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레솔레파크① - 수도권 생태호수공원의 으뜸
의왕 레솔레파크① - 수도권 생태호수공원의 으뜸
  • 조봉현 논설위원
  • 승인 2022.02.21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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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크와 레일이 만나는 레솔레파크, 의왕 왕송호수공원의 새이름
레일바이크, 조류생태과학관, 철도박물관이 어우러진 가족관광의 명소
국내 유일의 철도특구, 주변의 자연 생태공원과 함께 훌륭한 시너지

휠체어 공원 탐방기 [35] - 의왕 레솔레파크①

왕송호수 전경 ⓒ소셜포커스

경기도 수원시 일대에는 호수가 참 많다. 지도를 펴놓고 수원역에서 반경 10km의 원을 그렸더니 그 안에 드러난 호수는 10개나 되었다. 과거 한때 수원에 속했던 의왕시에도 왕송호수와 백운호수가 있다.

수원에 큰 강도 없는데 왜 물수(水)자를 써서 수원(水原)일까 했는데, 그 많은 호수가 바로 수원(水原)이 아닌가? 수원이라는 이름이 저수지들보다 먼저 생겨나기는 했지만 지명을 보고 조상들의 선견지명에 감탄하던 적이 어디 한두 번이던가?

호수는 과거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한 저수지로 축조되었다. 그런데 대도시가 형성되면서 저수지들은 공원개발에 귀중한 자원이 되었다. 호수라는 좀더 예쁜 이름으로 도시민들에게 훌륭한 힐링 공간으로 다가왔다.

의왕시는 과거에 수원군 의왕면이었다. 그 전에 광주군 의곡면과 왕륜면이 있었는데, 1914년에 2개 면이 합하여 의왕면이 되어 수원군에 속했다. 그리고 시흥군 의왕읍이 되었다가 1989년도에 의왕시로 승격, 독립하게 된다.

의왕시 남단에는 왕송호수를 중심으로 조성된 생태공원이 있다. 월암동과 초평동에 걸쳐 있으며, 행정동으로는 부곡동에 속한다. 이곳 왕송 저수지는 과거 1948년 당시 수원군 의왕면과 매송면 지역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축조되었다, 왕송이라는 이름은 여기에서 왔다. 지금도 수자원은 농업용으로 쓰이고 있으며, 농어촌공사가 관리한다. 호수의 둘레가 4.3km이고 29만평이라고 하니, 70여 년 전에 건설된 저수지로서는 엄청난 규모이다. 호수의 제방 아래는 수원시와 의왕시의 경계선이다.

왕송호수공원의 철도 레일과 나룻배 조형물이 정겹게 보인다. ⓒ소셜포커스

호수가 넓고 붕어·잉어 등 물고기가 많은 데다 인접한 하수처리장 덕택에 항상 좋은 수질을 유지하고 있어 철새들의 낙원이다. 여기서 관찰할 수 있는 새의 종류만도 100여 종에 이르러 수도권에서 찾아보기 힘든 생태호수다. 이곳에 날아오는 겨울 철새로는 청둥오리·원앙·딱따구리·박새 등이 있으며, 여름에는 해오라기·뻐꾸기·두견이·꾀꼬리 등이 날아온다. 도요새, 종다리, 멧새 등 나그네새까지 매우 다양하다. 과거 한때 낚시터로도 유명세를 떨쳤지만 공원으로 가꾸어지면서 지금은 낚시를 금하고 있다.

의왕시는 여기에 조류생태과학관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 호수공원은 많지만 이렇게 호수 중심의 생태과학관까지 갖춘 곳은 드물다.

의왕조류생태과학관은 2012년도에 지어진 담수호 테마과학관이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방문하여 전시물을 관람하고 자연체험을 통해 과학적 호기심과 창의력을 증진시킨다. 자연생태계 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산 교육장이다.

과학관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3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옥탑전망대가 있다. 앞마당정원은 Bio-Top으로 꾸며져 있고, 왕송호수와 주변 들판에서 만나는 새, 물고기, 수서곤충 등을 관찰·체험하고 학습하는 전시공간으로 꽉 채워져 있다.

첨단기법을 이용한 영상장치와 수족관 시설 등으로 물속에서 자라나는 다양한 생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관찰하면서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도한다. 조류체험관에서는 새들의 일상과 산란 및 부화과정 등을 볼 수 있다. 유아들이 만져보면서 촉각을 통한 체험학습이 가능한 전시물도 많다. 옥탑전망대에서는 앞에 펼쳐진 왕송호수에서 각종 철새들이 노닐거나 자맥질을 통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을 망원경으로 살펴볼 수 있다.

조류생태과학관의 모습
조류생태과학관의 모습 ⓒ소셜포커스
조류생태과학관의 전시물 모습
조류생태과학관의 전시물 ⓒ소셜포커스

왕송호수가 있는 의왕시 월암동은 우리나라 철도공학 및 철도인력의 산실이기도 하다. 한국철도대학이 이곳에서 탄생하였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 철도대학이 한국교통대학교로 확대되어 충북 청주와 증평 등 3곳의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옛 철도대학 시설은 의왕캠퍼스로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의왕캠퍼스에는 교통대학원과 철도기술연구원, 코레일 인재개발원도 소재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2013년도에 의왕시 월암동 일대를 국내 유일의 철도특구로 지정했다.

그 철도대학은 왕송호수에서 불과 100m 거리에 있으며, 의왕역에서 호수공원으로 걸어가는 길목에는 철도박물관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도 가족끼리 방문하기 참 좋은 곳이다.

옥외전시장에서는 증기기관차에서부터 과거 대통령 전용열차, 협궤열차 등 시대별 다양한 모습의 기관차와 객차의 모습을 실물로 구경할 수 있다. 1927년 제작된 전망차 등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차량 6점이나 돈다. 객차는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 철도박물관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경부선 철도와 1호선 전철에서 열차들이 통과하면서 발산하는 천연음향은 철도박물관의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킨다.

옥내전시장으로 들어가면 철도교통의 발전과정과 미래의 상상철도에 이르기까지 1,000점이 넘는 전시물이 방문객의 시선을 붙잡는다. 철도를 소재로 했던 우표 모음, 실물로 보는 승차권의 변천 과정도 눈길을 끈다. 열차에 사용되었던 다양한 부속품들도 철도공학의 역사를 보여준다. 특히 철도모형 디오라마와 열차운전 체험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유혹하는 멋진 공간이다.

매년 5월에는 철도박물관과 왕송호수 일원에서 철도축제가 열린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배경으로 다양한 철도문화를 체험하며 온가족이 함께 참여하며 즐길 수 있는 의왕시 대표축제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2020년도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철도를 상징하는 조형물 ⓒ소셜포커스

왕송호수공원은 2018년부터 “레솔레파크”라는 새로운 이름이 부여되었다. 레솔레에서 앞에 나오는 “레”는 호수를 뜻하는 레이크에서 따왔으며, 뒤에 나오는 “레”는 철도를 상징하는 레일에 따온 것이다. 그리고 가운데에 오는 “솔”은 소나무의 “솔”과 태양의 의미를 담을 “sol”, 즉 자연을 상징한다. 동시에 ‘레’와 '솔'은 음악의 음계라서 멜로디가 저절로 연상되어 즐거움과 발랄함을 준다.

레솔레파크와 호수, 철도박물관, 생태과학관은 수도권 도시철도 1호선 의왕역에서 매우 가깝기 때문에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접근하기에도 아주 좋다.

의왕역에서 공원쪽으로 500m만 이동하면 철도박물관이다. 여기서 또 500m만 이동하면 조류생태과학관이 나오고 곧바로 레솔레파크 후문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옆으로는 레일바이크의 레일 너머로 광활한 호수가 펼쳐진다.

조류생태과학관을 나와서 길을 하나 건너면 레솔레파크 후문 광장이 나오고 그 옆으로는 왕송호 레일바이크 승강장이다. 4인승 수십대의 바이크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왕송호 레일바이크는 철로로 이루어진 호반길을 다승자전거를 타고 한 바퀴 도는 국내 최초의 시설이다. 연인 또는 가족단위로 이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름다운 호수 풍경과 함께 수많은 철새들을 관찰하면서 4.3km를 한바퀴 돌다 보면 다양한 코스를 만나게 된다.

승강장을 출발해서 아치형 꽃터널을 통과하고 나면 생태습지를 지나게 된다. 생태습지는 갈대, 부들 등 수생식물을 이용하여 왕송호수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 정화되는 곳이다. 생태습지를 지나면 팝업뮤지엄이 나온다. 팝업 동화책 속에서 철새들이 날아오르는 것 같은 모습이다. 조형물과 함께 새소리를 들을 수 있어서 재미가 있다.

이어서 ‘곧 사진을 찍을 거예요’라는 안내판과 함께 커다란 카메라 조형물이 나온다. 레일바이크를 타면서 자기 카메라에 풍경을 담을 수는 있지만, 자신의 모습은 찍기 어렵기 때문에 코스를 다 돌고 나서 찍혀진 사진을 확인해 보는 것도 좋다. 다만 사진을 찾을 때는 별도의 요금을 내야 한다.

호수를 돌다보면 속도가 느려지는 오르막 구간도 있고, 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쌩쌩 나가는 스피드존도 있다. 나룻배가 있는 나루터의 풍경, 물레방아 풍경도 볼 수 있다. 레일 양쪽에서 정수된 물을 안개처럼 품어내는 구간인 미스트존을 지나서 좀더 진행하면 하차장에서 코스를 마감한다.

레일바이크를 즐기고 나서 공원 안쪽으로 들어가면 다양한 체험시설과 아름답게 꾸며진 조경들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다음 편에서는 레솔레파크 내부시설과 장애인 접근성 등을 위주로 소개할 예정이다.

왕송호수공원 근처에 있는 철도박물관
왕송호수공원 근처에 있는 철도박물관 ⓒ소셜포커스
왕송호수 레일바이크의 모습과 주변풍경 ⓒ소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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