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급여 받기 더 까다로워진다
실업급여 받기 더 까다로워진다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3.05.0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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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수급자 수급액 최대 50%까지 감액
부정 수급 시 전부 반환 및 최대 5배 징수

실업급여는 비자발적 퇴직자에 대하여 적극적인 재취업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경기침체로 고용 한파가 지속되면서 신청자가 늘어나 지난 3월에는 1조원이 넘는 실업급여가 지급되었다.  5월부터는 실업급여 지급조건이 본격적으로 깐깐해진다. 실업으로 인한 구직활동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받는 일명 나이롱 실업급여 신청자가 늘어나면서 실업급여 지급 인정기준을 강화한 것이다.

2023년 3월 실업급여 신청현황(고용노동부)
2023년 3월 실업급여 신청현황 ⓒ고용노동부

최근 지인이 오랫동안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며 비자발적 퇴직자가 되었다. 실업급여 수급 대상자가 된 것이다. 지인을 따라 실업급여 신청과 지급과정을 살펴봤다.

지인은 3월 31일 자로 퇴직했다. 실업급여는 퇴사한 다음 날부터 12개월 이내로 지급되기 때문에 실업하면 바로 신청하는 것이 좋다. 거주지는 서울 송파구 고용보험센터 동부지사 관할이다.  4월 3일 실업급여를 바로 신청하였다. 이미 많은 실업급여 신청자가 번호표를 뽑고 대기하고 있었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상담창구에 앉아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상담을 시작했다.

실업급여를 신청하려고 대기중인 사람들
실업급여를 신청하려고 대기중인 사람들 ⓒ소셜포커스

온라인 동영상 교육을 사전에 듣고 왔다고 하자 확인한 후 전 직장에서 아직 퇴직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며 신청서를 접수했다. 보통 1주일 정도 소요된다고 했다. 접수 후 다음 창구인 실업 인정 담당구역에서 대기하면 추가 설명이 있다고 했다. 실업인정 창구 담당자는 많은 신청인들과 상담으로 얼굴이 밝지 않았고 지쳐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신청인에게는 별로 달갑지 않은 모습이었다. 어차피 하는 일인데... 예약증을 받았다. 지인은 270일 장기수급 대상자로 인터넷 출석이 불가능하고 센터 출석 교육만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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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차 실업교육은 1회 구직활동으로 인정된다. ⓒ소셜포커스

실업급여는 일반, 반복, 장기, 만 60세 이상 또는 장애인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실업급여는 구직급여, 연장급여, 취업촉진수당(조기재취업수당, 직업능력개발수당, 이주비, 광역구직활동비)를 통칭하는 용어다. 보통 실업급여로 알고 있는데 법적 용어는 구직급여가 맞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구직급여 수급자에 해당한다.

4월 17일 동부고용보험센터 교육장은 꽉 찼다. 대상자들은 강사의 설명에 집중하고 받아 적고 질문한다.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서는 재취업 활동, 즉 구직활동을 해야 한다. 재취업 활동 내용은 실업급여 대상자 분류에 따라 다르다. 5월부터는 수급 자격을 인정받기 위해 반복, 장기 수급자의 구직활동은 강화하고, 60세 이상 및 장애인은 완화하였다.

실업급여대상자 분류및 재취업활동기준(고용노동부).png
실업급여대상자 분류및 재취업활동기준. ⓒ고용노동부

구직활동은 실업급여를 수급하는데 아주 중요하다. 과거에 어느 정도 인정했던 느슨한 구직활동 규정은 바뀌어 깐깐하고 촘촘하게 변경되어 잘 살펴서 활동해야 한다. 구직활동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 실업급여를 받지 못하게 된다. 센터에 와서 울고 불고 해도 소용없다고 했다.

고용보험센터에서 4월 17일 1차 실업급여 교육을 받으면 구직활동이 1회 인정되어 4월 18일에 구직급여가 입금된다고 했다. 다음 날 문자음이 울리며 8일분 구직급여가 통장에 입금되었다.

1차 교육에서 열심히 귀를 귀울이고 있는 구직자들
1차 교육에서 열심히 귀를 귀울이고 있는 구직자들. ⓒ소셜포커스

실업급여 재원인 고용보험료는 대부분 대기업 근로자들의 급여에서 나온 것이다. 대기업을 비난하고 욕을 해도 반대편에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조금이라도 옅게 하는 좋은 역할을 한다. 그 세금이 없었다면 실직자들은 지금처럼 폭넓게 지원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는 이렇게 양면이 존재한다.

지인은 퇴직하면서 구직활동을 열심히 했다. 다행히도 빠르게 재취업이 결정되었다. 구직급여와 같은 금액이라도 구직급여 받는 것보다 일을 해서 돈을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인들의 반응은 다양했으나 실업급여를 다 받고 재취업하지 그랬냐는 반응이 많았다. 조기 재취업을 문의하려고 전화를 하니 바로 문자가 오며 전화는 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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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누리집 중 개인서비스- 재취업신고서 화면. ⓒ고용노동부

”고용보험 누리집(www.ei.go.kr) 접속 후 개인서비스 실업인정 취업사실 신고서 입력 및 전송 근로계약서 또는 재직 증명서 파일 첨부 전송확인 취업, 자영업 일로부터 2개월 이내 접수필요 미 접수시 급여 소멸“이라는 문자가 왔다. 취업 사실 신고서 작성 후 저장하고 제출하면 민원접수란에 등재된다. 재취업신고를 끝내니 홀가분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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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신고후 전송이 완료된 상태. ⓒ고용노동부

조기재취업수당은 구직급여 수급자의 실업기간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안정된 직업에 빠르게 재취업할 수 있도록 장려하기 위한 제도다. 지급조건은 소정급여의 1/2 이상 남기고 있는 상태에서 재취업한 날로부터 12개월간 단절없이 계속 고용되었을 때 남아 있는 소정급여의 1/2을 1년 후에 지급하는 제도다. 이때도 신청하여야 한다. 고용보험에서 알아서 지급하지 않는다.

실업급여 지급 후에는 모니터링을 통해 구직활동을 허위로 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면접 또는 취업 거부 시 사전 경고나 구직급여 부지급 등의 제재가 가해진다. 실업급여 부정 수급 시 그 동안 받은 실업급여를 전부 반환하고, 부정 지급 금액의 최대 5배를 징수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최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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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급여 지급절차. ⓒ고용노동부

실업급여의 긍정적 측면에도 불구하고 지금처럼 180일만 고용되어 일하다 퇴직하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이 반복적으로 주어지는 것은 근로 의욕을 감퇴시키고 놀고 먹어도 된다는 안이한 인식에 물들 구조적인 모순을 지니고 있다. 지금 이에 대한 변경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논의가 다양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업급여와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고용노동부 상담센터(국번없이 1350:유료)나 주소지 관할 고용보험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막연하게 알고 있던 실업급여에 대하여 이번 기회에 깊이 알게 되었다. 우리 사회에 양질의 일자리가 많아지고 워라벨이 보장되는 근로환경이 만들어지는 꿈을 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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