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품귀 사태 신장 투석 장애인 '생존' 위협
마스크 품귀 사태 신장 투석 장애인 '생존' 위협
  • 류기용 기자
  • 승인 2020.03.1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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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 장애인 "정부 차원 대책 마련해야"
지난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 News1
지난 2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용암동 농협하나로마트에서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 News1

[소셜포커스 류기용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마스크 품귀 현상이 신장 장애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신장 장애인들은 혈액 투석을 위해 수시로 병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마스크 부족으로 감염이 우려되고 확진자 발생에 따라 병원 폐쇄될 경우 투석 시기마저 놓칠 수 있어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13일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충북협회에 따르면 도내 2400여명의 신장 장애인 중 절반 이상인 1300여명이 청주에 거주하고 있다.

청주 지역 신장 장애인은 충북대학교병원 등 종합병원에서 이틀에 한 번꼴로 투석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면역력이 약한 기저질환자의 마스크 착용이 필수가 됐지만 이들 역시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전국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온라인은 물론 수백~수천명이 몰린 농협 등에서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다는 것이 신장 장애인의 설명이다.    

마스크 5부제가 시행됐지만 1인당 주 1회, 2매까지 제한을 받으면서 병원 방문과 생업 등을 위해 매일 외출을 하는 신장 장애인에겐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뿐만 아니다.    

투석을 받은 신장 장애인 중 확진자가 발생해 투석실이 폐쇄되면 전체 투석 장애인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 장애인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 역시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사태 뒤 각계에서 답지된 성금과 자체 예산까지 마련했지만 마스크 구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태다.

박상혁 신장장애인협회장은 "신장 장애인들은 이틀에 한 번 병원에서 투석을 받고 있고 생업 때문에 밖에서 일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가 필수지만 구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자체에서 한 번 마스크를 배부했지만 수량이 많지 않고 다른 장애인 단체와 나눠야 한다"며 "급한대로 투석을 할 때 병원에서 준 마스크를 며칠씩 쓰지만 병원에서도 점점 마스크가 부족하다고 말한다"고 덧붙였다.

또 "지역 병원 투석실이 만실에 가까워 확진자가 발생해 병원이 폐쇄돼도 다른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여력이 없다"며 "마스크 수급 문제 등에 대해 지자체에 대책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지만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신장 장애인 등에게 마스크가 절실한 것을 알고 예산도 마련했지만 마스크 구매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마스크 생산 공장에도 문의했지만 추가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기탁된 마스크를 장애인 단체에 배부했지만 수량이 많지 않았고 그렇다고 특정 단체에 집중할 수도 없었다"며 "신장 장애인 등은 마스크 5부제에서 해제하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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