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단체 연합체의 ‘위상’과 ‘염치’
장애인단체 연합체의 ‘위상’과 ‘염치’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3.08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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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민 기자
윤현민 기자

요즘 정치권에선 반란표 색출과 처단 타령으로 난리다. 야당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을 두고 셈법이 엇갈리면서다.

또, 사이비 교주의 치 떨리는 악행도 국민 공분을 사고 있다. 넷플릭스 다큐를 통해 돈과 성 착취의 추악한 전모가 밝혀졌다. 종교로 포장한 가짜 신의 민낯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야 할 일과 해선 안 될 일을 뒤죽박죽으로 만든 경우다. 이보다 위험한 건 해야 할 일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 ‘몰염치’다. 사회 공공이 요구하는 역할을 망각한 ‘부작위’인 셈이다.

장애인단체들을 대표한다고 자처하는 두 곳이 그렇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장총련)와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한국장총)이다. 이들 다 각종 장애인단체를 회원으로 둔 연대 조직이다. 모두 장애인 인권과 권익 증진을 설립취지로 내세웠다.

하지만, 최근 몇 년 행보를 보면 그 취지가 무색해진다. 당장 여의도 이룸센터 앞 불법농성에 대한 태도에서 드러난다. 건물 정문을 막아선 채 2년 가까이 진을 쳐도 무덤덤한 모습이다. 맞불 대응이랍시고 컨테이너를 두고 대치했지만, 이내 철거했다. 이후 변변한 성명서나 입장발표는 없었다. 그새 농성단체가 설치한 컨테이너와 몽골텐트는 이미 흉물이 됐다. 이들 단체는 지금도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벌이며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이룸센터는 14개 장애인단체가 한 데 모인 상징적인 곳이다. 농성장으로 변질되기 전까진 앞 마당에서 문화행사도 활발했다. 그러나, 농성단체가 독차지한 지금은 철 지난 얘기다. 사실상 이를 눈 감은 장총련과 한국장총 탓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장애인 권익을 챙기겠다는 설립취지도 온데간데 없어진 모양새다.

‘장애인 편의증진의 날’ 제정에도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 우선 이 기념일을 모르고, 필요성도 선뜻 인정하지 않는다. 기념일 제정 취지나 추진 배경을 이해하려는 노력도 없다. 그러면서 관련법 국회 통과에 대한 질문엔 대답을 기약없이 미뤘다. 모두 말단직원이 아닌 팀장급 입에서 나온 말들이다.

해당 기념일은 교통약자 접근성과 밀접히 관련됐다. 지하철 시위로 왜곡된 장애인 이동권의 사회인식 변화가 목적이다. 시민불편을 강요하는 일부 단체의 일방적 시위를 향한 경고음이기도 하다. 장애인 이동권 개선을 위한 선진사례를 적극 활용하는 취지다.

해외에선 장애인과 이동약자를 위한 다양한 캠페인이 펼쳐진다. 영국의 ‘Access Day(장애인접근성기념일)’가 대표적이다. 이날 테마놀이공원, 음식점, 공연전시장, 교통기관 등이 참여한다. 장애인과 동반자 등에겐 각 시설 이용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전국민이 장애인 이동권을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이다.

이래도 ‘편의증진의 날’이 대수롭지 않은 기념일일까? 두 단체의 무책임과 비전문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각자 위상은 전문성과 공감 노력을 토대로 만들어진다. 둘 다 없다면, 부끄러운 줄 아는 ‘염치’라도 있어야 한다. ‘장애인 권익 신장’이 단체 설립취지가 맞다면 더 그렇다. 더 이상 주어진 역할을 외면하지 말고 공부했으면 좋겠다. 그것이 회원단체는 물론 장애계 전체와 사회 이익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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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아 2023-03-16 07:22:11
장총과 장총연은 누구를 위한 단체인가?
탈시설로 고통받을 때도 외면하고 오히려 앞장서서 밥그릇을 챙기지 않았던가?
이제는 해산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