고 더 나은 삶을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 기술을 배워 일하고, 반대를 무릅쓰고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고, 그림을 그리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삭발을 하고, 글을 배워 그동안 누구도 알아주지 못한 아픔을 표현한다.

김용목 실로암사람들 대표는 서문에서 “장애인으로서가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 자신을 세워온 이들의 꿈과 삶을 날것으로 만나게 해준다”며 “이 책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고 '내일'을 담고 있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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