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무력감 지적에 정치권 ‘딴전’
정치 무력감 지적에 정치권 ‘딴전’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11.1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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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장협, “보신주의가 국민 정신문화 망쳐”
정치권, 정치 효능감 비판에 모르쇠로 일관
김광환 중앙회장.
김광환 중앙회장.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장애계가 정치권을 향한 작심발언을 쏟아냈다. 정치적 기대와 효능감의 추락을 신랄히 꼬집었다. 보신주의와 무기력증, 타협없는 정치에 대한 비판이다. 이에 정치권은 직접 대응을 피하며 한 발 뺐다. 해묵은 자립과 용기 타령을 하며 여전히 딴전이다.

김광환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11일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22회 전국지체장애인대회’에서 “정치는 극단적 이념 대립과 진영 논리에 시달리고 지역감정을 고착화 하며 포퓰리즘과 팬덤정파로 국민 정신문화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보수·진보 양 진영의 퇴행적 요인을 짚었다. 김광환 회장은 “정의와 합리적 판단, 상식과 공정이 사라지는 사회가 돼 가고 있는 것 같아 몹시 가슴 아프다”며 “우파는 보신주의와 무기력증에 빠져 있다. 현실이나 미래에 대한 개혁의지도 약화된 채 그저 몸 사리기에 바쁘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타협에 미온적인 진보 진영의 구태도 지적했다. 그는 “좌파도 자신들 주장을 절대선으로 믿고, 자기합리화와 선동, 감성적 포퓰리즘으로 국민을 현혹하고 있다”며 “애초 내걸었던 순수한 이념이 비릿한 집단의 이익과 탐욕으로 변해 국민 눈쌀을 찌푸리게 하며, 과거 학생운동의 투쟁방식이 국가운영에서도 한심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정치인 과대평가에 대한 경계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정치인은 결코 신이 아니며, 그들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며 “우리는 우상과 같은 신을 뽑는 게 아니라 좀 더 덜 나쁜 사람,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치권은 정치 효능감 지적에 모르쇠로 일관했다. 애꿎은 장애인 자립과 용기, 좌절 금지만 다시 소환했다. 이날 내빈으로 참석한 국민의힘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당장 힘들어 좌절하고 싶을 땐 일단 시간을 흘려보내고, 일할 수 있는 위치에서 제 할일을 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며 “장애인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버려선 안된다”라고 했다.

되레 너스레를 떨며 장애인단체간 공조를 부각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김광환 회장님이 말씀하신 좀 더 덜 나쁜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다른 단체와도 협업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이미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한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앞서 지적된 정치적 기대와 무력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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