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등급,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표기
장애 등급, 심한 장애와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표기
  • 서인환 객원논설위원
  • 승인 2019.06.10 14:1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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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터 장애인 등급제가 폐지된다. 등급이란 말이 없어진다. 그 대신 장애 정도란 말이 새로이 생겼다. 장애인들이 등급제를 폐지하라는 것은 다른 말로 바꾸라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등급이란 말이 없어졌으니 폐지가 되었다는 정부의 주장과 두 가지 등급이 남아 있으니 등급제 폐지는 아니라는 장애인들의 주장이 맞선다.

장애인복지법에서 장애인 등급이란 용어는 모두 장애 정도란 말로 바꾸었다. 그리고 장애 종류(유형)와 등급을 정한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1을 개정하여 장애 유형은 그대로 두고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과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으로 구분하는 기준을 정하였다.

장애 3급의 기준을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으로 하고, 6급의 기준을 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의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 기준 이상이면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 되니 결국은 중증과 경증으로 구분한 셈이다. 하지만 중증의 기준과 경증의 기준이란 표현을 하지 않고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으로 표현을 한 것이다.

장애인들은 중증과 경증을 장애 정도라고 하니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등으로 표현을 한 것이지, 장애인 복지카드(앞으로는 장애인등록증)에 실제로 이러한 표현을 용어로 사용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장애인 복지카드를 장애인등록증이라고 용어를 변경한 것은 서비스를 받기 위한 증명서라는 말을 신분증으로도 사용하니 등록증이라 한 것은 그럴 수 있다고 본다.

왜 중증이란 말을 사용하지 않았을까? 첫째는 법에 심한 장애인이라고 했으니 그렇게 사용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장애인복지법 제6조에 중증장애인에 대한 보호 규정이 있다. 장애인 등급은 시행규칙 별표에서 정하였는데, 상위법인 복지법에 중증장애인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조항에서 ‘중증장애인이란 장애 정도가 심하여 자립이 매우 곤란한 자로서(이하 ‘중증장애인’이라 한다), 정부는 평생 보호하기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라고 하고 있다.

이 조문에서 중증장애인의 정의를 하였으니 단순히 장애 정도가 심하다고 중증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정부는 해석한다. 사실은 1급에서 3급을 중증이라고 사용해 왔고 별도로 자립이 매우 곤란한 것을 평가하는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자립이 매우 곤란하여야 중증이니 장애 정도만으로는 중증이란 용어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장애 정도가 심한 장애인, 장애 정도가 심하지 않은 장애인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네 가지 이유에서 맞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첫째는 장애인의 서비스권을 위한 용어라야 하는데, 심하다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의학적 기준에 불과하다. 둘째는 서비스는 개별화된 모델로서 일괄적 적용은 맞지 않다. 셋째는 장애인에게 심하다와 그렇지 않다는 표현으로 증명서를 발급하는 것은 수치심을 유발한다. 넷째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등급제 폐지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서 중증과 경증이란 표현을 사용해 왔다. 그러니 사람들은 경증과 중증으로 구분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심한 장애인과 심하지 않은 장애인이란 것을 법적 용어라고 하면서 사용하겠다고 하니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장애인에게 당신은 어느 정도의 장애인인가를 물으면 “저는 심한 장애인입니다. 저는 심하지 않는 장애인입니다”라고 답하는 것이 예상된다.

환자에게 어느 정도 아프냐고 물으면 “저는 심하게 아픕니다. 저는 심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자. 그리고 진단서가 아닌 입원실에 그런 표현을 사용했다면 참으로 우스운 광경이 아닐까?

중증 장애인은 시행규칙 별표 1에서의 중증 장애인을 말한다고 하고, 그 중 자립에 어려움이 있어 지원이 필요한 자를 보호한다고 하면 되지, 이 조문을 중증 장애인 용어를 정한 조문으로 해석하는 것도 문제가 있다.

정부는 장애인단체가 미리 이러한 지적을 해 주지 않았고, 법에서 그렇게 정하여진 것을 억울하게 복지부만 원망을 듣고 있다고 말한다. 단체에 그렇게 표현을 하겠다고 자문을 구한 바는 없다. 시행규칙 별표에서 장애 정도를 그렇게 표현을 하였어도 그것을 용어로 사용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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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 2019-06-18 13:08:58
조금은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우리 모두에게 물어보아서 좋은 글 모집을 해서 사용했으면 아마도 좋은 용어가 나오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 아쉬움이 남는다. 나의생각

김*보 2019-06-12 09:51:30
속된말로 병신이란 용어도 곳나오겠넹....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