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 김광환 중앙회장
  • 승인 2023.11.14 08: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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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지체장애인의 날_ 김광환 중앙회장 대회사]
김광환 중앙회장
김광환 중앙회장

안녕하십니까.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중앙회장 김광환입니다. 올해도 가을이 깊어 국화 향기 가득한 결실의 계절입니다.

오늘 우리는 제23회 지체장애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날은 지체장애인의 모든 삶에서 주체가 되어 온전한 자립을 이루려는 취지로 제정한 날입니다.

먼저 바쁘신 일정을 뒤로 하고 이 자리를 빛내주시기 위해 찾아주신 내빈 여러분 감사합니다. 또 오늘의 주인공인 전국 130만 지체장애인과 이 자리에 참석한 17개 시도 협회 및 각 지회 임원 여러분께도 축하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회원 여러분.

이 시대는 마치 한 사람 영웅이 사회와 나라를 바로 세우고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는 듯합니다. 위대한 정치 지도자가 나타나서 뛰어난 지도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대는 번번이 무너지고 실망감과 허탈함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같이 한 사람 영웅을 기대하거나, 뛰어난 인물이 나타나기를 기대하는 모습은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직무 유기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주권은 국민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정치 행태도, 바람직하지 못한 사회 현상도 모두 주권자인 국민에게 그 책임이 있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본연의 권리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 까닭입니다. 사회 곳곳에서 변칙과 편법을 일삼으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모습이 가득합니다. 양심은 사회도덕과 질서를 유지하는 초석입니다. 이처럼 양심 기능이 사라진 책임도 결국 국민에게 있습니다. 지역주의는 물론이고 이념 편향 또는 정치 편향에 이르기까지, 공정과 상식을 버리고 편들기에 치중하며 대립하고 갈등을 키워 온 탓입니다.

이렇게 사회가 병들어 감에도 불구하고 국민은 양비론에 급급해 잘못된 현실을 방관하며 방치했습니다. 무엇이 정의이고 진실함인지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채 자기 진영의 논리만 주장하는 태도가 이렇게 잘못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더구나 정치 지도자 한 사람을 추종하는 지나친 정치 팬덤은 나라를 망하게 하는 지름길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정파의 이해득실에 따라 권력과 특권이 집중되는 현상도 큰 문제입니다. 크고 작은 집단에서 결정 권한이 특정 지도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모습에 큰 우려감을 지울 수 없게 합니다.

그러나 한 사람 정치 지도자에게 무슨 전지전능한 능력이 있겠습니까? 또한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치인에게서 희망을 찾을 수 있습니까? 다만 정치 지도자는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합니다. 특권의식을 버리고 공정하고 정의로우며 평등한 사회 질서를 위해 주어진 권한을 사용하는 데 그쳐야 합니다.

이제 우리는 평생 직업으로 권력과 힘을 차지하며 군림하는 세력들을 선별해야 합니다. 특히 오랜 세월 특권을 누려 온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어떤 활동과 노력을 했는지 평가하고 이들에 대한 올바른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사회 시스템이 각자의 능력을 다양하게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 약자에게도 공정한 기회와 기본이 되는 삶의 가치를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사회 약자에게 갖는 동정심이나 수혜(修惠) 의식은 이들의 삶을 의존적 존재로 전락시키는 행위입니다. 사회약자도 당당한 시민으로 자존감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도록 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는 정신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이러한 이상적인 미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는 발상의 변화와 사회적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정의와 공정, 합리와 상식을 바탕으로 화합할 수 있는 국민문화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언론사에서도 온갖 거짓 뉴스를 가려내고 처벌 수위도 높여야 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장애인 동지 여러분!

지난 1989년까지는 한국 사회는 장애인에 관한 기본적 인권조차 없었습니다. 장애인은 집 밖으로 나올 용기조차 없는 수많은 장애인이 신세 한탄을 하며 희망도 꿈도 없이 집에서 시간을 보내며 살았습니다.

그때 우리 한국지체장애인협회는 장애인을 사회 공동체 일원으로 끌어내며 지금까지 달려왔습니다. 때로는 투쟁하며, 때로는 호소하며 설득하고 참여시키며 오늘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아직도 장애인이 마땅히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와 장애인의 인권 증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나 요즘 장애인단체도 이념과 정파에 따라 장애인 복지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습니다. 억지 주장이 가득하고 알력과 갈등을 일부러 조장하는 세력도 존재합니다. 분열과 이간질이 그치지 않는 원인은 그 안에서 사리사욕을 챙기고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특정 집단 사람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세력의 활극장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장애인 분야의 지형도 많이 변했습니다. 초기에는 순수하게 장애인 복지를 외치던 사람들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논리를 바꾸고 야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장애인은 이러한 집단의 ‘생계와 사업’으로 변질되는 슬픈 현실에 우리는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책임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장애인 동지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사회정의를 지키고 잘못된 권력을 직시할 수 있는 안목을 가져야 합니다. 이제 우리 지장협은 건전한 정신문화를 주도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진실한 발걸음을 새롭게 내디뎌야 합니다. 지난 37년 전, 오직 장애인 복지 일념으로 일어섰던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보다 약한 동료를 위해 노력하는 희망의 동반자가 되는 조직을 만듭시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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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 2023-11-30 10:00:01
김광환중앙회장님 추운날씨 건강조심하십시요.
늘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