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서 즐기는 무장애 해변체험
해운대서 즐기는 무장애 해변체험
  • 조봉현 전문기자
  • 승인 2023.09.25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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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장에 휠체어길 열어 꿈의 체험 제공
휠체어 통행 BF매트 전국 첫 설치 사례
무장애 해변체험 개소식 모습. ⓒ소셜포커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해안은 전국 곳곳이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수 많은 해안선의 백사장, 백사장을 찾은 관광객은 모래밭을 거닐며 세상 근심을 잊고 힐링을 한다. 시원하게 펼쳐진 수평선을 바라보기도 하고, 백사장 저편에서 역으로 멋진 해변의 풍경을 즐기는 것도 좋다. 어린이건 청소년이건 성인이건, 때로는 가족끼리 사람들은 저마다 방법으로 백사장을 즐긴다. 파도로 몰려왔다가 백사장에서 하얗게 부서지는 바닷물에 손 발을 적셔보는 것도 관광의 별미다.

그러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휠체어 장애인)에겐 그림의 떡이다. 먼 발치서 아쉬운 심정으로 바라보기만 할 뿐 즐길 방법이 없었다.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같은 안타까움을 달래줄 행사가 부산 해운대백사장에서 열렸다. 지난 9월 22일 부산장애인총연합회(부산장총)가 2023 부산세계장애인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념해 백사장 휠체어길 개막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WBC복지TV가 후원한 이 행사의 공식 명칭은 “해운대해수욕장 무장애해변체험 개소식”이었다.

해변도로에서 백사장을 가로질러 바닷물이 닿는 수변구역까지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코스를 만들었다. 백사장 위에는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BF매트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깔았다. 이 BF매트는 색상과 재질 등이 백사장과 잘 어울린다. 뿐만아니라 백사장과 매트 간에 단차가 전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너무 자연스럽고 안전하다.

조창용 부산장총 회장은 개막식사를 통해 "이러한 백사장 BF존이 부산시내 모든 해수욕장에 깔릴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휠체어 장애인 신연하(62·여)씨는 “백사장에 가서 바닷물에 손발 한 번 젹서보는 것이 꿈이었는데 이렇게 꿈을 이루게 되어 감동스럽다.”면서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행사를 진행했던 복지TV 박마루 사장(장애인)도 과거의 아쉬웠던 일을 회상하며 백사장 BF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과거 광안리 백사장의 불꽃축제 시 메인 관람석에 초청받은 적이 있는데 백사장을 건너갈 수가 없어서 꿈같은 기회를 날려버렸어요. 그런 행사장의 통로에도 BF매트가 깔려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라고 했다.

사실 이번에 해운대 백사장에 깔린 BF매트는 말아진 멍석을 깔 듯 설치와 철거가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상시설치가 아닌 행사장 임시설치도 가능하다.

해외에서는 백사장에서 바닷물 속으로 연결해서 깔린 곳도 있다고 한다.

원래 이 행사는 지난 8월 7~11일 부산에서 열렸던 세계장애인대회 행사의 한 프로그램으로 기획했었다. 그러나, 행사 당일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치루지 못했었다.

세계장애인대회 조직위원회 멤버로 활동했던 부산장애인여가지원협회 김남희 회장(휠체어 장애인)은 “해외의 장애인 대표들과 백사장 휠체어 트래킹을 하면서 해운대의 절경을 자랑해보고 싶었는데 날씨 때문에 취소되어 못내 아쉬웠어요. 그런데 지금이라도 체험행사를 열게되어 다행입니다"라고 했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4조의2에는 “국가·지자체 등은 장애인이 관광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당한 편의를 제공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실 국가 공용시설이고 관광자원으로 널리 활용되는 바닷가 백사장을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접근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장애인차별로 볼 수 있다.

해안의 백사장을 가지고 있는 많은 지체체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해운대 백사장에 설치한 BF매트 덕분에 자유롭게 바다를 즐기는 장애인들. ⓒ소셜포커스 
휠체어를 타고 백사장을 오가는 장애인들. 우측 하단 사진은 수중휠체어 모습.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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