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의 디지털 격차, 과연 노인에게만?
코로나 시국의 디지털 격차, 과연 노인에게만?
  • 박현정 학생인턴기자
  • 승인 2020.12.09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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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주문해요?”
코로나로 인한 디지털 격차… “장애인이 가장 큰 피해자”

[소셜포커스 박현정 학생인턴기자] = 끝나가는 줄 알았던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제3차 유행으로 계속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 일상생활 속에서 AI(인공지능)이나 로봇 등의 무인기술의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스터디카페를 비롯한 아이스크림 가게, 음식점, 카페, 심지어는 주민 센터의 무인 민원발급기까지 무인기기가 존재하지 않는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대면 접촉을 줄여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고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무인기기의 유행은 모순적이게도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노령층의 디지털 격차와 소외가 그 대표적인 예시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노령층의 디지털 격차와 소외에 이목에 집중되고 있는 한편, 장애인들 역시 이 무인기기의 대중화에 적지 않은 피해를 입고 있다.

스터디카페에 설치된 키오스크 무인기기

패스트푸드점의 무인 주문 시스템인 키오스크 기기 앞에 휠체어를 탄 채로 서 본 적이 있는가? 키오스크 기기는 서 있는 비장애인의 높이에 맞추어 설계된 것이기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서는 위쪽 화면까지 손이 닿지 않는다.

무인점포의 경우는 도움을 요청하려 하여도 요청할 사람이 존재하지를 않는다. 결국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돈이 있는데도 원하는 것을 주문하지 못하고 가게를 나와야 한다.

또한 시각장애인의 경우 주문 화면이 보이지 않아 오로지 음성 안내만으로 터치스크린 속 촉감이 느껴지지 않는 버튼의 위치를 가늠하고 주문해야 한다.

이렇게 주문할 경우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것은 물론, 주문 실수가 빈번하게 일어나 원하지 않는 것을 잘못 주문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심지어는 장애인을 위한 음성 안내가 설치되어 있는 무인기기를 발견하기조차도 어렵다. 장애인들은 발전해 가는 포스트 코로나 기술 속에서 본인이 원하는 사소한 것조차도 이루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미 이 어려움을 고려해 새로이 키오스크 기기를 개발한 ‘센시콘’이라는 스타트업 기업이 있다. 여러 장애 유형을 고려하여 누구나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 제작된 기기, 일명 ‘배리어-프리(Barrier-free) 키오스크’가 바로 그것이다.

이달 12월 본격적으로 출시될 예정에 있는 이 기기는 사용자의 눈 위치를 파악해 높이를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 이뿐 아니라 AI기능으로 디스플레이를 활용하지 않고 디지털 점자와 음성으로 주문과 결제·예약이 가능하다.

다만 이 배려심 담긴 기기의 등장에도 한가지 걱정되는 점이 있다. 개인이나 기업에서 운영하는 업소가 과연 원래 사용하던 키오스크를 버리고 다시 돈을 들여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해야 할 필요성을 크게 느낄 수 있을까?

그러나 이는 사실상 어렵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다양한 방법으로 정부 측에서의 디지털 격차와 소외 없는 사회 만들기 장려 사업이 필요하다. 이제 디지털 소외층을 위한 기기가 개발됐으니, 배리어-프리 키오스크를 설치한 업체나 기업에게 혜택을 제공하면 된다. 남은 것은 기업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끌어줄 정부의 정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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