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결정능력 부족자 100만명 시대.. 그 대안은?
의사결정능력 부족자 100만명 시대.. 그 대안은?
  • 노인환 기자
  • 승인 2019.03.13 14:35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3일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 세미나 개최
국내 고령인구 700만명·발달장애인 30만명.. "후견제도 발전 필요해"
후견제도 이용률 1% 채 안돼.. '범정부-민간 협력체제 구축' 강조돼
원혜영 의원실과 한국후견협회는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노인환 기자

현재 국내에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한 치매고령자나 발달장애인 등 성인은 100만명을 넘어선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법제도와 정부의 기능은 여전히 미비한 실정이다. 이에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과 올바른 제도정립을 위한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원혜영 의원실과 한국후견협회는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기존의 성년후견제도를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보다 발전된 제도적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원혜영 국회의원은 "현재 후견제도를 지원 및 시행하는 정부의 컨트롤타워가 부재된 상태"라며 "국회와 정부의 무관심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사결정능력 부족자의 자기결정권 행사를 지원하는 후견제도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세미나는 의사결정지원 기본법의 개관 및 해외 제도의 동향과 시사점을 다룬 2개의 주제발표와 관련 전문가들의 지정토론으로 진행됐다. 이날 가장 쟁점이 됐던 의사결정지원 기본법의 필요성과 향후 방향성에 대한 논의를 살펴보도록 한다.

◆ 의사결정지원 '기본법'은 왜 필요한가?

법무법인 율촌 박은수 고문.

의사결정능력이 떨어지는 가장 취약한 세대는 단연 '고령자'다. 현재 국내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700만명으로 이미 한국은 고령사회에 진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의사결정능력이 부족하다고 진단받은 치매고령자도 점점 늘어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발제자인 법무법인 율촌 박은수 고문은 "치매와 같은 노인성 질환에 따른 돌봄과 의료비 부담 등 사회적 비용이 크게 소모되고 있다"며 "이는 고령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30만명에 달하는 발달장애인 및 정신장애인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은수 고문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고령자의 57.6%는 거동이 불편하더라도 재가서비스를 통해 집에서 머무르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자녀의 49.2%는 부모를 요양시설에, 22.0%는 요양병원에 모시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고령자의 자기결정권은 다양한 사회경제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박 고문은 "현재 치매고령자나 장애인이 존엄하게 일생을 살아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미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저조한 이용현황을 고려하면 실효성은 매우 미미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본법을 제정해 국가차원에서 의사결정이 부족한 자들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첨언했다.

◆ 시행된 지 6년.. '성년후견제도'의 현황은?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인환 교수.

과거에는 의사결정능력 부족자에 대해 재산관리나 거래 및 계약 등 법적 이해능력에 맞춰 '금치산·한정치산자 제도'가 시행된 바 있다.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자기결정권'과 '인권'이 강조되면서 우리나라는 2013년 7월 기존 제도를 폐지하고 의사결정지원제도로써 성년후견제도를 시행했다.

성년후견제도는 본인의 자기결정권 존중과 후견의 보충성 등 의사결정지원제도의 이념을 선언하고 있다. 예를 들면, 후견인은 피후견인의 재산관리와 신상을 보호할 때 그의 복리에 부합하는 방법으로 사무를 처리해야 하고, 복리에 반하지 않는다면 피후견인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성년후견제도의 이용대상자는 치매환자 75만명, 지적장애인 20만명, 자폐성 장애인 2만4천명, 정신장애인 10만명 등 총 100만명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반면에 성년후견제도가 시행된 이후 후견심판 청구건수는 누적합계 11만1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용대상자의 1%도 채 되지 않는 매우 저조한 이용률이다.

발제자인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박인환 교수는 "기존 성년후견제도를 담당하는 부처 및 기관이 통합적으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현행 제도를 개선하고 홍보하는 것은 물론 의사결정지원제도의 기본법화를 통한 법적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의사결정지원제도는 정부-민간에서 함께 해야"

법무법인 율촌 박은수 고문은 "이 논의에 참여해야 하는 주체들을 생각해보면 성년후견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법무부, 공공후견제도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복지부, 지자체의 후견제도 역할을 지원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 관련 예산을 산정하고 집행하는 기획재정부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 모두 범정부차원의 제도시행 및 지원과 전문 민간기관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민간에서는 후견제도를 구성하는 법률과 사회복지 전문시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언급됐다. 다만, 민간기관에 업무를 위탁할 경우 관리·감독에 대한 위험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의사결정지원제도가 국가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논의 외에도 해당 법률의 성격과 영역에 대한 의견은 마무리되지 못했다.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이 민법에 따른 성년후견제도의 보완적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성년후견제도를 대체하는 법률로 마련될 것인지는 향후 논의될 사안으로 남았다.

다음은 박은수 고문이 제시한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안'의 주요 내용 중 일부다.

① 의사결정지원제도 정착 및 이용 활성화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 ② 후견 등 의사결정지원 종합계획 수립 ③ 이를 위한 후견 등 '의사결정지원제도 이용확산위원회' 설치 ④ 종합계획 및 시행계획에 따른 의사결정지원제도와 공공후견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해 중앙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공공후견 의사결정지원센터' 설치

이번 세미나를 기점으로 향후 성년후견제도의 활성화를 비롯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이 이뤄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원혜영 의원실과 한국후견협회는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노인환 기자
원혜영 의원실과 한국후견협회는 13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치매고령자 등을 위한 의사결정지원 기본법 제정'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노인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혁 2019-03-13 15:42:18
이런 것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