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학교 지역격차 확대…정부 ‘딴전’
특수학교 지역격차 확대…정부 ‘딴전’
  • 김은희 기자
  • 승인 2023.07.10 2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 학교당 담당학생 700명…강원 2배 수준
지역별 장애유형 맞춤교육 위한 인프라 확충 시급
지난 7일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경기도형 시각장애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유선주 아름학교 학부모회장이 발제자로 나서 경기 내 맹학교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실
지난 7일 국회의사당 본관에서 열린 ‘경기도형 시각장애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유선주 아름학교 학부모회장이 발제자로 나서 경기 내 맹학교 설립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안민석 의원실

[소셜포커스 김은희 기자] = 지역별 장애학생 특수교육 격차 확대에도 정부는 여전히 딴전이다. 한 학교당 담당 장애 아동·청소년 수가 2배 이상 차이나는 곳도 있다. 특히, 애초 학교가 부족해 전문교육은커녕 입학부터 애 먹기 일쑤다. 반면, 교육당국은 특수학교 설립은 지자체 몫이라며 한 발 빼고 있다.

10일 교육부 국립특수교육원에서 내놓은 ‘2023년 특수교육통계’를 보면, 올해 기준 전국에 특수학교는 모두 194개소다.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경기 특수학교 수가 38곳으로 가장 많으나 정작 학교를 다녀야하는 장애 아동·청소년 수와 비교하면 전국에서 가장 열악하다. 학령인구(6~21세)를 따져보면 올해 초 기준 경기 지역 거주 인원은 2만6천629명에 달하는데, 이에 따라 학교 1곳당 맡아야 하는 아동·청소년 수는 700명꼴이다. 반면, 유사 규모인 서울의 경우 학교는 32개소인데 비해 학령인구는 경기의 절반 규모인 1만4천671명으로, 1곳당 장애아 수는 458명에 불과했다.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광주의 학교당 인구수는 681명으로, 5개 특수학교에서 3천408명의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경북도 8개 학교에 5천404명 학생을 맡아야 해, 1곳당 675명 수준이다. 이어 제주(628명), 경남(615명), 인천(589명), 울산(573명), 대전(547명) 등이 전국 평균치인 521명보다 많았다.

반면, 전국 최저치인 강원엔 9개 학교가 소재해있어 1곳당 장애아동·청소년 수는 326명으로 나타났다. 경기와 비교하면 절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음으로 충북(334명), 세종(369명), 전북(406명) 등 수도권 외곽인 중부권을 비롯해 부산도 특수학교 수가 15곳 위치해있어 한 곳당 409명꼴이었다.

이같은 격차는 유형별 입지에서도 드러난다. 국내 특수학교는 크게 시각·청각·지적·지체·정서 등 5개 유형별로 나뉜다. 대부분인 72.2%, 140곳은 지적장애학교에 해당한다. 지체 21곳(10.8%), 시각 13곳(6.7%), 청각(6.7%), 정서 7곳(3.6%) 등의 순이다.

장애 유형별 학교를 갖추지 못한 지자체도 14곳에 달한다. 서울·대구·충북 등 3개 시·도를 제외한 모든 시·도다. 그중에서 지적장애학교 등 한가지 유형만을 갖춘 지자체도 세종·경남 등 2곳에 달하고, 상대적으로 학령인구수가 많거나 인프라가 풍부한 경기나 부산에도 각각 정서장애와 시각장애 등 일부 유형 학교가 없다.

그러자 장애계에선 장애아동·청소년별로 맞춤형 특수교육 인프라 확충을 요구했다. 장애 유형별로 필요로 하는 발달 교육 자체가 제각각인 까닭이다. 예로 음악수업을 할 때도 청각장애인의 경우 타악기 연주를 비롯해 진동을 느낄 수 있도록 소리가 큰 활동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청각에 주로 의존하는 시각장애인은 주위환경을 비교적 조용히 하면서 음악점자 등을 활용한 연주 활동 등을 할 수 있는 식이다. 

장애아동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경기에선 인프라 확충과 더불어 공립인 ‘아름학교’ 분리 신설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경기 수원시의 아름학교는 발달장애인과 더불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을 함께 실시한다. 도내 시각장애인만 특수학교가 부재한 까닭인데, 최근 10년간 지역에 신축된 특수학교 6개소는 지적 4곳, 지체 2곳 등의 유형 학교로 편중됐다. 그사이 2014년만 해도 시각장애가 있는 경기 학령인구는 377명이었던 반면 올해는 761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유선주 아름학교 학부모회장은 지난 7일 열린 ‘경기도형 시각장애 특수학교 설립을 위한 토론회’에서 “단일 학교 내에서 혼재된 교육과정이 운영되다 보니 많은 시각장애인과 학부모 등이 특수학교 대신 일반학교 배치를 선호하는 중”이라며 “(예로) 아름학교에선 이용 대상 대부분은 시각장애가 없는 학생들이다. 시각장애인에 대해 깊은 고민 없이 설계된 현 시설에서의 환경 적응이 어렵고, 특히 공간 내 이동상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육부는 기본적으로 “특수학교 설립은 시·도교육청의 몫”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장애아동 다수가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 중인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김선미 교육부 특수교육과장은 “특수학교보다는 일반교육 환경에 있는 장애아동들이 현재 많은 상황”이라며 “(그보다는) 통합교육에 대한 지원 강화하는 방안도 있다는 말씀도 드려본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