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탐방 | 장애인 학생 특수교육의 요람 명혜학교
학교 탐방 | 장애인 학생 특수교육의 요람 명혜학교
  • 염민호 선임기자
  • 승인 2018.06.28 13:3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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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학습공동체 운영… 학생 수준에 맞춘 개별화 교육 실천
명혜학교 전경
명혜학교 전경

[소셜포커스 염민호 선임기자] =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에 자리 잡은 명혜학교(교장 문선희)는 장애 학생들에게 다양한 사회 체험과 폭넓은 사고력을 길러주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도록 가르치는 특수 교육기관이다.

학교라는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사랑하고 자신의 꿈과 비전을 발견하고 민족과 세계를 품고 나아가는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학교 주변에는 숲이 있어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주변 환경을 갖고 있다.

문선희 교장선생님
문선희 교장선생님

현재 학교 현황은 중학교 및 고등학교의 과정에 76명의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다. 대부분의 특수학교와 마찬가지로 정부의 통합교육 정책이 실시된 이후 입학생이 줄어들어 현재는 재학생 숫자가 많지 않다.

또 고등학교 졸업 후 직업 훈련을 목적으로 하는 전공과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전공과에는 현재 15명의 학생들이 취업을 위한 특별한 교육을 받고 있다. 학생들의 원활한 통학을 돕기 위해 버스를 운행 중이지만 통학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학생들에게는 기숙사를 제공하여 학교생활을 돕고 있다.

교과 과정 및 수업시간 편성은 학생 중심으로 맞춰져 탄력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일부 학생들에게만 혜택이 있는 수업보다는 모든 학생들의 성장을 위한 학생 배움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특히 연간학습 지도계획에 따라 학생 수준에 맞춘 개별화 교육계획을 작성하고 매월 평가를 실시하는 등 학생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교육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전문적인 학습공동체 운영을 통해 선생님들이 서로 학습 자료를 공유하고 협력수업으로 학습자의 수준과 학습 속도를 고려한 수업을 진행한다. 특히 정보를 공유하고 활용하는 것을 통해 학습 성과와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는 현재 중증 장애를 갖고 있거나 다른 중복 장애를 갖고 있는 학생들에게 효율적인 학습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또 안전한 학교생활을 위해 특수학교 실정에 맞는 안전 교육과 학교폭력 예방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교사와 학생 모두 안전과 폭력에 대한 인식과 행동지침을 숙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밖에 고등학교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학생 진로를 위한 코칭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학부모총회 및 학교 설명회에는 전체 학생의 절반이 넘는 학부모들이 참석하는 등 관심이 높다.

또한 학생들이 특수학교의 테두리를 벗어나 지역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면 인근 일반 고등학교에서 2주간 함께 수업에 참여하면서 비장애인 학생들과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 또 학생들의 취미와 특기에 따른 문화 체험이나 진로 교육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이 되면 체험중심의 자유학기제를 운영한다. 주제선택활동(역사 탐방), 진로탐색활동(실생활요리, 바리스타교육, 예절교육), 예술체육활동(도예체험, 악기연주체험, 신체활동 및 댄스활동), 동아리활동(6개 부서 운영) 등이다.

이밖에 학생들의 다양한 체험 학습을 위해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학교 특성에 따라 숲 해설 및 텃밭 가꾸기 등 체험 학습을 하고 있다. 생태교육 및 다문화 교육은 물론 평화와 민주시민의 자질을 갖출 수 있도록 모든 교육이 통합되어 체험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이밖에 모든 교내 행사에 학생자치회 임원들의 적극적인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학생들이 향후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자질을 길러주고 있다.

 

“체육 꿈나무 육성” 명혜학교 클럽 운동부

명혜학교는 지난 5월24일 국내 특수학교에서는 처음으로 육상 및 조정경기와 역도 종목을 주축으로 클럽운동부를 창단했다.

클럽운동부 창단과 함께 8명의 선수를 선발했으며 체육부장을 중심으로 체육교사 3명이 함께 협력하여 지도하고 있다. 클럽운동부 예산은 안산시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안산시장애인체육회를 통해 명혜학교에 지원해 주는 방법으로 운영된다.

그동안 안산시 지역사회는 명혜학교의 체육활동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해왔다. 학교와 지역단체가 연계되어 꿈나무를 육성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명혜학교 클럽운동부는 운동 종목을 여러 개로 나눈 이유는 학생들의 장애특성을 고려하여 장애정도에 따라 다양한 종목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학생들이 참가할 수 있는 종목과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고려하여 선택했다.

참고로 명혜학교 운동선수들은 올해 개최된 제12회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에 참가하여 조정경기에서 은메달 2개, 육상에서 금메달 2개를 획득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지난 4월28일 개최한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 고등학교 3학년 박윤재(18세) 학생이 출전하여 하프코스 4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윤재 학생이 국제대회에 출전하여 우수한 성적을 거두게 된 것은 박정호 전 국가대표 감독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박 감독은 4년 전부터 현재까지 재능기부로 학생 선수들을 지도해주고 있으며 후배 선수 양성에 힘써주고 있다. 특히 명혜학교에 경기용 휠체어를 지원하고 여러 가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 주어 현재 남자선수 1명과 여자선수 1명이 휠체어레이스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명혜학교 클럽운동부는 등교 전 1시간, 하교 후 2시간 매일 규칙적인 훈련을 하고 있다. 운동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에도 참여하여 경험을 쌓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 오는 여름방학에는 하계 전지훈련으로 강원도 태백에서 안산시장애인체육회와 함께 훈련할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클럽운동부는 장애인 체육 발전에 기여할 미래의 유망주를 길러내는 산실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의 숨어있는 특기와 장점을 최대한 끌어내어 학생들이 자립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학교 졸업 이후에도 직업으로서 운동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다.

 

▲명혜학교 클럽운동부 박윤재(18세) 학생은 촉망받는 꿈나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윤재는 지난 4월28일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하프코스 4위에 올랐다.
▲명혜학교 클럽운동부 박윤재(18세) 학생은 촉망받는 꿈나무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윤재는 지난 4월28일 서울국제휠체어마라톤대회에서 하프코스 4위에 올랐다.

 

명혜학교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태자비 고(故)이방자 여사에 의해 1982년 설립됐다. 이 학교는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성장하여 떳떳한 사회인으로 자립 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명휘원 산하 교육기관으로 학교운영은 1985년부터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가 가톨릭 교육 이념에 따라 학교운영을 맡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학교의 명칭은 ‘밝고 은혜가 넘치는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친왕의 아호 명휘(明輝)의 ‘명(明)’자와 이방자 여사의 아호 가혜(佳惠)의 혜(惠)자를 따와서 ‘명혜(明惠)’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방자 여사
이방자 여사

이방자 여사는?

조선왕조의 마지막 황태자비 이방자 여사는 1901년 일본 왕족으로 태어나 19세 때 영친왕과 정략결혼을 하게 된다. 두 분은 불행한 왕족이었기에 눈물겨운 삶의 여정을 살아야 했다.

1945년 해방이 되었으나 영친왕과 이방자 여사는 환국의 뜻을 이루지 못했다. 1963년에 이르러서야 조국에 돌아와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하게 된다. 그러나 영친왕은 병세가 악화되어 1970년 사망한다. 이후 이방자 여사는 창덕궁 낙선재에서 기거하며 영친왕이 평소 고국에 돌아가면 사회사업을 하자던 유지를 받들어 사회봉사의 삶을 살았다.

1966년 지적아동교육시설인 사단법인 ‘자행회’를 설립하고 1967년 지체장애인과 청각장애인 직업훈련 기관이었던 ‘명휘원’을 설립한다.

명휘원은 영친왕의 아호가 ‘명휘’였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이다. 사회에서 소외되고 혜택 받지 못하는 장애인들을 동정이나 시혜의 차원이 아닌 떳떳한 사회인으로 자립하는 것을 목적으로 운영했다. 또 운영 기금 마련을 위해 손수 칠보와 자기, 글씨, 그림 등의 작품을 만들어 작품전시회와 바자회를 열었다. 또 기금모금을 위한 궁중 의상발표회 등을 개최하는 등 89세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오로지 장애인들의 교육과 복지를 위해 헌신하는 삶을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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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 2018-12-17 10:09:04
이방자여사는 개인적으론 불행한 삶이라 할수도 있었겠지만
크게는 우리나라를 위해 또 어렵고 소위된 계층에 눈을 돌렸다는
점이 존경받을 만합니다.

이*우 2018-10-22 13:53:31
요즘 장애인특수교육기관에서 아동학대, 성추행, 성희롱 등
인권침해 사례가 발생하여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데 '명혜학, 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