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 하나는 꼭 들어 준다는 해동용궁사
소원 하나는 꼭 들어 준다는 해동용궁사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3.11.23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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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우왕 2년(1376년) 공민왕의 왕사 나옹화상이 창건
득남불, 학업성취불, 12지신상, 108장수계단… 볼거리ㆍ체험거리 많아
푸른 바다와 하늘, 부서지는 포말… 기암괴석 조화로운 해안 절경 만끽

소원 하나는 꼭 들어 준다는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를 찾았다. 해동용궁사는 부산에 있다. 서울에서 부산은 자주 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다. 여행지 검색할 때마다 해동용궁사는 꼭 가 봐야겠다고 약속했던 곳이다. 

부산은 해안선을 따라 주요 도로망이 깔려 있다. 주 도로를 기준으로 좌,우로 차량이 들락날락한다. 지형 특성상 다른 도시보다 고가도로가 유독 많다. 인구는 늘고 땅은 좁은 상황에서 선택지가 많지 않았으리라. 바다와 항구 도시에서 느낄만한 해변 풍광은 특별한 곳에만 보인다. 주 도로의 해변 쪽으로는 마천루같은 고층 빌딩이 각각의 맵시를 뽐내며 스카이라인을 그리고 있다.

해동용공사전경(viste busan)
해동용궁사 전경(출처: viste busan)

어린아이 눈으로 낯선 도시를 들여다 본다.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지고 받아들여 진다. 주말 아침, 차량 통행량이 많지 않음에도 뒤에서 뭐가 그리 급한지 크락션 빵빵 누르며 빨리 가라고 재촉한다. 재미있는 현상은 좌회전할 때 방향지시등을 거의 켜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방향지시등 켜는 자동차를 보는 것은 가뭄에 콩나듯 했다. 좌회전 도로표시가 있는 곳에서 방향지시등을 안 켜는 차량이 더 많다. 서울과 비교하면 도로교통법이 실종된 도시 같다. 이곳에선 이런 운전이 익숙한 듯 운전자들은 주행 흐름을 잘 타고 달린다,

해동용궁사는 부산 북쪽인 기장군에 자리를 잡았다. 해동용궁사 진입 팻말을 따라 진입하니 주차장 요금이 생각보다 비싸다. 주차비가 많이 나올 것 같아 무료주차장을 찾기로 했다. 오던 방향으로 다시 돌아 나와 해동용궁사 입구 사거리에 무료로 주차장을 개방해 놓은 곳을 찾아냈다. 주차를 하고 사찰을 향해1.5km정도 걸었다.

해동용궁사입구 좌우에는 상점이 즐비하다
해동용궁사입구 좌우에 상점이 즐비하다. @소셜포커스
12지신상은 관람객과 절이 하나되는 매개체다
12지신상은 관람객과 절을 이어주는 매개체다. @소셜포커스

도로는 용궁사로 들고 나는 차량이 꽉 찼다. 터벅터벅 걸어가다 보니 용궁사 표지판이 보인다. 입장료는 무료다. 주차료가 입장료를 대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상점이 늘어선 골목을 지나니 절 입구가 보인다. 그 동안 와 보고 싶었던 곳이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 준다는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절로 선정된 해동용궁사(海東龍宮寺)다.

절 입구에는 십이지신상이 도열해 있다. 관광 온 사람들은 자신이 태어난 신상앞에서 사진 찍고 만지기 바쁘다. 사람들 속내에는 무엇이 담겼을까? 삶이 무탈하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는 표정과 행동이 가득하다.

해동용궁사는 고려우왕 2년(1376년) 공민왕의 왕사였던 나옹화상이 창건했다. 임진왜란 때 전화로 소실되었다가 1930년대 초 통도사 운강스님이 보문사로 중창했다. 1970년 초 정암화상이 산 이름을 보타산(普陀山), 절 이름을 해동용궁사로 바꿨다.

좌측방향으로 내려가는 해동용궁사 입구를 지나면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좌측방향으로 내려가는 해동용궁사 입구를 지나면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소셜포커스

우리나라 관음신앙은 주로 해안이나 섬에서 두드러진다. 부산 해동용궁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더불어 우리나라 삼대 관음성지의 한 곳이다.

해동용궁사 입장 시간은 04:30분, 닫는 시간은 19:30분이다. 매주 일요일은 무료 국수공양을 한다. 공양 시간은 11:30~12:30분이다. 주차는 절 앞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주차비는 유료다. 대신 사찰 입장은 무료다.

해동용궁사에서 바라본 도해
해동용궁사에서 바라본 동해 @소셜포커스

절 규모는 생각보다 크기 않았지만 경치는 절경이다. 절 집은 작지만 아담하게 또 큼직하게 지었다. 바다 풍경과 하나가 된 듯이 녹여 냈다. 자연 경관에 거스르지 않도록 갯바위 위에 작은 절집을 짓고, 움푹 파인 넒은 땅 위엔 대웅전을 지었다. 대웅전 옆에 배가 잔뜩 부른 스님의 미소는 세상을 그리 보라는 것 같다. 바다를 굽어보는 문수보살의 손끝은 살가웠고 품 안은 아늑하고 평안하게 느껴진다.

해동용국사 입구에 세워진 탑
해동용국사 입구에 세워진 탑 @소셜포커스

절 경내를 돌며 시주함마다 천원씩 시주하다 보니 천원짜리가 바닥났다. 1만원 기와불사에도 동참했다. 돈이 떨어지니 마음으로 시주하며 건강과 일상의 작은 소망을 빌었다. 약사불전에서는 절을 하며 아프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학업성취불 앞에서 기도하는 관람객 @소셜포커스

해동용궁사는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듯 했다. 생각지도 않게 외국인 관람객이 엄청 많았다. 들리는 말투에서 유럽, 일본,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다양한 인종임을 알 수 있었다. 피부색으로는 중동과 남아시아 사람을 구분할 수 있다. 우리나라가 지구적으로 많이 알려지고, 이제 전국 어디서나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을 흔하게 볼 수 있다. 다국 공용어인 영어의 필요성을 느낀다. 젊은 시절, 먹고 사는데 불필요한 걸 굳이 해야 하느냐며 멀리했던 영어다. 그 때 익히지 못한 것은 못내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 영어는 기본이고 필요에 따라 1~2개 외국어 기초 어휘 정도는 알고 있어야 의미있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해동용궁사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시대의 주요 국가임을 알게 된다. @소셜포커스

인도계로 보이는 남편과 유럽계로 보이는 아내, 딸이 돌아가며 휴대폰으로 사진을 담고 있다. 사진 찍는 모습이 너무 예뻐 가족 사진을 찍어 주겠다고 하니 선뜻 휴대폰을 내어 준다.

하나 둘 셋 김치 하니 약간 쑥스러운둣 어색한 미소 상태에서 찰칵, 한번 더 하나 둘 셋 김치 하니 이번에 크게 웃어서 얼른 찰칵했다. 그들은 사진을 보며 만족해 했다. 옆에 있던 아내가 "외국인인데 치즈라고 해야지"라 한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라야 하는데 여긴 한국이잖아"하며 그 장면을 마무리 했다. 그들에게는 찍어준 사진이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길 바라는 마음이다.

해동용궁사 관람은 두 갈래 길이 있다. 좌측 방향은 계단을 따라 해변으로 이어진다. 우측 방향은 경사로를 따라 대웅전으로 가는 길이다. 어느 방향으로 가든 절을 한 바퀴 돌아 보게 된다. 계단을 오르거나 내려가는 방향만 다를 뿐이다. 보행이 불편하면 오른쪽 길을 따라가면 바다와 어우러진 멋진 절 풍경을 즐길 수 있다. 108장수계단은 짧지만 경사가 높아 금새 숨이 차오른다. 이 계단을 통해서도 바다로 통하는 길이 있다.

포대화상은 없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포대화상은 없던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소셜포커스

절에는 득남불, 포대화상, 대웅보전, 진신사리탑, 영월당, 용궁단. 비룡, 지장보살, 원통문, 쌍향수불, 학업성취불, 황급돼지, 교통안전탑, 16나한상, 일주문, 광명전와불, 용문석교, 홍룡교, 신비한 약수, 해동성원, 해수관음대불, 12지신상, 108장수계단 등이 있다. 보고 즐기며 마음을 정화할 수 있는 장소가 아주 많다.

기강군에 있는 드라메세트 성당은 그림같다
기장군 드라마세트장에 세워진 성당은 그림같은 풍경이다. @소셜포커스

부산 기장군은 해동용궁사 외에 구경할 곳이 많다. 고층 빌딩에서 바다를 내려다 보며 식사할 수 있는 곳도 있고, 바다를 곁에 두고 식사 할 수 있는 해변에 음식점도 있다. 해동용궁사 옆에는 수산과학의 본산인 국립수산과학원이 있다. 이 곳 해양수족관은 아이들 학습에도 도움이 될 듯 하다.

해동용궁사 인근 해변에 드라마 제작을 위해 만든 성당세트장도 볼거리다. 바닷가 다소 높는 땅에 아담하게 지었다. 빨간 지붕, 하얀 벽면은 짙푸른 바다와 맑은 파란 하늘에 그려진 한 폭의 수채화다. 실제 성당은 아니지만 사진찍기 너무 예쁜 핫플레이스로 기억할 만하다.

2023년도 이제 한 달 남았다. 해동용궁사에서 2024년 소원하나 꼭 빌어보자.

해동용국사 대웅보전
해동용궁사 대웅보전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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