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 날아오는데 마냥 앉아서 당할 수 없다!”
“총알 날아오는데 마냥 앉아서 당할 수 없다!”
  • 염민호 기자
  • 승인 2020.03.03 11: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중국우한폐렴 퇴치’ 자구노력 활발히 진행 중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시설 방역 작업 전개
지역 소외계층 장애인 가정에 온정 전달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장이 만든 손세정제 ⓒ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염민호 기자] = “총알 날아오는데 마냥 앉아서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서 긴급하게 손세정제를 만들었습니다.”

대구에 있는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이 시설은 평소 천연비누와 천연에센스를 생산하고 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동원해 세균을 제거할 수 있는 손세정제를 만들었다.

시설은 당분간 휴업조치가 내려져 있어 최소 인력만이 출근해서 행정업무 및 시설관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어도 소수의 직원들이 모두 뛰어들었다. 롤 팩을 구입하려고 방문했던 자원봉사자들이 상황을 인지하고는 조용히 손을 거들었다. 이렇게 제작한 손세정제 1천개가 만들어졌다.

정성으로 만들어진 손세정제는 3월 달 첫 업무가 시작된 2일 달성복지재단에 전달했다. 이 시설 관계자는 “손세정제가 부디 중국우한폐렴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총알이 되어서 요긴하게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구 및 경북 일원을 덮친 코로나19 확산사태를 이겨내기 위한 이 지역 장애인 및 장애인복지시설 관계자들의 자구 노력이 눈물겹기만 하다.

코로나19 확산은 가장 먼저 장애인 및 노인 등 사회 취약계층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시설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가 가장 먼저 시행된 까닭이다. 장애인복지관 등 장애인 시설이 문을 닫고 있는 동안에는 24시간 내내 주거지에 갇혀 지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로 인해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은 질병 감염에 대한 불안감과 함께 삶의 질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평소 장애인복지관 등에서 서로 소통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막연하게 상황이 종료되기를 기다리는 외로운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외부 활동이 여의치 않은 중증 장애인은 생필품 구입도 쉽지 않아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장애인 복지시설이 뛰고 있다.

달성군장애인재활자립작업장은 중국우한폐렴(코로나19) 퇴치를 위해 손세정제 1천개를 만들어 달성복지재단에 전달했다. ⓒ 소셜포커스 

청도군장애인복지관 역시 휴관 중임에도 열악한 상황에 놓인 장애인 가정을 위한 긴급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다. 복지관 직원들은 3월2일 후원받은 물품을 재가 장애인 100가정에 전달하기 위해 직접 현장을 뛰어다녔다. 후원물품을 담은 봉투 속에는 마스크와 라면, 떡볶이, 음료 등 9가지의 생필품이 알차고 다양하게 담겨있었다.

이 복지관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복지관을 방문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재가 장애인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후원물품을 준비하여 전달했다”면서 “중국우한폐렴을 극복하고 하루빨리 복지관에서 서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청도군 지역은 중국우한폐렴 확산 피해가 심한 곳이다. 이에 맞서 코로나19 조기 퇴치를 위한 지역 주민들의 자구노력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청도군드론협회가 드론을 활용한 방역 활동이 눈에 띈다. 이들은 주요 시설의 상공에 드론을 띄워 공중에서 소독제를 살포하는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3월2일에는 청도군장애인복지관에서 드론을 이용해 건물 외부에 꼼꼼하게 소독제를 뿌렸다. 이처럼 중국우한폐렴 확산방지를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수고하는 많은 봉사자들이 힘을 보태고 있다.

청도군장애인복지관은 재가 장애인 100가정에 후원물품을 전달했다.  ⓒ 소셜포커스 
청도군드론협회는 청도군장애인복지관을 비롯한 주요 시설을 대상으로 드론을 활용한 방역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소셜포커스

이밖에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고 일상생활을 앞당기기 위한 노력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김천시에 있는 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도 각층 복도와 화장실, 프로그램실, 주간보호센터, 마당 등 관내 구석구석 방역 소독작업을 하는 등 지역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시설에 복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한국지체장애인협회(이하 지장협)는 산하 25개 장애인복지관 등 65개 장애인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일제히 휴관 및 휴무 상태에 놓인 것과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다.

우선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직원들이 밀집된 근무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재택근무 등 유연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산하 시설의 방역작업 등 능동적인 대응노력을 계속하고 있으며, 각 시도협회 및 지회에서도 소외된 채 방치되는 장애인 가정이 없도록 주변을 적극 돌아보고 있는 중이다.

지장협 김광환 중앙회장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국에 걸쳐 확산되고 있어 우려감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시설 종사자와 많은 분들이 앞장서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그 노고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각종 재난이나 우환이 닥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것은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의 약자들인데 이번 사태에서 슬기롭게 벗어나도록 회원 모두가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했다.

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관내 방역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 소셜포커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