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캐피탈, 자동차 할부 저당권 수년간 부당 행사
아주캐피탈, 자동차 할부 저당권 수년간 부당 행사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0.11.25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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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할부금 모두 회수하고도 근저당 말소는 나 몰라라
할부 채권 소멸된 후에도 수년간 저당권 그대로 유지
금융사 필요에 의한 근저당, 말소비용은 고객에게 전가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안내하면서 말소절차 안내 없어

5년 이상 보유하던 승용차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황당한 일이 생겼다.

차량등록사업소에 가서 명의이전 등록을 신청했다. 차량등록사업소의 직원은 “이 차는 캐피탈 회사의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으니, 명의이전 서류에 그 사실에 대한 보완을 해오라”고 하면서 접수를 거부했다.

필자는 “누구에게 담보를 제공한 적도 없고, 5년 이상 아무 탈없이 보유했던 차에 무슨 근저당?”하고 깜짝 놀랐다. 기록을 보니 5년 전에 설정되어 있었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5년 전 그 승용차를 구입할 때 대금의 일부를 할부로 갚았던 기억이 났다. 그런데 그 할부는 몇 개월 만에 모두 갚아버렸고 까마득히 잊고 있었는데, 그 때 설정된 근저당이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왜 5년이 지난 지금까지 근저당은 말소되지 않고 그대로 설정되어 있었을까?

근저당을 설정한 아주캐피탈의 고객센터에 문의한 결과 근저당 말소 비용을 아직까지 보내주지 않았기 때문에 말소를 하지 못했다고 한다. 비용이 얼마냐고 했더니 19,300원이라고 한다. 등록세와 대행수수료라고 한다. 5년이 지나는 동안 한 번도 그런 안내를 받지 못했던 터라 황당했다.

그 근저당은 캐피탈 회사에서 차량을 담보로 차량 구입대금을 빌려준 데 따른 채권자로서의 설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할부금을 모두 회수하고 채권이 소멸되었으면 설정자인 캐피탈 회사가 근저당을 당연히 풀어줘야 할 게 아닌가?

캐피탈 회사가 근저당을 설정한 것은 할부금융 수입 창출을 위해 수반되는 행위다. 따라서 채권회수를 다 한 후에 근저당 말소에 비용이 들어간다면 이는 그 수입에 대응하는 비용으로서 금융사가 부담하는 것이 맞는다고 본다.

채무자에게는 말소권한이 없으며, 말소행위는 채권자의 의무사항이다. 그럼에도 말소 비용을 고객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횡포가 아닐 수 없다. 더구나 대행 수수료까지 고객에 떠넘기는 것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갑질이다.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는 사람이라면 서민층이 주류라 할 것인데, 대자본가인 캐피탈 회사에 비하면 약자일 수밖에 없다.

아주캐피탈 홈페이지 고객센터에 게시된 「자동차할부금융표준약관」 등 여신금융 관련 각종 약관을 모두 검색해 봐도 근저당 말소 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여신거래기본약관」에서 채무자가 채무 불이행 등으로 담보권의 행사 및 해지 등에 관한 비용은 채무자가 부담한다고 되어 있을 뿐이다.

그렇다면 역설적으로 정상적으로 채무이행을 완료함으로써 근저당 해지사유가 발생한 경우에 근저당 해지(말소)에 관한 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근거가 된다.

그리고 한가지 더 있었다. 「중고자동차대출표준약관」에는 다른 약관에서 찾아볼 수 없는 근저당 해지에 관한 비용을 채무자 또는 설정자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또한 채무자는 「대부업 등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대부업법)등 법령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부담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그런데 이 「대부업법」이나 「여신금융업법」 등 금융 관련 법령을 아무리 뒤져봐도 근저당 말소비용을 채무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근거는 찾지 못했다. 더구나 이번 일은 신차 구입시 일어난 일이니 중고차 대출약관은 적용대상도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소비자들은 자동차 구입시 캐피탈 회사로부터 할부금융을 이용하면서 근저당 말소 비용을 부담해 왔을 것이다. 이게 캐피탈 회사의 부당한 비용 전가는 아니었는지 궁금하다. 매년 누적된 금액을 추산하면 천문학적인 규모가 될 것이다.

사실 필자가 금융전문가는 아니라서 관련 규정이 어딘가에 숨어 있는데도 못 찾는 것은 아닐까? 또한 법률가도 아니라서 시비를 가릴 처지도 아니다. 그러나 사리에 맞는 않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설사 근저당 말소 비용을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아주캐피탈의 이상한 행위는 결코 비난을 피할 수가 없을 것이다.

필자의 스마트폰에는 5년 전 아주캐피탈과 할부계약 체결 및 대금 불입 등 거래가 있을 때마다 시시콜콜한 사항까지 문자로 안내받은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이번에 비용 송금 및 근저당 말소 내용을 문자로 안내받는 과정에서 5년 전 수신내용이 자연스럽게 연결되었다. 그런데 필자가 할부금을 모두 상환(중도 일시 상환)하였음에도 근저당 해지에 대해서는 한마디 안내도 없었다.

귀찮을 정도로 하찮은 내용까지 문자로 안내를 해 주면서 왜 가장 중요한 근저당 해지 절차만은 안내를 해주지 않았을까? 딱히 절차랄 것도 없이 말소비용 19,300원 송금해달라는 내용에 불과하겠지만 말이다.

사실 소비자는 할부계약을 하면서도 자동차등록원부(을)에 근저당이 설정된 사실 조차도 알기 어렵다. 캐피탈 회사에서 달리 안내가 없다면 모든 절차가 종료된 것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설사 그때그때 안내하는 절차를 취하지 못했다면 주기적인 점검을 통해서라도 채권 회수를 완료했음에도 근저당이 설정된 채로 방치된 것은 없는지 확인하고, 안내 및 말소절차를 이행하여 부당한 근저당권 행사가 없도록 노력을 했어야 하지 않은가?

콜센터에 문제를 제기했더니 이런 답변이 왔다.
“아마 근저당을 설정할 때에 해지 비용은 고객이 물어야 한다는 사실을 구두로 알려줬을 텐데요?”
정말 무책임한 답변이다.
“해지 비용도 문제지만 해지 사유가 생겼으면 최소한 해지 절차에 대한 안내라도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미안하다”는 말 뿐이다. 회사의 잘못된 시스템이 콜센터 직원들까지 힘들게 하고 있다.

필자는 이번 일을 처리하면서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직까지 근저당이 말소되지 아니한 사실을 처음 확인하고, 필자에게 차량을 팔았던 자동차 판매회사의 영업사원에게 가정 먼저 전화로 문의를 했다. 그런데 그 영업사원 역시 캐피탈 회사의 무책임한 행위로 인해 자기가 중간에 엉뚱한 항의를 받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뿐이 아니었다. 이 문제를 처음으로 알려 준 차량등록사업소 직원에게도 물어보았다. 그 직원 역시 차량등록증 명의변경 업무를 하다보면 가끔 그런 사례가 나온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차량을 할부로 구입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끔 보는 사례라고 하더라도 심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캐피탈 회사는 아주캐피탈만은 아닐 것이다. 몇 년 전 어느 신문에서 다른 캐피탈 회사가 이와 똑같은 행위로 고객들의 공분을 받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캐피탈 회사들의 이런 부당한 행위가 광범위하고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캐피탈 회사들은 할부금을 단 하루만 지연해도 상당한 연체이자를 받아 갈 것이다. 그러나 고객의 재산에 대한 담보 해지는 수년간 지연해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뭔가 캐피탈 회사들의 갑질 행위를 막을 수 있는 법령개선 등 제도 정비와 함께 캐피탈 회사들도 고객의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는 인식전환이 필요하다.

할부금융 채무는 2016년 3월에 상환을 완료했으나 근저당 해지는 2020년 11월에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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