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사과’로 장애인 두 번 울린 코레일
‘거짓사과’로 장애인 두 번 울린 코레일
  • 윤현민 기자
  • 승인 2023.04.19 2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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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에서 휠체어 장애인 탑승 거부 사실 부인
피해 장애인, “2차 가해와 배신감에 참담한 심정”
지난 15일 수원역에서 코레일 승무원이 비장애인의 열차 탑승을 안내하고 있다. ⓒ소셜포커스

[소셜포커스 윤현민 기자] = 코레일의 장애인 승차 거부(본지 4월 17일 보도) 논란이 재확산 중이다. 당시 사실을 거짓으로 뒤엎은 사과문을 앞세워 책임 회피에 급급하면서다. 사전 안내가 없었을뿐 한사코 열차 탑승을 막은 적은 없다고 되레 맞섰다. 이에 피해 당사자와 누리꾼들은 코레일의 적반하장식 대응에 잔뜩 뿔났다. 당장 비판여론이 집중포화를 이루며 코레일의 부도덕과 무책임을 성토했다.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19일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 승차 거부와 관련한 사과문에서 “해당 무궁화호 열차는 3량으로 편성된 열차에 입석 승객 188명 포함, 약 400명이 승차해 차내 혼잡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었으며, 전동휠체어 이용 고객과 입석 고객의 안전을 위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고자 혼잡이 덜한 14분 후 도착하는 다음 열차에 승차토록 안내했다”고 밝혔다.

이어 “후속 열차 승차에 대한 동의를 사전에 구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사과드리며, 앞으로 입석 고객을 분산 유도 안내하고, 출·퇴근 시간, 주말 등 일부 이용객이 많은 무궁화호에 대해서는 입석발매 비율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열차 내 혼잡도를 완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당시 승차거부는 없었고 다음 열차 안내도 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피해 당사자는 사실 왜곡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전동휠체어 이용 장애인 A씨는 “열차는 예정시각(11시38분)보다 14분이 아닌 23분 늦게 도착했으며, 내가 열차를 타려고 할 때 여객전무라는 승무원과 역무원 모두 열차 내 혼잡을 이유로 분명히 승차를 막았고 이후 기차는 그대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또, 후속 열차 안내도 코레일의 자발적 노력이 아니라고 했다. A씨는 “그렇게 열차가 떠난 후 현장에 남아 있던 역무원이 별 말 없이 그냥 가려고 하길래 다음 열차 탑승 가능 여부를 물었더니 종착지가 다르다며 시큰둥하게 대답했다”며 “이후 저는 사정이 급해 그 열차라도 타야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마지못해 다음 열차 승무원에게 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겉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코레일은 국민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 그 원인을 교묘하게 호도해 사실을 은폐하고 왜곡했다”며 “코레일로부터 배신당하고 2차 가해를 당한 느낌이라 더 참담한 심정”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러자 코레일을 향한 비판 여론도 더 거세졌다. 이날 루리웹, 엠팍 등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10여 곳에 비판 댓글 700여 개가 달렸다. 한 누리꾼은 “진정성은 1도 없는 가짜 사과문을 내고선 재발방지 운운하는 걸 보고 후안무치한 코레일의 진면목을 다시 확인했다. 국민들의 비판여론에 벌집을 쑤셔 놓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미안하다, 하지만, 승차 거부 사실은 없었다? 고객이 비장애인이었어도 멀쩡한 사실을 자기들 입맛에 따라 엉뚱하게 조작하고 버젓이 사과문을 발표할 수 있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코레일은 재발방지 약속만 되풀이하며 말을 아꼈다. 코레일 홍보문화실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선 앞선 사과문 발표를 통해 이미 기본입장을 말씀드렸다. 앞으로 열차 내 혼잡도 완화와 고객 안전을 위해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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