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레솔레파크② - 개선해야 할 시설들
의왕 레솔레파크② - 개선해야 할 시설들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2.03.14 09: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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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학습공간 등 어린이 체험시설 많고 카라반 등 캠핑시설 갖춘 명소
정원박람회 입상한 미니정원들, 아름다운 정취로 최고의 포토존 제공
개선이 필요한 곳곳의 장애인 불편시설, 무장애 위한 당국의 노력이 아쉬워

휠체어 공원 탐방기 - 레솔레파크②

레솔레파크 입구의 모습 ⓒ소셜포커스

레솔레파크(이하 “공원”으로 표기)는 수도권 전철 의왕역에서 남쪽으로 1km 거리에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동약자도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쉽다. 가는 길에 철도박물관 및 조류생태과학관이 있다. 그리고 바로 공원을 만나게 된다. 공원 옆으로는 광활한 왕송호수가 펼쳐지고 호수를 한바퀴 도는 바이크레일이 깔려있다.

20년 역사를 가진 이 공원은 수원, 안양 등 인접 대도시와 접근성이 용이하고 볼거리 많은 연계시설 등으로 연간 15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명소이다.

경기도는 2020년도에 여기에서 정원문화박람회를 열었다. 그때 꾸며진 아기자기한 26개의 정원작품이 공원 곳곳에서 “포토존”을 제공한다. 가족을 따라 방문한 아이들은 여기에서 누구나 모델이 되고 신데렐라가 된다. 이곳엔 쇼가든, 리빙가든, 시민가든 등 각 부문에서 입상한 명품정원들이 도심을 떠나온 방문객들에게 여유와 낭만을 선사하고 자연과의 교감을 즐기게 한다.

이외에도 가족끼리 보고 즐길거리가 많다. 연못 위의 데크로드, 경사암벽, 인디언집, 통나무건너기, 아카시아놀이집, 자연학습시설, 미니짚라인 등이다.

공원의 안내도
정원박람회에서 입상한 작품들 ⓒ소셜포커스

 

공원 한쪽에는 10대의 카라반과 15면의 글램핑, 일반데크 등 하루 140명의 수용이 가능한 캠핑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행복한 시간과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다.

수원에 살고 있는 필자는 휠체어를 타고 이곳을 여러 번 방문하였다. 의왕역에서 보행길로 공원을 방문할 경우 생태과학관 건물에서 길 하나를 건너면 공원의 후문이다.

후문 광장에 들어서면 왼쪽으로 의왕철도특구를 기념하는 조형물이 서 있다. 기차바퀴 3형제가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모습이다.

정면으로 바라보면 쭉 펼쳐지는 푸른숲과 여러 시설물 위로 거대한 타워가 “의왕스카이레일”이라는 간판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자연학습공원의 동산에 세워진 41m 높이의 집라인 승강탑이다. 후문 광장 쪽으로 내려오는 3개 와이어도 함께 보인다. 승강탑에서 와이어를 타고 350m의 하강거리를 시속 80㎞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아찔한 스릴을 즐길 수 있다.

광장의 오른쪽으로는 3대의 KTX용 객차가 늘어서서 실내를 개방하고 방문객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KTX쉼터”다. 그러나 이동약자는 이 쉼터를 이용할 수 없다. 객실로 들어가는 통로는 계단뿐이다. 장애인 등 이동약자에게는 차별시설이 아닐 수 없다. 유아차를 동반한 가족이나, 워커를 이용하는 노인들도 이용이 불가능하다.

주변의 공간으로 보아 이동약자를 위한 경사로를 설치하기에 충분함에도 설치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이동약자 차별시설은 공원의 곳곳에서 눈에 띈다.

의왕스카이웨이 승강타워 ⓒ소셜포커스
KTX쉼터와 철도특구 상징탑 ⓒ소셜포커스

KTX쉼터에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습지가 펼쳐지고 풀숲 사이로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다. 공원 내에 수변공간으로는 2곳의 연못(습지)과 1곳의 개울이 있다. 습지의 수면 위로는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있다. 이동약자의 통행도 가능한 구조이기는 하나, 계단으로 이루어진 출입공간이 많다.

그곳의 지형의 구조상으로는 그냥 모두 경사로 형태로 설치하는 것이 예산도 적게 들고 누구에게나 이용하기 편할 것 같은데 굳이 계단을 설치해 둔 이유를 알 수 없다.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라면 굳이 예산을 낭비해가면서까지 장애인 통행로와 비장애인 통로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동약자를 외톨이로 만들 셈인가? 장애인에게 편리한 시설은 비장애인에게는 더욱 편리한 법이다.

습지 공간을 벗어나면 넓은 잔디광장이 펼쳐진다. 광장 한쪽에는 큰 무대가 있다. 잔디광장을 객석으로 삼아 공연이나 각종 행사가 가능한 시설이다. 그러나 무대를 아무리 둘러보아도 무대로 올라가는 통로는 계단뿐이다. 휠체어 접근시설은 없었다. 장애인은 무대 위로 올라가서 공연을 하거나 행사를 주관하면 안되는가? 이 공원의 다른 곳에 설치된 작은 무대도 마찬가지였다.

2018. 1. 30.자로 개정된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의하면 공공시설에 무대가 있을 경우 객석과 무대 사이에 휠체어 통행이 가능한 통로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동 법령이 개정되기 전에 자어진 공공시설인 경우에는 2020. 1. 30.까지 의무적으로 시설을 갖추도록 했다.

의왕시와 같은 지방자치단체는 모든 공중시설이 이러한 의무규정을 지키도록 하는 지도·감독의 책임도 있다. 지자체의 자체시설이라면 당연히 솔선수범해야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습지공간의 데크 모습 ⓒ소셜포커스
공원의 잔디광장에 있는 무대, 휠체어 접근로가 없다. ⓒ소셜포커스

공원의 정문 쪽에는 넓을 주차장이 있다. 그런데 바닥면은 모두 요철블럭이 깔려 있다. 왜 하필이면 요철블럭일까? 요철블럭은 휠체어나 유모차 등이 통행하기 불편한 구조다. 공중시설의 주자창에서는 퇴출되어야 할 공법이다.

공원과 인접한 캠핑장에는 10대의 카라반 시설이 있다. 이 캠핑장은 의왕시가 8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2018년도에 개장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 시설도 휠체어 이용자는 이용할 수 없는 차별시설이다. 의왕시는 카라반 차체의 구조상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안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곳에는 각 카라반 차량마다 바로 앞에는 마루가 설치되어 있다. 마루를 설치할 때 바닥면을 카라만 출입문 높이로 설치하고, 마루로 진입할 수 있는 경사로를 갖추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일부 카라반에라도 그러한 시설을 갖출 수는 없었을까? 다른 관광지에서 그러한 시설을 본 적이 있다.

이외에도 공원의 여러 탐방로는 경사형 설치가 가능함에도 계단이 너무 많다. 산책로를 좀 우회하더라도 경사형으로 바꾸면 이동약자의 통행도 가능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이동약자가 아닌 사람에게는 더 많은 보행공간을 제공하게 된다. 보행공간이 많을수록 공원의 가치는 더욱 높아진다.

이 공원은 장애인 차별시설이 많다.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한다.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는 “장애인에게 정당한 편의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장애인 차별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정당한 편의”란 “장애인이 장애가 없는 사람과 동등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 설치 등 제반 조치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수도권의 유명 관광명소, 무장애 시설을 위한 당국과 관계자들의 관심과 인식개선이 그렇게 어려울까?

주차장의 요철 노면과 캠핑장의 카라반 ⓒ소셜포커스
공원내 많은 산책로는 휠체어 이동이 불가능한 계단이 많다.
공원을 방문한 휠체어 및 유아차 이용자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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