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운전자 시대, 대비 서둘러야
고령 운전자 시대, 대비 서둘러야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3.02.13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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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위험 따른 사회적 비용 지출
고령자 운전면허 갱신·반납제 정착 시급

[소셜포커스 양우일 객원기자] = 한 나라의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은 고령화 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화 사회로 구분한다. 우리나라는 2015년을 기준으로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13.1%가 넘은 고령화 사회다. 2025년에는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추계(도로교통공단)
우리나라 인구추계. ⓒ도로교통공단

급격한 고령자 증가와 함께 고령 운전면허 소지자도 같이 늘어나고 있다. 교통사고는 전체적으로 감소추세에 있으나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증가하고 있다. 피해 규모도 상대적으로 크다. 국내·외 자료를 살펴보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 인한 사망률이 일반인의 사고에 비해 약 6배 정도 높다.

최근 5년간 고령자 교통사고 추세(도로교통공단)
최근 5년간 고령자 교통사고 추세. ⓒ도로교통공단

증가하고 있는 고령운전자 교통사고는 고령자에 대한 운전 교육이나 안전의식 향상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고가 늘어나고 사고피해도 증가하는 이유는 고령자의 신체기능 저하로 인지능력과 반응능력에서 비롯된다. 그런데 고령 운전자의 의식은 이와 일치되지 않는다. 실제로 60대 초반 운전자의 의견을 청취해 보면 최소 75세까지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신체건강한 고령운전자가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PIXABAY)
신체건강한 고령운전자가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다. ⓒPIXABAY

2018년 도로교통공단의 연령별 운전자 신체능력 설문 조사에서 70대 이상 고령자의 75.7%가 자신의 신체 능력이 '좋다'고 응답했다. '나쁘다'는 응답은 없었다. 실제 측정 시 고령 운전자의 돌발 상황 반응시간은 1.4초로 비고령 운전자의 0.7초보다 2배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제동거리 반응도 30~50대 운전자에 비해 2배 정도 길게 나타났다.

도로교통공단은 “고령화에 따른 인간의 인지·신체기능 저하로 안전운전의 필수적인 능력인 시력, 청력, 근력 및 손, 발의 협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고, 젊은 운전자들에 비해 교통 환경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속도가 느려 위험 상황에 순간적인 대응 능력과 빠르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으로 고령운전자 사고의 주된 원인으로 분석했다.

우리나라 운전면허 갱신주기는 65세 미만은 10년, 65세 이상은 5년, 75세 이상은 3년이다.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반드시 현장에서 적성검사, 교통안전교육 2시간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교육에는 기억력과 주의력 등을 진단하는 '인지능력 자가진단'이 포함된다. 치매 의심 운전자는 별도로 간이 치매 검사를 거쳐 수시 적성검사 대상으로 편입한 뒤 정밀진단을 거쳐 운전 적성을 다시 판정한다.

치매검사 순서와 방법(도로교통공단).png
치매검사 순서와 방법. ⓒ도로교통공단

연령대별 사고 발생률을 고려한다면 운전면허 갱신과 적성검사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100세 시대를 말하며 건강한 고령운전자가 늘어나지만, 전반적으로 신체기능 저하로 인지능력과 반응능력이 떨어지는 것을 어쩔 수 없다. 6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갱신주기를 단축해야 하며 70세 이상 고령자에 대해서는 매년 갱신으로 바꾸어야 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운전면허 반납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자진 반납비율이 저조하여 실효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에 대한 운전제한은 이동 자율권확보나 취업 및 생계 문제를 고려할 때 일방적으로 강화하거나 강제하기 힘든 사회적인 측면이 있다. 충분한 토론 및 의견이 모아져야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일방적으로 고령자의 운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운전자가 인지능력, 상황판단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자각하면 장거리나 복잡한 시내 운전은 피하는 것도 사고위험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다.

사회구성원 모두 만족하는 면허제도가 합의되어야 한다(PIXABAY).
사회구성원 모두 만족하는 면허제도가 합의되어야 한다. ⓒPIXABAY

제도적으로 완비할 수 없다면 고령 운전자는 스스로 안전 수칙을 잘 지켜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첫째, 장거리 운전이나 야간 운전을 할 때 서행 운전해야 한다. 둘째, 운전 중 피로감을 느낀다면 반드시 졸음쉼터나 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셋째, 돌발 상황에 대해 미리 목적지와 운전경로를 파악해 두어야 한다. 넷째, 자동차에 “실버마크”를 부착해야 한다. 다섯째, 운전 중 스마트폰, DMB, 네비게이션 등을 조작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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