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삼자(三者)가 말하다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삼자(三者)가 말하다
  • 박소윤 기자
  • 승인 2019.10.16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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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이룸센터서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 열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서비스센터, 본래 취지 벗어났다" 지적
서울시사회서비스원 "법·제도 개선 및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위해 힘쓸 것"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소셜포커스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박소윤 기자] = "공공이 책임지는 사회서비스 창출"

서울시사회서비스원(이하 서사원)이 2019년 2월 설립 당시 내세운 비젼이다. 그간 민간 중심으로 채워온 사회서비스의 공백을 국가가 책임진다는 면에서 사회적 약자의 큰 환영을 받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상은 달랐다. 특히 장애인의 자립생활과 직결되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의 경우 당초 서사원의 목표에 미치지 못 하는 다소 허술한 서비스 체계가 지적 대상에 올랐다.

서사원은 강서구, 은평구, 마포구, 성동구, 노원구를 시작으로 2022년까지 25개 모든 자치구에 종합재가서비스센터를 설치하고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재 성동구 종합재가서비스센터에서 활동지원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지만, 10월 2일 기준 24명의 정규직 활동지원사가 단 8명의 장애인을 지원할 뿐이다. 제대로 된 서비스 체계를 갖추기 위해 제도적 개선과 해법 탐색이 절실한 상황이다.

10월 16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센터장은 "서사원의 활동지원서비스 제공 형태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보다 활동지원사의 근무 형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애인 당사자에게 통제권이 주어지고 종합재가서비스센터가 매칭 및 교육의 역할을 담당해야 하지만 이러한 역할 분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 서사원의 경우 '서비스 지원계획'을 통해 제공되는 활동 서비스에 대해 센터에서 미리 규정하고 있고, 이는 장애인의 자립생활을 지원하고 자기주도적인 삶을 보장하기 위한 본래의 서비스 취지에서 벗어나 있다고 강 센터장은 주장했다.

또한 활동지원서비스 8시간 이용 시 방문간호, 방문물리치료 등 전문서비스 이용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비현실적이며 장애인의 필요에 따른 서비스 지원도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강 센터장은 "활동지원급여량이 적은 장애인에게 불필요한 서비스를 이용하라는 것은 비상식적이다. 아울러 물리치료나 작업치료는 의사의 처방에 따라서만 제공하는 전문적 서비스다. 종합재가서비스센터에서 임의로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우리동작장애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센터장,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원윤재 씨,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서비스팀 이금희 팀장. ⓒ소셜포커스
(왼쪽부터) 우리동작장애자립생활센터 강윤택 센터장,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원윤재 씨,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종합재가서비스팀 이금희 팀장. ⓒ소셜포커스

강 센터장은 △취약 시간대 지원 등 장애인 당사자가 기존 서비스에서 겪고 있던 빈틈을 메워주는 서비스를 제공할 것, △서사원이 제공할 수 있는 특별한 서비스 체계의 필요성, △장애인자립생활이념과 당사자주의에 대한 깊은 이해를 전제로 서비스 체계를 구축할 것, △법·제도 개선을 위한 서사원의 중추적 역할 등을 요구했다. 

현재 장애인활동보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 원윤재 씨의 발언도 이어졌다. 원 씨는 "중증장애인으로서 한 시간 한 시간이 소중한데, 활동지원사의 30분 휴게시간 때문에 고역이다. 특히 외출 중 30분 휴식시간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라면서 "서사원이 기존의 시스템을 어떻게 개선해나갈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이금희 서사원 종합재가서비스팀장은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을 고려하지 않고 서사원이 서비스 지원계획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서사원은 팀제협력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첫째, 활동지원사 여러 명이 한 명의 장애인에게 팀제로 서비스하거나, 둘째, 사회복지사, 간호사, 활동지원사, 물리(작업)치료사 등 종합재가센터 내 전문인력이 팀을 이뤄 서비스한다"고 설명했다.

전자의 경우 최중증장애인에게 4조3교대로 서비스되며, 4~5명의 활동지원사가 한 팀으로 구성돼 한 명의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 후자는 전문인력이 한 팀을 이뤄 한 명의 장애인을 돌보게 된다.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열린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 ⓒ소셜포커스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 이룸홀에서 열린 '장애인 중심의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운영방향 모색 토론회'. ⓒ소셜포커스

이 팀장은 "이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당연히 장애자 당사자의 선택권"이라며 "'서비스 지원계획'은 어떤 서비스를, 어떻게, 누가, 언제, 무엇을 할까에 대한 내용이다. 일방적인 지원계획이 아니라 장애인과 센터 내 인력의 조정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하루 8시간 서비스 이용 시 방문간호, 방문물리치료와 같은 특별 서비스를 강제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동의한다. 현재 서사원은 해당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면서 "다만 활동지원사의 휴게시간 확보는 여러 의미에서 존중돼야 한다. 파트타임 활동지원사의 활용이나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융통성있게 확보하고 있으며, 장애인 당사자와 합의해 불이익 없이 휴식시간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 개선, △전문활동지원사의 역량 강화, △활동지원사를 포함한 모든 근로자의 근로여건 개선, △특화서비스 체계 마련, △민간기관과 상생을 넘어선 공공성 강화 등을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이 팀장은 "종합재가센터 장애인활동지원사업이 시작된 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우려와 지지 모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면서 "아직 해결해야 할 사항이 많지만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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