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자립과 지역사회참여 활성화 어떻게 할까?
시각장애인 자립과 지역사회참여 활성화 어떻게 할까?
  • 이유리 기자
  • 승인 2019.12.04 16: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국내 최대 국제컨퍼런스 개최
12월 2, 3일 양일 간 국내 최대 규모 국제적 컨퍼런스 열어
미국, 일본, 영국 등 세계적 시각장애인기구 모여 자립과 사회참여 사례 나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12월 2, 3일 이틀 간 '2019 시각장애인 자립과 지역사회참여 활성화 국제컨퍼런스'를 가졌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이유리 기자] = “시각장애인이 차별의 대상이 되는 한 우리 모두는 차별의 대상이다” 시각장애인국제연맹 지도자 케네스 저니건(Kenneth Jernigan)이 한 말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12월 2일~3일 이틀 간 ‘2019 시각장애인 자립과 지역사회참여 활성화 국제 컨퍼런스’를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는 총 4개의 세션으로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 World Blind Union) 프레드릭 슈레더(Fredric Schroeder) 회장의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시각장애인 자립운동사’ ▲장애인권리협약 위원회(UN CRPD) 준 이시카와(Jun Ishikawa) 부의장의 ‘국제장애인권리협약과 일본 시각장애인 사회참여 운동’ ▲영국왕립시각장애인협회 서비스 책임자(Royal National institute of Blind People) 서비스 책임자 데이비드 클라크(David Clarke) 씨의 ‘영국장애운동과 시각장애인 지역사회참여 운동’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 회계담당 겸 아시아 태평양 지역분과 UN옹호자 지역네트워크 책임자 마틴 에이블-윌리엄슨(Martine Abel-Williamson)의 ‘국제장애인권리협약과 시각장애인의 참여’로 구성됐다.

 

(왼쪽부터) ⓒ소셜포커스
(왼쪽부터)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순봉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손영호 회장 ⓒ소셜포커스

이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홍순봉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거 우리는 스스로 일할 수 있어야 권리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가졌다. 따라서 안마업을 지키기 위해 계절을 가리지 않고 투쟁했다.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많은 법률이 제정되고 장애인을 위한 여러 정책이 시행됐지만 시각장애인의 자립은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해외사례를 접함으로써 시각장애인이 권리주체로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손영호 회장은 “시각장애인과 지체장애인이 함께 했으면 한다. 시각장애인 분들은 직업이 한정적이다보니 근본적인 삶의 불편함이 해소되지 않는다. 특히 시각장애인안마사가 운영하는 안마시술소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헬스키퍼라는 단어를 사용하길 주장해왔다”며 “헬스키퍼도 이미용시술과 같은 긍정적 인식이 더 커지길 바란다. 또한 안마사 등 시각장애인의 직업생활을 위해 국가를 포함한 모두가 나서야한다고 생각한다. 오늘 컨퍼런스를 통해 외국사례를 접해 국내 정책이 더 발전되길 기대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시각장애인 자립운동의 역사는 자기결정권의 역사

프레드릭 슈레더 회장

세계시각장애인연합회(WBU) 프레드릭 슈레더 회장은 미국을 비롯해 국제적 시각장애인 기구의 자립운동에 대한 역사를 발표했다. 

먼저 이자벨 그랜트 박사를 소개하며 “그랜트 박사는 유능한 맹인교사이며 시각장애아동의 교육환경을 변화시키기 위해 애썼다. 미국 내 시각장애아동은 거의 특수학교에서 교육받고 있었다. 그랜트 박사는 이러한 틀을 깨고 시각장애아동의 통합교육을 지지했다. 시각장애아동이 비시각장애 친구들 옆에서 교육받는다면 통합사회에 참여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라며 미국 시각장애아동의 통합교육 시초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WBU는 현재 ‘시각장애인의 자율주행차 이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오랫동안 시각장애인의 교통수단 부족문제를 해결하는 이상적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시각장애인이 이 기술에 접근 가능하게 설계되어 시각장애인의 독립적인 교통수단의 길이 열렸으면 한다”는 말과 더불어 시각장애인이 자율주행자동차의 새로운 고객 범주라는 생각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시각장애인의 자립운동의 역사는 자기 결정권의 역사다. 고립으로부터 스스로 해방시키고, 사회에서 평등한 지위를 요구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관은 독립을 지원하는 협력자다. 시각장애인의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오롯이 시각장애인에게 달려있다. 자기결정권은 단순히 좋은 개념이 아니라 기본적이고 지속되어야하는 진실”이라며 WBU의 힘과 유효성을 설명하며 발표를 마쳤다.

 

일본 시각장애인의 자립은 "자생적으로 포용적 사회"를 바탕으로

준 이시키와 부의장

UN 장애인권리협약 위원회(CRPD) 준 이시키와 부의장은 일본의 시각장애인 사회참여 운동에 대한 발표를 가졌다. 일본은 “접근성, 개별 지원, 포용적 교육 및 포용적 업무 환경, 보조 기술 제공”과 같은 시각장애인 자립생활과 사회참여 이슈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접근성’의 경우 접근성 향상을 위한 헌법적 제도 및 지침, 공공 조달 정책을 바탕이 되어야 한다. 스마트 및 인공지능 기술 발전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보장되어야하는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스마트 기기 및 어플리케이션의 접근, 모든 은행 서비스에 대한 접근,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 홈 디바시스에 대한 접근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포용적 교육 및 업무 환경’의 경우 접근 가능한 자료 및 정보 이용을 보장하고 보조 장비 및 개인 업무 보조원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조 기술 이슈로는 점자토트테이커, 데이지(DAISY) 플레이어, 폐쇄회로 텔레비전(CCTV) 등이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준 이시키와 부의장은 “이 모든 것이 적절히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생적이다(Native)’가 키워드인 포용적 사회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 자체로 보여질 수 있도록

데이비드 클라크 씨

영국왕립시각장애인협회(RNIB) 서비스 책임자 데이비드 클라크 씨는 “시각장애는 내 삶에 장애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내 삶에 장애물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가장 큰 장애였다”라며 발표를 시작했다.

그는 2017년 영국 지방 당국 44%가 시각장애 아동 및 청년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서비스 재원을 삭감하거나 동결했다고 밝혔다. RNIB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비시각장애 아동이 보는 자료와 동일한 자료를 시각장애아동도 볼 수 있도록 책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시각장애인의 삶을 변화시킬 출발점이다. RNIB의 책 공유는 전세계 서적 기근을 해결하기 위한 서비스이며 자료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RNIB의 시각장애인 상담지원 서비스에 대해 소개했다. “시각장애가 실업을 의미해서는 안되며, 시각장애인 고용이 시민의 의무감이나 자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상담 라인을 구축하여 고용 상담, 정서적지지 및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음성 인식 장비의 새로운 물결 속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구글, 아마존 등 기업과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우리 모두가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 자체로 보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권리협약 시행, 당사자가 관리ㆍ감독해야

마틴 에이블 윌리엄슨 씨

이밖에도 태평양 지역분과 UN옹호자 지역 네트워크 책임자 마틴 에이블 윌리엄슨 씨가 시각장애인 관점에서 풀이한 장애인권리협약(CRPD)에 대해 설명했다. 마틴 씨는 “CRPD에서 말하는 사회적 참여란 우리 모두 옹호자 이니셔티브에 관해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다. 또 CRPD 시행을 정부에게만 위탁하지 않고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감독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