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 '기후동행카드' 수도권 확산할까
알뜰 '기후동행카드' 수도권 확산할까
  • 양우일 객원기자
  • 승인 2023.12.11 08: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월 6만5천원에 지하철, 시내버스 등 무제한 이용
서울·인천 내년 하반기 시행 …경기도 사업참여 미정

요즘 기후동행카드가 서울 직장인들 관심사다. 본격 시행되기도 전에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서울 직장인이 대중교통만 이용하는 경우 비용은 월 8만5천~12만원 정도다. 자동차 유지비는 더 많이 든다. 기후동행카드의 주목할 점은 대중교통비를 제대로 사용하면서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위 대중교통 무제한 정기 이용권이다.

2023년 1월 부터 시행될 기후동행카드(서울누리집)
2023년 1월 부터 시행될 기후동행카드. ⓒ서울시

기후동행카드는 월 6만5천원에 카드를 구매한 후 한 달간 서울 권역 내 지하철은 물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고물가 시대에 가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내년 1~5월 시범 운영한 후에 보완을 거쳐 하반기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독일에서 코로나19 기간 운영했던 '9유로티켓'을 벤치마킹했다.

서울시내 버스 기본요금은 1천500원이다. 하루 출퇴근에만 최소 3천원의 교통비가 발생한다. 한 달 20일로 치면 월 6만원이다. 휴일이나 평일에 환승하거나 추가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월 교통비가 간단히 6만5천원을 넘긴다. 이 정책은 60회 사용기준 연간 34만원이 절약된다. 기후동행카드는 고물가와 고금리를 견디는 시민에게는 팍팍한 작은 금액이지만 가뭄에 단비같은 정책이다.

 

기후동행카드 이용 혜택(서울누리집)
기후동행카드 이용 혜택. ⓒ서울시

서울에 거주하는 주민은 물론 직장생활로 수도권에 거주하며 서울, 경기, 인천으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에게 구미가 당기는 정책이다. 하지만, 정책의 시행에 고민할 지점이 생긴다. 경기·인천·광역·심야버스, 신분당선, 서울 권역 외 도시철도 이용 불가하다. 수도권은 사실상 서울을 중심으로 교통이 사실상 단일화돼 있다. 문제는 서울에서 승차해 경기도·인천 등 다른 지역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이용 가능하지만,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승차했을 때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비슷한 카드가 인천, 경기도 등 지자체도 시행 예정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대상이 같은데 정책은 지자체별로 제각각이다. 국토교통부에서 2024년부터 시행 예정인 대중교통비 환급 사업인 'K-패스'와도 중복된다는 지적이 있다. 비슷한 카드가 지자체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혜택을 주고자하는 취지는 좋은데 정책이 겹친다는 얘기다.

단일 생활권으로 볼 수 있는 수도권에는 단일 교통카드가 적용되어야 한다,
단일 생활권으로 볼 수 있는 수도권에는 단일 교통카드가 적용돼야 한다. ⓒ네이버지도

다행히 인천시는 기후동행카드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국민의힘 단체장이기 때문에 참여했을까? 그러나, 경기도는 해당 사업에 참여를 확정하지 않아 경기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단체장이기 때문에 소극적일일까?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에 왜 참여를 하지 않을까?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고 정책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책을 하나로 묶는 게 좋다. 지자체별, 정당별 이기주의에 치우쳐 우매한 정책으로 밥그릇 싸움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좋은 정책은 함께하고 공유되야 운영비용이 절감돼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더 받게 할 수 있다.

2024년 1월부터 시행되는 기후동행카드에 서울, 경기, 인천의 지자체 단체장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역별로 이용을 제한하지 않도록 국민들에게 좋은 선물을 선사할 것을 기대해 본다. 이용 교통수단이 확대되고 이용 지역이 확대되더라도 시민들에게 돌아갈 혜택이 고루 적용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주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