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애인 복지지도 ‘반쪽짜리‘
정부 장애인 복지지도 ‘반쪽짜리‘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3.07.06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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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F 인증·일정규모 신규 편의시설에 한정
“정보 태부족, 장애인 사회참여 제한“ 지적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경기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2023 한마음교류대회 포스터. 올해 주제는 ‘장애인 사회참여 실천방안’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소셜포커스 김은희 기자] = 정부의 복지정보 시스템이 ‘반쪽짜리’ 평가를 받았다. 장애인을 비롯한 이동약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다중이용시설 접근성 정보를 적극 공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보건복지부도 지난해 연말에서야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조사 결과를 공유하는 복지지도를 시범 사업으로 실시하고 있으나, 일정 규모 신규 편의시설 등에 제한됐다.

홍윤희 협동조합무의 이사장은 6일 경기 화성에서 열린 ‘제30회 경기도 한마음교류대회’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접근이나 이동편의 관련 정보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동권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휠체어 접근가능장소 정보 공유만 이뤄지면 희망장소 접근 성공률이 93.06%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다”며 “접근성이나 이동권 확대는 초고령화 사회를 가기 위한 준비이기도 하다. 장애인과 어르신 등 이동약자는 전체 인구 30%에 달하게 될 것으로, 이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비자로서의 관점 전환이 가능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홍 이사장은 지난 2015년 협동조합무의를 설립하고 장애인 이동권과 관련한 컨텐츠 제작과 함께 캠페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서울지하철 교통약자 지도(2016~2018)’, ‘서울 4대문 휠체어 체험학습 지도(2019)’, ‘인천 지하철 교통약자 환승지도(2019), ’휠체어로 대학로 완전정복(2022)’ 등이 있다. 일부 정보들은 카카오맵 지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휠비(wheelvi)’ 등을 통해 이동약자를 위해 쓰이고 있기도 하다.

ⓒ카카오같이가치
협동조합무의는 지난 4월 장애인의 날을 기념해 시민들로부터 이동약자를 위한 접근성 정보를 모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경사로가 설치된 장소를 각자 인증하는 행동에 무려 2천465명이 동참했다. ⓒ카카오같이가치

홍 이사장은 이같은 경험을 토대로 접근성 정보 교류를 넓혀야 한다고 본 것인데, 사실 이같은 주장은 꽤 오래 전부터 제기돼왔다. 이미 법에 따라 전국적으로 편의시설 적용 대상 시설들을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도 5년마다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다섯 차례 진행됐고, 올해는 전국 31만여개 시설 조사를 위해 지방비 182억원이 투입된다. 기초지자체별로 차이는 있지만 4개월여간의 조사가 이뤄져 연말까지는 결과를 내놓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전까지 단순히 조사 결과는 공표만 이뤄졌을 뿐 활용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보고서를 내는 연구용역기관 한국장애인개발원조차 “전산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개발원은 ‘2018년 실태전수조사’ 보고서를 통해 “현황에 대한 결과만을 공개할 것이 아니라, 전산화를 통해 빅데이터로 역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공과 민간에서 자유롭게 데이터를 활용함으로써 지역내 건축물 접근과 정보 접근성 향상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공공의 경우에도 지역별 설치율 현황과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후속조치에 지속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12월에서야 장애인 편의시설 정보를 제공하는 복지정보시스템 ‘복지지도’를 구축했다. 여기엔 공공기관이나 의료기관 등 보건복지 시설에 대한 위치정보와 함께 편의시설 등 14만여의 주출입구 접근성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나, BF인증을 받았거나 법정 편의시설 설치 대상만이 다뤄진다.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시민들이 함께 참여해 지도를 개선해가는 편의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지역 등 정보량의 제한이 있음에도 민간을 중심으로 ‘경기도 편의시설 안내’, ‘휠비’, ‘윌체어’ 등과 같은 스마트폰 앱들이 이용자들에게 각광받는 이유다. 

복지부는 내년 정식 운영에 앞서 이용자 불편사항을 점차 개선해간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편의시설 실태 전수조사를 반영함으로써 대규모 정보 업데이트가 이뤄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한마음교류대회는 지난 1994년부터 지역별 장애인복지 우수사례를 발굴하는 목적으로 지역별로 돌아가며 진행 중인 행사다. 올해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과 경기장애인복지단체연합회 등이 공동 주최하고 보건복지부와 경기도 등이 후원했다. 이날 개회식을 시작으로 1박2일 동안 ‘장애인 사회참여’를 주제로 이동·소득·기술 등 3가지 분야별 세미나가 진행된다. 장애인단체 종사자, 지자체 공무원, 기초·광역의원, 학계 전문가 등 800여명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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