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성 찾고 장애인 쉼터 본산 도약“
“정통성 찾고 장애인 쉼터 본산 도약“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4.26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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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수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장 인터뷰
고현수 관장.
고현수 관장.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복지관 건립 당시 정통성을 회복해 장애인 쉼터 본산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고현수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장이 제시한 복지관 미래상이자 당찬 포부다. 그는 탐라장복 태동기를 함께 한 원년멤버다. 지난 1997년 복지관 구상·설계 단계부터 직접 참여했다. 

애초 복지관 건립은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제주협회(제주지장협) 제안으로 시작됐다. 당시 한태만 제주협회장이 신구범 제주도지사에게 그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다. 평소 장애인 복지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가진 신구범 지사도 선뜻 수용했다.

처음 밑그림은 지금의 장애인종합복지관과는 조금 달랐다. 장애인 쉼터 기능의 장애인회관을 세우는 게 원래 구상이었다. 기존 제주도장애인종합복지관의 제한적 기능이 일부 작용했다. 해당 기관이 아동 치료 및 재활에 치중하면서다. 당시만 해도 성인 장애인이 서비스 받고 쉴 만한 공간은 없었다. 치료 목적의 1차 재활이 아닌 2차 재활 기관이 부재했다는 얘기다. 2차 재활은 건강, 생활, 문화, 체육·레저 등 분야를 망라한 개념이다. 당장 성인 및 고령 장애인에게 필요한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런 배경 아래 장애인회관 건립이 추진됐다. 이 때 제주지장협 기획부장으로 있던 고현수 관장에게 중책이 맡겨졌다. 우선 그는 2차 재활 기능의 종합 배치에 초점을 맞췄다. 건강, 체육, 문화·예술, 레저 영역의 효율적인 구성이다. 지하 1층엔 공중 목욕탕격인 수중 재활센터를 뒀다. 이용자 개인 위생과 건강 관리를 위한 시설이다. 또, 1층엔 장애·비장애 아동 통합보육실, 3층엔 체육관을 각각 배치했다. 

하지만, 향후 운영비 재원 마련이 문제였다. 결국 자구책을 찾지 못해 장애인복지관으로 선회했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00년 2월 2일 복지관이 개관했다.

그러나, 정작 기관 수탁운영은 장애인총연합회 몫이었다. 당시 시가 운영주체로 장애인단체 연합조직을 요구해서다. 대외적으로 대표성을 띤 조직이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이후 한태만 협회장 주도로 장애인총연합회가 만들어졌다. 여기엔 시각장애인연합회, 농아인협회 등이 함께 참여했다. 복지관 건립의 시작과 끝에 지장협이 있었던 셈이다.

이후 장애인총연합회는 23년간 복지관을 운영해 왔다. 그러다 지난 2월 운영주체가 지장협으로 새로 바뀌었다. 그새 복지관은 직원 횡령, 보고체계 문란, 직장 내 괴롭힘 등이 만연했다. 후원물품을 외부로 빼돌리거나,  외부인을 사칭해 온라인 민원게시판에 직원 험담을 적는 식이다. 이 같은 내용의 내부 제보가 있어도 쉽게 묵살되기 일쑤였다. 장애인 쉼터를 기치로 내건 복지관 건립정신과 영 딴 판이다.

당장 구태의 조직문화 개혁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고현수 관장도 정통성 회복과 조직문화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장애인총연합회 수탁운영 기간 켜켜이 쌓인 비정상적인 조직문화 탓에 이제 직원들 사이에 기본 신뢰도 붕괴된 상태”라며 “조직 전반의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라도 이제 관장을 포함한 모든 직원의 인사고가는 다면평가로 진행해 투명성과 공정성부터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일방적인 지시로 부서간 협업이 없었던 것과 다르게 이젠 부서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비판과 대안 제시가 활발해지면서 신규사업도 15개 늘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전국 조직인 지장협의 운영철학에 대한 기대도 내비쳤다. 고현수 관장은 “수탁기관인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부정, 불법, 비리, 갑질과는 일체 타협하지 않는 곳인 만큼 우리 복지관도 신뢰에 기반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와 개혁을 일궈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수십년간 잘못된 관행과 조직문화로 고착된 부당하고 불합리한 대우와 업무평가도 분명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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