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시위 재개 조짐에 민심 ‘부글부글’
지하철 시위 재개 조짐에 민심 ‘부글부글’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03.04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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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연, 24일 다시 출근시위 가능성 시사
여성활동가 성폭력, 임종 방해로 여론악화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 재개 조짐에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잠정 중단 열흘 만에 다시 출근길 시위 움직임을 보이면서다. 그새 활동가 성폭력과 임종 방해 논란에 민심은 더 싸늘해졌다. 일각에선 선거시국을 등에 업은 집단 이기주의 횡포란 지적이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차기 대통령은 인수위에서 기획재정부를 통한 장애인권리예산 반영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세워 3월 23일까지 면담을 통해 밝혀주시기를 요청한다”며 “만약 인수위를 통해 그때까지 어떠한 계획도 수립되지 않는다면, 3월 24일부터 다시 ‘출근길 지하철탑니다’ 행동을 시작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6일 이후 매일 오전 7시30분부터 1시간씩 장애인이동권과 교육권, 탈시설 권리보장을 요구하며 시위를 해 왔다. 4·5호선 열차에서 전동휠체어 승·하차를 반복하는 식이다. 이 시위로 출근시간대 열차는 지연운행되기 일쑤였다. 열차가 정상 운행하는데만 평균 1시간30분씩 걸렸다. 그러다 지난 23일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방문 후 잠정중단 했다.

시위를 멈춘 지 열흘 만에 다시 으름장을 놓은 셈이다. 하지만, 또 출근전쟁을 치러야 할 걱정에 여론은 차갑다. 특히, 최근 성폭력 사태 등으로 민심이 등을 돌린 모습이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부산장애인차별철폐연대(부산장차연) 전 대표 A씨(53)를 성추행 혐의로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2016~2019년 부산장차연 소속 여성활동가 B씨(뇌병변1급장애)를 10여 차례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에서 B씨는 “A씨가 천막 내부와 야외 행사장 등에서 수시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평소 딸처럼 지낸 B씨와 포옹하듯이 인사한 적은 있지만 성추행은 아니다”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전장연도 성폭행 및 2차 피해 사실을 일부 시인했다. 전장연 관계자는 “부산장차연에서 일어난 사건은 명확히 성차별적인 권력관계로 인한 성폭력 사건으로 부산장차연 내부에 의한 2차 가해도 일부 확인됐다”며 “최종 상임공동대표회의를 통해 부산 장차연 및 부산지역을 사고지역으로 선포하기 위한 후속 대책 및 논의절차를 밝는 중”이라고 했다.

또, 할머니 임종하러 가는 길을 막아서 비난을 사기도 했다. 지난달 9일 전장연의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시위에서였다. 이날 이들은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낀 채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지하철 출발은 20여 분 가량 늦춰졌다. 그러자 한 30대 남자가 시위대를 향해 “할머니 임종을 지키러 가야 한다. 할머니 돌아가시면 어쩔 거냐. 다른 사람은 생각 안 하냐”라고 소리쳤다. 이에 전장연 소속 여성은 “버스 타고 가세요. 죄송합니다”라고 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 다른 시민들 항의도 있었지만, 이들은 15분 정도 더 발언 한 뒤 열차 밖을 빠져나갔다. 

당장 시민들로부터 시위대를 향한 냉담한 반응이 쏟아졌다. 한 30대 직장인은 “어릴 적부터 장애인 시설에 매달 기부하고 겨울되면 봉사활동도 했던 마음이 싹 사라진다”며 “지하철 타고 다니는 시민들을 자신들과 똑같이 불편하게 만들어서 공감하게 하겠다는 게 소름끼친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20대 여성도 “장애인단체의 지하철 시위 때마다 겪은 출근전쟁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벌써부터 끔찍하다”며 “선거시국에 자신들의 정당한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겁박하는 대상이 정부인지 시민인지 도통 알 수 없다”라고 했다.

이에 전장연은 정부와 각당 대선후보에 책임을 떠넘겼다. 전장연 관계자는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위한 21년의 외침과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명시된 권리에도 대한민국 정부는 16년 동안 장애인 권리를 보장하지 않았다”며 “장애인 권리를 보장할 정책 실현의 구체적 내용과 예산 기준은 각 대선후보들에게 직·간접적으로 모든 절차를 통해 이미 수 차례 전달한 만큼 더 이상 무책임한 방식으로 시간 끌지 말아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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