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장애인 탈시설 재검토 시사
정부, 장애인 탈시설 재검토 시사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2.10.05 19:32
  •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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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홍 장관, 복지부 국감서 탈시설 부작용 시인
시범사업 결과 따라 추진 가능성 정밀 타진 계획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감사위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정부가 장애인 탈시설의 전면 재검토 가능성을 내비쳤다. 시범사업 결과를 보고 추진 가능성을 판단하겠다는 얘기다. 현실 수요를 외면한 일방추진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읽힌다. 또, 관련 협의체의 편향된 구성 문제와 부작용도 일부 시인했다.

5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국정감사를 했다. 이날 찬반 논란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에 대한 여러 지적이 쏟아졌다. 우선, 시설 강제퇴소와 지원주택사업의 민·관 유착 문제가 제기됐다.

국민의힘 최재형 의원은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시 지원주택 운영사업자인 향유의집이 본인 의사조차 표시 못하는 장애인을 마치 스스로 동의한 것처럼 가짜 동의서를 꾸미는 등 절차를 위반해 시설에서 내보낸 후 지원주택에 입소시켰다”며 “정부의 장애인 탈시설 정책이 처음부터 장애인 인권이나 복지가 아닌 주택지원사업 자체에 목표를 둔 결과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짚었다.

향유의집은 2019~2020년 A 씨 등 9명을 시설에서 내보냈다. 이들 모두 당시 지적장애, 지체장애, 뇌병변 등을 복합적으로 갖고 있었다. 의사소통은 물론, 스스로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태였다. 특히, B(38·여) 씨 등 3명은 음식을 입으로 씹어 삼키지 못해 튜브 없인 식사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A씨 등 9명의 퇴소동의서엔 모두 도장이 선명히 찍혀 있었다. 

이어 탈시설 민관협의체 구성의 편향성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탈시설 민관협의체 구성의 면면을 봐도 지원주택 거주가 불가능하거나 희망하지 않는 분들은 철저히 참여가 배제됐다”며 “결국 정부의 무리한 탈시설 방침이 여러 문제와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2018년 3월 당시 ‘서울시 탈시설 정책 민관협의체 구성 운영계획’을 보면, 전체 위원 9명 중 대학교수 2명을 빼면 민간위원은 총 3명이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대표, 황규인 교남소망의집 원장, 김남연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 서울지부 회장 등이다. 모두 탈시설을 직접 주도하거나 찬성하는 입장이다. 전장연은 지하철 시위 등을 통해 탈시설을 주도하고 있다. 또 부모연대는 전장연 산하 조직으로 활동 중이다. 황규인 원장 역시 탈시설 찬성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앞선 지적에 조규홍 장관은 탈시설 정책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장관은 “탈시설로 대표되는 장애인 자립지원 정책은 큰 방향에서는 당연히 추진돼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제가 없는지 시범사업을 하며 보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 시범사업 결과를 지켜보며 탈시설 추진가능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탈시설 민관협의체 구성도 일부 편향된 면이 있는 만큼, 찬반 입장 모두를 아울러 폭 넓고 종합적으로 의견을 수렴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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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엘 2022-10-05 23:27:20
최 의원님께서 아주 정확하게 짚으셧네요! 팩트기사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자님! 향유의 집 사례는 최초의 탈시설 사업이자 최악의 사업으로 사망자 까지 나왔습니다. 민관협의체 구성원들이 주동자 이지요.

최*숙 2022-10-05 22:35:09
가장약자인 중증발달장애인들의 현실을 끊임없이 세상에 알려주신 기자님께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최*숙 2022-10-05 22:31:53
전장연 박경석 그들은 중증발달장애인들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오직 이권을 챙기기위해 기면을 쓰고 중즘발달장애인들을 이용하고 있을뿐입니다. 당사자인 우리들을 제외하고 전장연 말만 듣고 엉터리정책을 입안한 모두에게 분노한다.

이*영 2022-10-05 21:43:35
탈시설은 죽음이다
자립이 불가능한 중증장애인을 강제로 퇴소시키고 이들이 얻고자하는것이 무엇일까???
탈시설 뒤에 숨겨져있는 각종이권과 비리를
밝혀주세요

정*용 2022-10-05 20:12:36
발달중증장애인에게 시설 폐쇄는 죽음으로 몰고 가는 정책이다 여러 방면에서 복합적인 케어를 받아야 하는 중증장애인들을 자립시켜 놓으면 누가 다 케어를 할 것인가! 방치되고 관리되지 않아 죽게될 것이다 장애요양병원과 시설을 늘려 더이상 자살하는 장애가족이 없어야 할 것이다 누구를 위한 탈시설인가!!!!! 탈사설법 폐지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